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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한별의 에세이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속 흰 고래에서 출발한다. 이 흰 고래의 흰색이 담고 있는 의미를 허먼 멜빌은 어떻게 표현했는가? 그리고 번역가는 저자의 흰 고래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번역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흰 고래 같은 텍스트를 만났을 것이다. 잡히지 않는 공허, 포착할 수 없는 의미. 이쪽을 붙들면 저쪽을 놓치고, 저쪽을 잡으면 이쪽이 사라지는 단어를, 의미를 고정하는 순간 무수한 틈이 생겨버리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붓질을 더 할수록 더럽혀지기만 하는 순백을?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번역은 얼마나 투명해져야 하는가? (p.15)
하늘의 꼭대기에 닿기 위해 바벨탑을 건설한 인간의 오만함을 벌하기 위해 신은 사람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하여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했다. 그리하여 이 혼란의 언어를 이해하게 해주는 과정인 번역은 배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탐정이 모든 정황과 맥락을 고려해 가장 그럴듯한 한 가지 서사를 완성하듯이, 번역가도 단어들의 단서를 모아 매끈한 하나의 문장, 빈틈없는 하나의 줄거리를 만든다. (p.65)
어떤 번역도 절대적으로 직역이거나 절대적으로 의역일 수는 없다. (p.67)
직역과 의역, 다들 직역과 의역 중 어떤 번역을 선호하는가?어떠한 번역도 원문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없다. 직역과 의역 사이. 그 어디에서든 번역가는 행간의 의미를 헤아리고 침묵에 목소리를 부여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애쓴다.
번역이라는 과정을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온 문학을 보며 번역의 중요성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번역의 본질적인 어려움에 대해 이토록 세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의미의 한계, 번역의 한계, 언어의 본질과 불완전성을 탐구하는 번역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본 것 같다.
번역가의 고뇌를 짐작해 보기도 했지만, 번역가에 대해 부러움과 감탄의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번역가와 더불어 이젠 수필 작가로도 각인이 된 홍한별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아무튼,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책 너무 좋았다.
#도서리뷰 #에세이 #번역가의생각 #북스타그램 #직역과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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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언제부턴가 번역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마음에 와닿는 번역이 있는 반면 읽기 불편한 번역이 있었다. 좋아하는 번역가도 생겼고, 번역가가 작업한 책을 일부러 찾아 읽는 것으로 독서 행위가 이어지기도 한다. 20년 경력의 번역가가 쓴 『흰 고래의 흰에 대하여』는 번역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상실, 저급하다는 인식, 너무나 쉽게 가해지는 ‘번역투’라는 비난 등, 번역이라는 작업이 가진 필연적인 슬픔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침묵을 읽어 내리는 번역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는 번역이 얼마나 예술적이며 적극적인 행위인지 알게 된다. 한강 『채식주의자』 영어 번역을 둘러싼 논란과 국가별 번역 양상에 숨겨진 권력의 문제, 그리고 AI 시대의 번역이라는 주제도 흥미롭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그 말이 깊이 느껴졌다. |
|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책 제목부터 뭔가 나를 강하게 책을 읽고싶은 욕망을 끌어당겼다. 읽어보니 역시나 제목에 부합하게 너무 좋은 책이었다. 이책은 워낙 좋다고 많이 들었지만 난이도가 좀 높았다. 모비딕도 읽어보고싶은 느낌이 들며 번역은 참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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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이책은 정말 나의 인생책이 되었다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린다 번역가의 삶을 계속 적으로 깊이있게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삶이 번역가와는 아무관계가 없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계속 적으로 깊이있게 탐색해과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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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라는 실체 없는 행위를 집요하게 사유하며, 언어와 언어 사이의 공백—‘흼’—을 응시하는 아름다운 에세이. 허먼 멜빌의 흰 고래처럼 끝내 붙잡을 수 없는 의미를 좇는 여정 속에서, 저자는 번역의 본질을 질문하고 언어 너머의 침묵까지도 문장으로 포착해낸다. |
| 번역의 중요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번역가라는 직업은 창작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중간다리' 내지 '매개체'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현장을 가보면 저명한 교수들, 실전 경험 많은 직업인으로서의 번역가들 등등이 형식과 매체에 따라서 직역이냐 의역이냐를 놓고 언쟁을 벌이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어감이랑 정서가 바뀌는 것도 모자라, 대상 독자층은 물론 언어를 옮길 때의 '충실성'까지 따지자면 번역이라는 과정 내에서 따져야 할 어려움은 밑도끝도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번역가라는 직업은 특정 국가의 언어와 정서가 담긴 산물을 완전히 다른 나라의 문화적 정서를 고려하며 어느 정도의 재창작을 담아내야 하는, 또다른 작가나 다름없는 일자리다. 저자는 본문에서 "번역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번역은 무한하다. 번역의 탑은 쌓이는 동시에 허물어진다."라고 표현한다. 그 말처럼 번역 작업의 애환이랑, 역자에 따른 번역본 결과물의 차이, 그리고 그 결과물을 받아들이는 소비자랑 대중의 반응 등등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면서 더해지거나 잃을 수밖에 없는 요소들까지 모두 보면 번역가들 스스로도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이를 대중에게 더 널리 알릴 자격이 마땅하다. 