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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재미있게 소개하려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상황을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설명하고 싶은 욕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욕구를 알아챈 상술과도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대중적인 역사책은 흔히 역사를 재미있는 우연에 기초해 설명한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더 높았더라면..'하는 가정이 그런 것이다.
저자는 이런 시각에 분명하게 반대한다. 오히려 물질적인 이해관계의 상호 투쟁에 의해서 역사가 발전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재밌다. 우연에 기초하지 않고도 역사를 재미있게 쓰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고 있다. 따라서 크리스 하먼이 쓴 세계사는 곧 현재의 사회를 설명하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
왜 인간은 문화를 발전시켰을까?
왜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을까?
왜 사람들은 서로 전쟁을 할까?
옛날 사람들은 정말 평화롭게 살았을까?
독일 사람들은 왜 히틀러를 지지했을까?
저자가 피하고 있는 질문들은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궁금하지 않았던 것까지 새롭게 궁금하게 한다. 왜 이집트 문명은 번영과 침체를 겪었을까? 미케네 문명 이후의 암흑기에 그리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중국의 근대화는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을까? 등등. 교과서에서 보지 않거나 못하던 많은 사실들에 대해 저자는 나름의 주장을 한다.
책장 마지막을 덮으면서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
"정말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내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왼손이 무거워지고 오른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을 때, 보통 책에서 느꼈던 홀가분함과는 달리 아쉬움이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은 관계로, 처음부터 다시 읽으려면 다시금 굳은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정말 이런 경험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나 이외의 다른 독자들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득 국사교과서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어떤 왕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보려 했던 그 책을 말이다. 그리고 한 번 통쾌하게 반박을 하고 싶었다. 크리스 하먼이 그러는데 말야, 세계사는 왕의 것이 아니라 민중의 것이래! [인상깊은구절] 21세기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대된 오늘날의 노동 계급에게도 그런 결정체(혁명적 조직)가 끊임없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필요는 오직 사람들이 그 과업에 몸소 뛰어들어야만 충족될 수 있다. 아일랜드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제임스 코널리는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유일하게 참된 예언자들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자들이다."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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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세계사="">는 문명 이후만을 따진다고 해도 5천 년을 훨씬 넘어서는 인류의 오랜 역사를 800쪽이 조금 안 되는 한 권의 책에 담아내고 있다. 그것도 유럽과 북미 위주로 세계사를 서술하고 있는 다른 많은 세계사 책들과는 달리 아시아와 남미 그리고 거칠게나마 아프리카의 역사까지도 다루고 있으니 그 시간적ㆍ공간적 압축이 놀라울 정도이다.
그런데도 그 놀라운 압축이 가져올 수도 있는 역사의 단절이나 균열이나 왜곡이 <민중의 세계사="">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 책의 저자 크리스 하먼이 굳게 발 딛고 서 있는 역사관의 투철함에서 비롯된다. 책의 표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 역사관이란 바로 칼 마르크스의 역사관이다.
"역사의 일반적 경향에 대한 한 가지 통찰을 제공한 것은 칼 마르크스였다. 칼 마르크스는 인간이 먹고살기 위해 협동해야만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먹고사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할 때마다 인간들 사이의 더 넓은 관계도 바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마르크스의 말을 빌자면, '생산력'의 변화는 '생산관계'의 변화를 수반하며, 생산관계의 변화는 마침내 사회관계 전체를 바꿔놓는다."(18∼19쪽)
칼 마르크스가 요약한 이런 역사 해석의 방법을 세계사에 적용하게 될 때, 왕이나 장군이나 위인들 대신에 아무런 이름도 남기지 못한 민중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게 된다. 민중들이야말로 생산을 담당한 계층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연적이고 불연속적으로 보이는 역사상의 많은 사건과 변화들도 서로 전후맥락이 이어지고 연결되는 체계로 재조직된다. 처음에는 책의 두께만을 보고 선뜻 손이 나가지 않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읽어 나가는 동안에는 전혀 지루하거나 딴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도 이렇게 논리적이고도 일관된 하나의 흐름으로 세계사를 엮어낸 저자의 탁월한 솜씨 때문이었다.
<민중의 세계사="">에서 펼쳐 보이고 있는 그 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얼마나 한쪽으로만 편향되어 있으며 또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가를 깨닫게 된다.
