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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허락이 되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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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전경린의 대표 작품이다.17년 만에 개정판 ‘자기만의 집’이라는 문패를 달고 우리에게 돌아왔다.작가는 ‘덕분에 닫고 있었던 문을 하나씩 열며 책과 함께 밖으로 나온 기분이다.’고 했다.모든 것이 지나가 버리지만은 않고 어떤 것은 과거에서 새롭게 돌아온다니,돌아와서 다시 현재가 되는 그 힘은 얼마나 강력한 것일까!삼월의 첫날, 나 호은은 다시 엄마의 집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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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집.

전경린의 대표 작품이다.

17년 만에 개정판 ‘자기만의 집’이라는 문패를 달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작가는 ‘덕분에 닫고 있었던 문을 하나씩 열며 책과 함께 밖으로 나온 기분

이다.’고 했다.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리지만은 않고 어떤 것은 과거에서 새롭게 돌아온다니,

돌아와서 다시 현재가 되는 그 힘은 얼마나 강력한 것일까!

삼월의 첫날, 나 호은은 다시 엄마의 집을 떠나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엄마는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버지에게, 남편에게, 자식에게도 속하지 않으려는 엄마에게 나는 유쾌하게‘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모습을 그린다.

‘가족이라면 억류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를 정도야. 사사건건 못 하게만 해.’

‘가족이 함께 살면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야.

식구끼리 마주 보고 밥을 먹어도 왠지 유효기간이 끝난 사이들 같아.’

이처럼 드러내놓고 표현하기를 주저하지도 않는다.

어느 날 아빠가 호은을 불쑥 찾아와, 배다른 동생 승지를 엄마 윤선에게

맡겨달라는 말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무턱대고 교문 앞에 서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가족

이란 신기하다. 몇 년 만에 보아도 예사롭게 말할 수 있으니.

그렇게 흔들리는 가족의 불안을 한 짐 부려놓는다.

엄마에게 맡겨야 할 건 승지뿐만이 아니다. 중학생 여자아이 하나와 동물도

하나 추가다.

게다가 토끼를 제비꽃이라고 부르다니.

아빠가 나타난 뒤부터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엄마의 집은 처음 방문하는 손님을 끌고 올라가기엔 민망할 만큼 높았다.

문을 연 엄마의 눈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광채가 번쩍거렸다.

그 눈만 보아도 곁에 아저씨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떨림과 흥분과 웃음과 긴장과 어떤 열반이 겹겹의 꽃잎처럼 피어 소용돌이

치는 눈동자.

나를 소외시키고 나를 못마땅하게 하고 내게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그 비밀

결사의 눈빛이라니. 그로 인해 나는 얼마나 외로웠던가.

어른들은 정말 너무들 했다.

엄마의 애인인 아저씨에다, 엄마의 전남편인 아빠, 내 양육권을 포기한

아빠가 키우는 아빠의 새로운 딸 승지.

도대체 관계 정립이 안 되어 어색하게 방황하는 내 정신세계는 안중에도

없이 제멋대로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엄마는 당황하면서도, 곧바로 나와 승지 둘을 데리고

사라진 아빠를 찾아, 한남대교를 건너 경부선을 달린다.

차선까지 급하게 바꾸자 나는 마침내 비명을 꽥 질렀다.

미스 엔, 천천히!

아빠의 전화기는 여전히 꺼져 있다.

아빠가 사는 집과 아빠의 친구 경자 아저씨를 만나 행적을 추적하지만,

아빠는 이미 사라진 뒤였고, 엄마는 수첩에 받아온 몇 개의 전화번호를 포기

하고 외갓집으로 방향을 튼다.

성장기 내내 가족과 소원하게 살아온 엄마는, 아마도 천성적으로 그랬듯이,

이모와 외할머니 앞에서 입을 굳게 다물어버린다.

“난 엄마처럼 안 살아. 영감은 떠났어도 산 사람은 인생을 즐겨야지. 난 늙

어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살 거야. 늙어도, 죽을 때까지 섹시하게 살 거라고.”

이모는 그리 소리쳤고,

“미친년! 늙어봐라, 맘대로 되나.”

외할머니는 냅다 소리친 뒤 뭐라고 우물거렸다.

뒤이어 이모의 웃음이 시원하게 터졌다.

영혼을 신의 선반 위에 얹어두고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포근할까? 하지만 나는 아버지 신을 찾기 전에 인간인 아빠를 찾아야 했다.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끝내 아빠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엄마의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스물한 살의 나, 열다섯 살의 승지, 마흔다섯 살의 엄마, 함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셋이 각자 의지할 데라곤 없는 천애 고아들 같다.

자신이 손 쓸 틈도 없이 흔들리는 가족 관계에다 오해와 질투로 엇갈렸던

마음들, 그래서 더더욱 어려운 사랑에다 막막하고 두려운 미래까지.

나는 나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이 귀신들처럼 피어나는 사월 첫째 주의 금요일은

엄마가 태어난 날이다.

