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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현상'이라는 말이 무성한 시기, 2013년 초에 사회 각 분야의 전반에 걸쳐 파급된 지젝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점에 '라캉과 지젝'이라는 주제로 기획 된 이 책의 저자들은 라캉을 연구하는 학회 소속원들이다. 지젝을 통해 라캉을 돌아보게 만드는, 아니 라캉을 통해 지젝을 조명해보게 되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변용하고 활용하는 지젝을 통해 라캉을, 라캉을 통해 지젝을 볼 수 있는 라캉과 지젝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구별되는 그 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계속되는 라캉과 라캉의 책들의 독서의 일환으로 읽고 있는 책인 만큼 라캉을 알기위함이 앞서고 있으나, 이 책은 지젝이 우선이다. 각 분야에서 각자의 전공에 따라 라캉을 연구하는 저자 8명은 자기 분야에 관한 라캉과 지젝의 이야기를 담고, 서술하고 있다. 김석의 글 <라캉과 지젝: 주체화 윤리와 공동선을 향한 정치혁명>은 라캉과 지젝의 이론적 차이점을 세가지 축에서 다루어 놓았다. 김정한의 글 <정신분석의 정치: 라캉과 지젝>은 라캉의 정신분석학과 지젝의 정치 철학 사이의 연결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한다. 배우는 입장에서 딱히 구별은 안된다. 인식할 뿐이다. 이성민의 글 <한 라캉주의적 헤겔주의자의 충동적 자유>는 제목에서의 충동과 자유 개념에 촛점을 맞추면서 "지젝에 스며든 라캉과 헤겔의 영향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분석한 글이다. 헤겔의 가세에 정신 없었다. 결국 이글은 지젝이 어떻게 라캉 주체에 혁명적(충동) 실천의 가능성(자유)을 부여했는지 개념적 근거를 분석해 놓았다. 정혁현의 글 <라캉과 지젝의 신 개념>은 신에 대한 개념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정신분석이 신학과 불가분의 연관성을 갖는다 한다면 그것은 신은 인간이 존재하기위한 조건(증상)이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강응섭의 글 <정신분석의 신학적 해석: '기의 없는 기표'와 성서 읽기>는 소쉬르의 기의와 기표를 가져와 '기의없는 기표' 개념을 매개로 새로운 성서 읽기를 제안하고 있지만 읽는데 무척이나 개인적으론 난해했었다. 신학자였던 사도 바울이 유대 신의 개념을 새롭게 개념화한 작업의 중요한 내용이라 말하며, '기의 없는 기표'를 통한 신의 재개념화는 우리 시대에 새로운 신학적 해석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용한 키워드라고 제시하고 있다. 신명아의 글 <지젝의 정치신학 연구: 사도 바울 읽기를 중심으로>는 사도 바울의 새로운 신학적 입장의 주축을 이루는 개념인 '신의 약함'이 지니는 개념적 유의미성을 조명 한다고 한다. 지젝이 신학에 끼친 영향력을 조명하여 보여주고 있다. 지젝의 분석을 통해 라캉 사상이 기독교와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드러나는데, 라캉의 죽음 충동과 사도 바울의 약한 신(텅빈 신) 개념의 상관성을 이이기하고 있다. 김소연의 글 <라캉의 이미지론에서 지젝의 영화론으로: 미혹의 스크린, 혹은 베일과 가면의 은유에 관한 고찰>에서는 라캉의 이미지론을 지젝이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남인숙의 글 <여성, 사랑의 주체와 내면의 발견: 시린 네샤트의 비디오 삼부작을 중심으로>는 부정성과 연관이 있는 여성의 기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개념이 약한 나로서는 제시되고 있는 기호들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라캉이 말하는 성적 성격들과 구분을 이해시켜주고 있는데, 다가서기에 문제점들이 있었다.
이상의 8편의 글을 실고 있는 이 책은 라캉과 지젝을 이해하는데 각 각의 분야와 전공에 맞게 그들을 만나 볼 수가 있었다. 어떤 글은 이해하기에도 벅찬 글이 있었는가하면 또 어떤글은 공감이 가기도 하였다. 아직 라캉에 대해 지적 기반이 채워지지못하였고 정보의 부족함에 딱히 무엇이라 할 말은 없지만 조금씩 라캉이란 존재를 알아가고 있다. 거기에 지젝을 덧붙여서. 작년에 출간된 지젝의 책을 읽으며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많이 놀라게 되었었는데, 우리 사회가 왜 그렇게 지젝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었다. 이 책을 통하여 조금 더 지젝에게도 다가설 수 있었다.
책의 머릿말에 김석의 말을 통하여 "라캉과 지젝을 적대관계로만 보거나 지젝이 단순히 라캉주의를 반복하면서 적당히 변질시키는 속류 에피고네라고 평가(절하)하기보다는 ... 독자들이 라캉의 새로운 주체 이론이 지젝의 신학과 유물론에 어떤 실천적 영감을 주었고, 지젝이 이를 어떻게 정치철학적 맥락에서 발전시키면서 라캉주의를 새롭게 변모시켰는지를 살펴보면서 우리사회에서 정신분석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과 시대적 사명에 대한 영감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가 아닌 나로서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겠지만 책을 통하여 라캉과 지젝의 이 사회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을 통하여 인간은, 아니 대한민국은 조금 더 인간다운, 나를 알고, 나다운 삶을 향해 나가게 할 사회적 가치를 찾고 만들어 가며, 완성을 향한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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