이를테면, 여러 고대문명 중에서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문명이었다고 흔히들 생각하고 있는 로마 문명에 대해서, "한 각도에서만 보면 로마 문명은 분명 인상적이다.……그러나 로마 제국의 문명 그 자체는 인류의 먹고사는 능력이나 축적된 과학 지식과 문화적 성과의 창고에 보탠 것이 거의 없었다"고 크리스 하먼은 혹평하고 있다.
또한 19세기 후반까지도 존속했던 노예제도가 흔히들 알고 있는 것처럼 서로 다른 인종간의 타고난 반감이라는 인간 본성, 즉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노예제도에서 인종차별이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여러 역사적 사실들과 문헌 기록을 들어 증명해 보이고 있다.
크리스 하먼은 노예제뿐만 아니라 전쟁, 착취, 여성 억압 등과 같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특징들 역시 어떤 변하지 않는 인간 본성―예컨대, 인간은 원래 공격적이고 탐욕스럽고 경쟁적인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의 소산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본성은 역사 발전의 산물이지 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거대한 정치ㆍ경제ㆍ이데올로기적 전투를 통하여 새로운 인간 본성이 낡은 인간 본성을 대체해 나가듯이 우리가 지금 너무나 당연시하고 있는 이 자본주의라는 사회 체제도 영원한 것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 자본주의는 고작 3∼4백 년밖에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졌을 뿐이기에 앞으로도 이러한 사회운영 방식이 계속 존재하게 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은 사회주의라는 이념의 실패가 아니라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인 국가계획경제라는 방법의 실패였음이 분명한 이상, 우리는 사회주의가 역사의 지평선 너머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믿기 어렵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통계들―이를테면, 1990년대 말에는 3백 48명의 억만장자들이 전 세계 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었다, 1960년대 말에는 가장 부유한 20퍼센트와 가장 가난한 20퍼센트의 소득 격차가 30대 1이었지만 1990년에는 60대 1, 1998년에는 74대 1이 됐다, 1980년에 미국의 3백대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일반 생산직 노동자 평균 수입의 29배였으나 1990년이 되면 그 격차는 93배로 뛰었다―을 생각해 볼 때, 자본주의가 현재와 같은 병들고 추악한 모습으로 오래 지속되기란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약 한 세기 전인 1915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자본주의의 대야만을 목격하면서 로자 룩셈부르크가 남긴 비장한 글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하게 다가온다.
"…우리 앞에 놓인 전율스러운 선택은 바로 이것이다. 제국주의가 승리해 모든 문화가 파괴되고 고대 로마처럼 인구 격감, 황폐화, 그리고 퇴보로 이어지는 입 벌린 무덤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의 승리, 즉 제국주의에 맞서 의식적으로 싸우는 국제 노동자 계급의 승리를 택할 것인가.……이것은 세계사적 딜레마이며, 필연적으로 다가올 그 선택의 균형추는 지금도 떨리고 있다.……전 인류와 문화의 미래가 바로 그 선택에 달려 있다."(768∼769쪽)
크리스 하먼의 <민중의 세계사="">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비장한 글을 빌려 우리의 선택을 촉구하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민중의>민중의>민중의>민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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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이 문제였어!" 얼마전, 블로거 친구분들과 맥주 마시던 나는 다소 감상적으로 이런 말을 했었다. 그렇다. 내 첫사랑이 문제였다. 이후 나의 인생은 그 잘못된 첫사랑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수정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시 한 모금 맥주를 마신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아직도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교과서와 국사 교과서를 갖고 있노라고. 지금도 이따금 다른 역사서 읽다가 내 첫사랑 세계사 책인 그 교과서를 꺼내어 관련 서술 부분을 다시 읽어보곤 하노라고. 그리고, 내가 얼마나 그 책의 편견에 사로잡혀서 역사를, 세계를, 인간을 왜곡해서 보고 있는가를 깨닫고 괴로워한다고. 마치 빛바랜 첫사랑 사진 꺼내보며 느끼듯 오만가지 소회를 느끼곤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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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인줄 알고 구매했더니 2004년도에 나온 책으로 신간은 아닌 오래된 책이네요. 하지만 최근에 읽고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아 소개합니다. 이책은 기존의 많은 역사책들이 많이 알려진 기존의 영웅위주, 서구위주의 역사가 아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줍니다. 다시 생소한 관점으로 이 책이 집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것입니다. 역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실 만한 책입니다. 특히 인종차별과 동양과 서양이 왜 이렇게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분리가 되었는가 등 약간 심오한 부분도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인터넷에 많은 서평이 있으니 찾아보시면 좋을듯합니다. 책이 좀 두껍긴하지만 정말 재밌게 읽히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