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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기번 저. 데로 손더스 편집. 황건 역. 청미래. 2004.10. 23,000원)
내가 이 책을 다 읽은 것은 그야말로 인간승리다. 로마제국에 관한 기본지식이 많이 부족하고, 또 로마인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서(테오도시오스, 유스티니아누스, 디오클레티아누스 등과 같이 짧은 이름이 없음) 이야기의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이 책으로부터 알게 된 로마제국 쇠망의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로마제국은 기본적으로는 공화정의 틀을 유지했다(원로원의 승인을 받은 자가 황제가 되고, 황제는 전 황제의 양자가 된다). 고대 세계에서 이 공화정은 전제왕정과의 체제경쟁에서 진 것이 아닌가 한다.
황제가 자주 바뀌고(어떨 때에는 1,2년 단위로) 정치가 불안정해지자 로마제국은 약해졌다. 멀리 동쪽에서 한나라가 북방 흉노족을 족쳐서 1/3은 양자강 이남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1/3은 중국 역내에서 정착하고, 나머지 1/3은 중국 황제의 탄압을 피해 서쪽으로 도망하는데, 이게 연쇄적인 민족대이동을 일으켜서 로마의 경계까지 밀고 들어왔다. 그 경계가 밀려 결국 서로마제국이 멸망했다는 것은 당시 큰 두 세계의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2. 저자가 강조하는 원인이지만, 자그마한 도시국가에서 출발해서 대제국을 건설한 힘은 다름아닌 "상무(尙武)정신"이었는데 이것이 실종됨으로써 로마는 점차 쇠망하게 되었다.
로마군단은 당시 그 세계의 최강의 군대였다. 확실한 규율과 전법으로 무장한 시민의 군대였던 것이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정신은 그러나, 제국 말기로 감에 따라 자신의 제국의 방어를 야만족에게 의탁하는 나약함으로 흐르게 된다.
상무의 다른 표현은 진취적 기상과 용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상무정신의 실종이 로마제국 쇠망의 원인이었다는 점은 시대를 뛰어넘어 교훈삼을만한 중요한 사실일 것이다.
3. 제국이 광대해지자 혼자 통치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에서 두 명의 황제와 두 명의 부황제가 각각 동서로 나누어 제국을 통치하는 시스템(테트라키tetrarchy)이 결국은 로마를 둘로 나누어놓게 되었다.
4. 여러 형태의 종교들이 서로 화합하고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로마의 종교적 전통이었다면, 기독교와 같은 고집불통의 배타적 종교를 받아들임에 따라 로마제국이 멸망하게 되었다. 기독교가 갈등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지금의 우리나라나 고대의 로마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기번은 이 점을 비판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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