영화 자막 번역가 황석희 같은 사람이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는 점이 번역가라는 직업을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접근시키게 된 게 청신호라면 청신호일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신문기사에서 찾아 읽게 됐으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관심 갖고 번역가라는 일자리에 지원하고 번역 작업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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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순간에 알게 된 책!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건, 번역과 관련해서 정말 잘 쓰여진 논문을 한 편 보는 기분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 읽은 후에는 마지막에 작가님이 말하신 것처럼 작가님이 번역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글을 읽으며 더욱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글이 정말 고급스러워서 굉장히 많이 집중하며 읽어야 했다. 근데 또 어려운데 빠져든다.... 오묘하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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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홍한별 이런 저런 매체를 검색 중 인생책이라는 것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자기계발서만 너무 읽는 것 같아 소설을 읽어보고자 도서를 구매하였습니다. 여러권의 도서를 돌려가며 읽기에 많이 보지는 못하였지만 현재까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다 읽으면 리뷰 다시 남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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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진 ‘번역’이라는 분야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감성적인 번역에 조금 더 매료되긴 하지만,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고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책들은 조금 멀리했던 것 같다. 단순히 직역을 좋아한다기 보다 간결한 문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저자가 말하는 번역에 대한 고충이 “잡히지 않는 공허. 포착할 수 없는 의미. 들로 인한 단어들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들...어떻게 하면 원문에 가깝게 투명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번뇌들...저자는 말한다. 번역을 명료하게 정의하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니 비유를 통해 비스듬하게 다가가려 한다고.
흔히 우리는 번역이 여러 대립 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번역이 언제나 고정되지 못하고 이분법적 대립 항들 사이에서 불안하게 진동하는 것처럼 느낀다. 이대립 항들 가운데 우리가 번역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쓰는 개념은 ‘직역 대 의역’일 것이다. p.67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것 같다는 저자는 직역과 의역 문장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직역이 맞냐, 의역이 맞냐라는 이분법적 논리보다 문장이 글의 흐름에 맞는지가 더 중요한게 아닐지...그런 점에서 난 저자의 주장에 설득당한 듯.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번역이라는 일이 단어든 의미든 텍스트만 가지고 씨름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에게 밥 안먹었냐고, 재미없냐고 묻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물었는지 행간을 헤아리는 것까지가 번역의 일이다. p.78
특히, 번역의 힘을 통해 한나라의 언어와 문화, 정체성까지 지배한 것으로 단테 ‘신곡’을 들어 설명한다. 당시 라틴어가 아닌 자국 언어인 이탈리아어를 쓰게 되면서 이탈리아는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 언어는 고정되지 않는 변화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한 역사적 사실이다.
저자는 고백한다. 잘 읽히는 번역문을 쓰고 싶어 마치 편집자가 된것처럼 원문에 가위를 댈때도 있노라고. 하지만, 지나친 오역은 결국 난해함을 철학적 깊이로 잘 못 이해한 독자들도 있다고 한다. 독자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번역가는 자신과 동시대 독자를 염두에 두고 독자가 원래 작품이 쓰인 시대의 독자들처럼 작품을 즐길 수 있게끔 새로이 번역한다. 당연히 번역은 번역이 이루어지는 시대와 장소와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번역가의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정체성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번역은 늘 가능성으로 가득한 지평을 연다. p221
또한 저자는 ai시대 기계번역에 대한 문제도 지적한다. 기계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의식이 없는 기계가 텍스트와 행간의 의도와 감정을 읽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ai로 만들어낸 책을 출판한 출판사가 독자들의 뭇매를 맞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들은 문학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문학을 선택했을 뿐이다. 꼭 자멸하기를... 반면 저자는 문학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노라 말한다. 항상 경계심과 초조함으로 번역일을 하고 있지만 단테에 푹 빠져 단테 번역에 여생을 바친 도러시 세이어스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흰 물감 얼룩을,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흰 고래를 남겨 둔 채로 이제 성급하게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완성된 텍스트는 너무 초라해 보인다. 그건 마치 나 자신처럼 느껴진다.” p249
덧, ‘번역’에 대한 고민을 잘 다룬 책이었어요. ‘번역’ 역사도 알 수 있어 좋았고요. 저는 잘 읽혔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의역’이나 ‘직역’이냐 보다 책을 쓴 작가님의 의도를 잘 읽어내는 번역가인가?, 문학을 사랑하는 번역가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생각한 아주 유용한 책이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