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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나가 스스무박사는 쿄토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오사카와 돗토리병원에서 내과의사로 27년간 환자를 진료한 끝에, 2001년 임종에 즈음한 환자가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진료시설로서 <들꽃진료소>를 개원하였다고 합니다.
도쿠나가선생이 임종을 맞는 환자에게서 느낀 감회 등을 고스라니 느낄 수는 없지만, 죽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렇게 무서워할 것도 아니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면 자신이 언제쯤 죽는 다는 것을 알고, 죽을 맞이하는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도를 통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나 할까요. 흔히 득도를 한 고승께서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못한 일반 사부대중인 우리는 하루하루를 죽음을 맞는 느낌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말해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므로써,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도록 말입니다. |
| 임종 전문 의사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도쿠나가 스스무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천리길도 마다 않고 찾아오는 의사로 유명합니다. 그는 오사카의 한 종합병원과 돗토리 적십자병원에서 27년간 내과의로 근무하다가 2001년 말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과 함께하고 싶어 돗토리 시내에 임종 전문 병원 '들꽃 진료소'를 개원하였습니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들꽃송이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들꽃 진료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결국은 다 죽는다. 그러나 혼자 죽어가는 것은 외로울 것 같다. 죽음의 순간, 옆에서 지켜주며 손을 잡아줄 수 있느 일을 해야겠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의사를 목표로 삼아 정진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말기 암환자의 병실에서 함께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p.35) 이 책은 저자가 들꽃 진료소를 차리기 전의 이야기를 적은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면 간혹 의사의 '본분'을 잊어버린 듯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자실을 '몸소 수행한' 사람이 구급차에 실려오면 차가운 손을 잡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나직한 목소리로 "해냈군요. 고생했어요!"라는 말을 합니다. 자살을 시도하다 '죽지 못한' 사람이 급하게 실려 오면, 천천히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신발을 갈아 신습니다. 그리고 환자의 맥박이 뛰지 않고 손이 이미 차가워졌으면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한숨 돌립니다. 그리고는 "축하합니다!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원하던 바를 이루어낸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 책의 주된 이야기는 암이나 노환으로 죽음을 앞둔, 그러니까 피치 못할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밝은 듯 슬픈 듯한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상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연출한 모습이 아닙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애초부터 없는 듯, 죽음을 매우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는 시종일관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잃지 않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죽음의 현장을 통해 오히려 생명의 경외감을 느낍니다.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나오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찔끔찔끔 눈물 흘리며 보다가, 혹 누군가 이상하게 바라볼까봐 읽던 책을 덮고 구름 낀 한강의 풍광을 멍하니 바라본 적도 있습니다. 마음이 허전한 가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
| 내가 지나다니는 곳에는 유난히도 큰 병원들이 많이 있다. 초대형으로 새로 지은 연세대병원, 자칭타칭 일류로 우뚝 선 삼성병원 등등, 그런 곳을 볼 때마다 나도 저런 최신식의 유명하고 큰 병원의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그런 생각이 계속 들어서인지 의과대학도 소위 네임 밸류를 따라 지원하게 되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금은 다른 곳엘 지원하기 위해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이 책을 읽었다. 일본 번역서가 유난히 많은 서점의 책들을 보고 한숨을 쉬었는데 이건 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인간적이다. 따뜻하다..라는 세간의 평가를 떠나 저자인 도쿠나가 스스무씨에게서 발견한 것은 열정이었다. 인간에 대한 열정, 학문에 대한 열정 등등. 학교 순위에 따라 진학을 포기한 내가 많이 부끄러웠다. 내가 되고 싶어한 건 환자를 아끼고 치료하는 의사의 모습보다 경제적 안정, 사회적 우선순위 등등 기타 여러 다른 것에 치중한 것 같았다는 자각이 들었다. 물론 그러한 부가 효과들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용기도 그러고 싶지도 않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었다. 힘겨운 공부를 시작하고자 하는 내게 잃어버렸던 열정,희망을 작은 불씨처럼 되살려준 고마운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