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한지 4개월을 넘기는 12월10일이면 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간다. 이 말 자체만으로 굉장히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고 뭔가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난 재정형편이 넉넉한 집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없이 사는 사람도 아니다. 미국에 갈만큼 여유있는 사람이 아니란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내가 미국을 가게 되는 과정은 이렇다. 대학교1학년 여름방학,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해 겨울 어머니께서는 미국으로 가셨다. 미국으로 가시게 된 사연은 약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어머니역시 미국에 특별한 연고가 있으신 것도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지신 것도 아니셨다. 그곳에 집을 살만한 돈을 가지고 가신것도 아니다. 어쨌든 어머니는 지금까지 미국에 살고 계신다. 이것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난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곧장 군대를 갔고 군에 있으면서 제대를 하면 꼭 한번 어머니를 찾아뵈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내가 미국을 가기로 한것은 이때부터 시작되었고 미국을 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머니를 찾아뵈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에 간 김에 영어공부도 하면 좋겠지만 어학연수같은 코스를 밟을 만한 형편은 되질 못한다. 그렇기에 미국에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 또한 나에게 고민이다. 나의 영어실력을 돌아본다. 막 제대했을 때의 나는 수능을 치러 4년제대학을 입학하고 거기다 대학교에서도 3학기나 대학영어를 배워 B이상의 학점을 받았던 사람치고는 너무도 형편없는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수준은 기본적인 영문법도 모르는 중학교영어실력도 안되는 수준이었다. 제대를 하고서 첫째형이 권해주는 책들을 읽으며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번째 했던 아르바이트는 성대구내서점 아르바이트였고 이 당시 난 하루 5시간씩 잠을 자며 집에서는 공부를 서점에서는 일을 했다. 서점일은 신학기라 책이 많아서 아르바이트 생이 필요했던 것이라 두달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일을 했고 100만원 정도 받았다. 10만원은 십일조를 드리고 90만원은 저금했다. 다음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까지 공백이 있었는데 많이 힘들었다. 공부만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었고 아르바이트를 구하자니 단기 아르바이트는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공장도 갔다오고 모르고 이상한 화상채팅회사도 갔다오는 일도 있었다. 지금은 거기리포터일을 하고 있지만 이 아르바이트를 하기까지 약간 많이 지쳐 있었다. 하루 5시간씩 잠을 자던 규칙적인 생활도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 아르바이트가 없던 그 공백기간동안 운전면허를 땄고 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봤다. 운전면허는 30만원정도 들었고 인터뷰는 15만원정도 들었다. 이것은 첫째형이 도와줬다. 그리고 얼마전 TAX를 포함해 85만원을 들여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내가 사회에 나와 처음 번돈으로 비행기표를 구입할때의 기분은 약간 떨렸다. 사기당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고 약간 묘했다. 이제는 정말 미국을 가는 것이 먼 이야기가 아니다. 2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난 준비된게 없다. 그저 여기까지 무작정 달려온 기분이다. 최근에는 이런 꿈도 꾸었다. 내가 복학한 줄도 모르고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다가 막상보니까 이틀뒤에 중간고사가 있던 것이다. 복학을 하면 정말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는데 결국 벼락치기를 하게 된 내 자신이 밉기도 하고 후회도 했던 그런 꿈이었다. 미국을 가는 일에 대해서 심리적 부담이 꿈으로 나온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영어회화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잡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읽었다. 너무 맘에 드는 책이었고 꼭 사서 보고 싶은 책이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장과 단어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잘하는 사람은 기본동사를 쓴다"라는 책보다 이 책을 더 추천해 주고 싶다. 왼쪽페이지에는 영어문장과 옆에 조그만 글씨로 해석이 적혀있다. 한글해석이 워낙 작아서 방해받지 않고서 영어문장을 읽을 수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비슷한 유형의 한글문장이 몇개 나열 되어있고 이것을 영문장으로 만들어 볼 수 있게 해두었다. 그것에 대한 답은 좀더 굵은 글씨로 오른쪽 페이지 오른하단에 쓰여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되어 있기때문에 쉽게 풀 수있다. 그리고 10번째마다 연습문제같은 코너도 있어 복습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것은 100단어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데 그 몫을 톡톡히 할 것이다. 말로 설명하자니 약간 어려운데 서점에 들려서 꼭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면 뭔가 든든 할 것 같아서 꼭 사보고 싶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영어회화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았다. 일반 영어관련서적이 강조하는 것이 직독직해와 이미지연상법이라면 시중에 나온 영어회화서적에서 강조하는 것은 패턴을 익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I like you. I like him. I like~ 이러한 패턴으로 영어문장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패턴에 관한 책은 백선엽씨의 책이 괜찮은 것 같았다. "0.3초 순간 말하기"와 "영어회화 핵심패턴 233"이 맘에 들었고 MENTORS(멘토스)출판에서 나온 "매일 10분이면 왕초보도 영어회화 술술한다"는 책도 맘에 들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보영의 영어회화사전"은 그냥 한번 읽어보는 정도로 하고 앞의 책들을 추천해 주고 싶다. "50 English : 50문장만 죽어라 외워라"라는 책으로 영어실력이 향상되길 기대하는 것보다는 영어패턴으로 영어회화를 정복하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영어회화책 뿐만아니라 미국생활에 대한 책도 보았다. "미국 현지회화 무작정 따라하기"와 "이 책 들고 미국 가자 : 미국통 백선엽의 미국생활 서바이벌 노하우"가 가장 맘에 든 책이었다. 이렇게 사보고 싶은 책이 많이 생겼다. 미국을 가는 것은 20일도 채 남지 않았건만 이제서야 영어회화에 관심을 갖는 내가 약간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제대하고서 그동안 영어공부한답시고 유난떨던 나는 무얼했는지 약간 아쉬운 마음도 든다. 물론 분명 조금은 늘었을 것이다. 발음도 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독해실력도 많이 나아졌고 간단한 문장은 쉽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회화 패턴을 익혔다면 더욱더 많은 문장을 말할 수 있었을 것이고 간단한 대화에서는 무리없이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해야 겠다. 20일동안 얼만큼을 더 할 수 있을지 확실한 감은 잡히지 않는다. 아직 아르바이트를 끝낸것도 아니고 일을 하면서 20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내 자신도 궁금하다. 일단은 패턴에 관한 책을 지금부터 출발하는 때까지보고 아르바이트가 끝내게 될 12월이 되어서는 미국생활에 대한 책들도 좀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한국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듦으로 공부할 책을 몇권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긴장된다. 마치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병장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미국을 간다는 사실에 약간 설레기도 하면서 그렇다할 준비를 하지 못한채 간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 온다. 미국에 가면 간만큼 늘어서 와야 한다는 부담또한 만만치 않다. 적어도 한국에서 독학으로 공부하는 사람보다는 잘해야 될텐데 걱정이다. 미국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영어실력이 쑥쑥 늘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영어를 공부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공부한 것들을 현지에서 써 먹고 오는데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얼만큼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