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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안전지향적인 여성 캐릭터와 도전적인 남성 캐릭터의 자리바꿈은 상식이 되어버린 듯하다. 블랭키와 카누토의 모습은 여러 작품에서 보아왔던 천방지축 소녀와 범생이 소년 캐릭터의 결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 애니메이션들에서 기대되는 예술성보다 디즈니나 픽사의 애니메이션들과의 대결 의식이 더 두드러진다. 그래서 부모만 열광하고 아이는 시큰둥할 수 있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겠지만 익숙한 서사와 서툰 리듬감이 선사하는 당혹감을 맛볼 수도 있다. 블랭키의 태도는 규율을 타파하려는 저항적 몸짓과 남성을 애태우는 나쁜 여자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카누토의 보호본능도 신사도와 가부장적 억압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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