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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의 <리퀴데이터>(엉터리 스파이로 로드 테일러가 나오고 질 세인트존이 뒤통수 치는 내용) 리뷰에서 로드 테일러의 상관 역으로 트레버 하워드가 나왔다는 언급을 빼먹은 것 같다. 일일이 안 찾아 봐도, 아직 한 달도 안 된 기억이기에 뭘 넣고 뭘 미처 못 썼는지 정도는 떠올릴 수 있다. 이 영화도 2차 대전 소재인데, 통틀어 전쟁물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의외로 프랭크 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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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의 <리퀴데이터>(엉터리 스파이로 로드 테일러가 나오고 질 세인트존이 뒤통수 치는 내용) 리뷰에서 로드 테일러의 상관 역으로 트레버 하워드가 나왔다는 언급을 빼먹은 것 같다. 일일이 안 찾아 봐도, 아직 한 달도 안 된 기억이기에 뭘 넣고 뭘 미처 못 썼는지 정도는 떠올릴 수 있다.

이 영화도 2차 대전 소재인데, 통틀어 전쟁물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의외로 프랭크 시나트라가 이런 극에 많이 기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생긴 거만 보면 딱 관심사병 전용 마스크인데, 맡는 역은 제법 진국이거나 심지어 이 작품처럼 주인공 역을 맡은 경우들도 드물지만은 않게 발견되니 말이다.

이 영화보다 6년 전쯤 만들어진 <콰이 강의 다리>도 미군, 영국군 포로가 일본군 측에 잡혀 지독히 열악한 수용소에서 다리를 짓는 노역에 강제동원된다는 내용임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작품에서도 미군 측의 윌리엄 홀든, 영국군 측의 잭 호킨스(벤허에서 집정관), 알렉 기네스(늙은 오비원) 등이 각자의 견해 차이로 대립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이게 참 유명), 주로 후자 측이 '군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구태여 적군에게 비신사적 매너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나서며, 이를 도통 이해 못하는 미군 측의 실용적 입장이 충돌하는 게 볼 만하다(물론 같은 연합군인데도 말임).

이 영화는 정반대로, 미군 장교가 '저들 이탈리아군에게 우습게 보일 짓은 하지 말라'며, 포로 수용소의 다수를 차지하는 영국군 병사들과 일일이 대립하는, 보수와 실용의 포지션이 정반대로 뒤바뀐 게 흥미롭다(어디까지나 픽션 속의 갈등일 뿐이며, 실제로 저런 상황이라면 누가 한가하게 신사도를 논하겠는가). <콰이 강의 다리>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원작에 기초했으며, 이 <폰 라이언 익스프레스>는 데이빗 웨스트하이머의 장편에 기대고 있으니 저런 설정이 겹친 건 그저 우연으로 봐야 맞겠다.

포로 학대 장면을 묘사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게, 조그만 상자 안에 포로를 가둬 놓고 땡볕에 방치하는 건데, <콰이 강의 다리>에서 알렉 기네스가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연기로 꼽힌다. 이 영화에서도 영국군 포로 트레버 하워드(소령), 미군 포로 프랭크 시나트라(대령. 나이로 보면 대령을 달고도 남을 나이. 참고로 트레버 하워드와 이 사람은 비슷한 또래)가 차례로 규율 위반으로 이 상자에 들어가 곤욕을 치르는 장면이 있다.

트레버 하워드는 체면이고 뭐고 당장 탈출하자는 생각인데, 명예를 중시하는 시나트라(이거 뭐가 바뀐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올드팬들이 많겠다)는 그에 반대하며 같은 장교로서 지킬 건 지키자며 실제로 (너무 무모한) 실천에 나서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연합국은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이탈리아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이 소식을 접한 비열한 이탈리아군은 꽁지가 빠져라 도망간다.

포로를 유독 잔혹하게 다룬 최고 책임자는 곧 처지가 바뀌어 수감되며, 그의 부관(이 사람이 누구냐 하면, 10월 5일 리뷰한 <Do not disturb>에서 주책맞은 아줌마 때문에 도리스 데이가 바람 피울 뻔한 상대 남성인 핸섬한 가구상 바로 그 사람이다)은 처음부터 은근 시나트라에게 협조적이었기 때문에 관대한 처분을 받는다. 트레버 하워드는 최고 책임자(계급은 소령)를 즉각 처형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 비굴한 작자('검은 셔츠 부대' 출신으로 설정)는 울고불고 어쩔 수 없이 파시스트가 되었다며 시나트라에게 매달리고, 그는 예의 작은 박스 안에 이 자를 넣고 징벌을 주는 선에서 끝낸다.

이야기가 벌써 이렇게 전개되면 남은 러닝 타임에서 무슨 할 말이 남았을지 신경이 쓰일 수 있겠는데, 진짜 사연은 지금부터 좔좔 풀리겠으니 그런 쓰잘데기 없는 걱정은 걷어치워도 된다. 전황은 그새 바뀌어 우리가 역사에서 다 배운 대로, 나치군이 국경을 넘어 와 북부 이탈리아에 괴뢰국을 세우기까지 하니 이게 참칭 '살로 공화국'이겠다. 트레버 하워드 주장대로 그 비열한 소령을 죽였어야 했는데, 이 소령놈이 그새 나치에 가서 붙어 자기 부관(시나트라에게 은근 동조했던)을 구타해 죽이고, 병력을 끌고 와 영국군, 미군 포로 모두를 재수감하기에 이른 것이다. 쓸데없이 고상한 척하다가 모두를 곤경에 몰아넣은 시나트라에 대해 트레버 하워드 등이 얼마나 원망이 컸을지는 짐작이 되고도 남겠다. 못된 놈들은 이처럼 기회가 닿을 때 바로 처단해야 후환이 없는 법이다.

포로들은 이제 기차에 실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데, 시나트라는 트레버 하워드에게 마구 타박을 들어가면서(제목의 '폰' 라이언은 여기서 나온 것이며, 니 이름 앞에는 독일식으로 '폰'을 붙여야 한다고 비꼰 것. 니가 무슨 프로이센 장교라도 되는 줄 아느냐 뭐 이런 식) 탈출 계획을 짠다. 어찌어찌 열차를 장악하기는 하나 매 역마다 살벌한 검문이 있고 바로 뒤에는 독일군 정규 부대가 탑승한 다른 열차가 따라오기까지 하는 판이다(이런 긴박한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 잘 못 보던 것).

재미있는 건 독일어를 잘 구사하는 영국군 포로 역에, <전격 Z작전>에서 마이클의 고용주(?)인 데번 마일스 역을 맡은 에드워드 멀헤어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때쯤이면 데이빗 하셀호프는 중학생 쯤 되었을 때.ㅎㅎ

s****o 2016.10.30.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