우리는 저녁 외식을 하기로 했는데, 한 중년 남자가 흰 장미와 안개꽃이

섞인 화려한 꽃다발을 들고 들어왔다.

민경 씨, 민경 씨……. 엄마는 아저씨를 그렇게 부른다.

우리는 서로 반기는 척했지만 아저씨도 편치는 않아 보였다.

아저씨는 정말 마음이 다 무너져 본 사람 같았다.

이혼하고, 그 후로 아이도 잘 보지 못하게 되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난 쉬운 일만 해. 심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만 하지. 쉬운 일도 규칙적

으로,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힘이 생겨. 그리고 시간이 가면, 그게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 걱정 마, 곧 그렇게 될 거야.”

나와 아저씨는 눈을 딱 맞춘 채 얼마간을 말없이 보냈다.

그러자 이상하게 어색함이 없어지고 엄마는 행복해 보인다.

나는 그게 좋고 안심이 된다.

나의 외로움? 확실히 내 외로움이 문제적이다.

겉보기엔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저마다 건너야 할 인생의 강은

얼마나 다를 것인가?

“가족이 이건 해라, 이건 하지 마라 하며 족쇄를 채우고 각자 가는 길에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서야 되겠니. 그건 월권행위지.”

엄마는 말을 시원하게 하면서도 표정은 심각하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가족은 최선을 다해 서로 돕는 게 우선이야. 불필요한

고집을 서로에게 부리거나 무리한 요구를 해선 안 되는 거야. 좀 달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게 도와야 해.”

나는 옳은 말씀이라고 엄마의 두 눈을 똑바로 본다.

내가 엄마와 아빠와 아무리 무수히 헤어져도, 그건 삶일 뿐 이별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그때 알게 되었다.

더구나 가족이란 테두리마저 흐릿해지고 사랑의 의미 또한 불투명해져 삶의

목적과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 지금이니 더 그러하다.


[뒷이야기]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5 2025.04.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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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도 괜찮은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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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빠는 중학생인 이복동생 승지를 엄마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호은은 승지를 데리고 엄마 윤선을 찾아가지만, 윤선은 받아들일 수 없어 남편을 찾아 헤매지만 어디에도 그가 없자 결국 세 사람은 윤선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떨어져 지내던 호은은 늘 결핍과 외로움 속에 살았다. 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고, 자신이 어떤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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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빠는 중학생인 이복동생 승지를 엄마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호은은 승지를 데리고 엄마 윤선을 찾아가지만, 윤선은 받아들일 수 없어 남편을 찾아 헤매지만 어디에도 그가 없자 결국 세 사람은 윤선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떨어져 지내던 호은은 늘 결핍과 외로움 속에 살았다. 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고, 자신이 어떤 존재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화목했던 기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은의 마음에는 늘 외로움과 상실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승지가 찾아오고, 엄마와 지내며 부모의 삶을 하나씩 들여다보게 된 호은은 결국 보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인정하고 이해의 순간을 맞이한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름의 굴레 속에서 서로를 가두려 하지 말고, 기대와 비교보다는 존중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와 닿는다.

🔖P146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 저마다 자기 생긴 대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구. 그게 인생인걸. 범죄가 아닌 이상, 누구도 그걸 억압해서는 안돼.❞ 


🙎‍♀️
전혀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승지는 삼자의 시선으로 일기를 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그 태도는 살아남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어른스럽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슬프게 다가왔다.




👩🏻‍🦰
가족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윤선의 선택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흔들렸다. 사랑과 책임이라는 틀에 묶여 힘겨웠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책임감은 ‘엄마’라는 이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잃어가게 만들었다.

🔖P155 ❝때론 생명이 그 자체의 힘을 준비 안 된 여자들을 덮치기도 하는 거야... 그래서 엄마의 사랑은 죄의식과 슬픔과 희생과 희망이 뒤섞여 있지.❞


책은 결국, 역사와 세월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가족이라는 테두리, 사랑이라는 감정을 되짚는 과정을 보여준다. 삶은 불완전하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렇기에 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신을 붙잡아 줄 수 있는 <자기만의 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다.


많은 플래그를 붙이고 문장들마다 질문과 공감과 이해와 난해함으로 읽다 멈춤을 반복하며 책을 덮은 순간 '뭐라고 리뷰를 남겨야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이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진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두서 없이 생각나는 말들로 적어보며 결국 얼마지나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YES마니아 : 로얄 r****2 2025.09.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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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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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으로 소개되어 읽게 된 자기만의 집 입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이 느끼고 생각하였을 많은 감정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계의 구성에서도 조금은 미묘함이 엉켜있다는 것에서 마음의 한 편이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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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으로 소개되어 읽게 된 자기만의 집 입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집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이 느끼고 생각하였을 많은 감정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계의 구성에서도 조금은 미묘함이 엉켜있다는 것에서 마음의 한 편이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w*******2 2025.05.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