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는 나도 열심히 등산을 즐겼지만, 지금은 걷기 운동을 한다. 산이 주는 힘들고 묘한 쾌감.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그 시원함. 이제는 무릎관절을 생각하며 런닝이나 워킹으로 만족하고 있다. 이러다 어느 날 다시 등산을 즐길지는 아무도 모를 일. 오랜만에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신작과 만났다. 이번에는 여성과 산에 대한 이야기.
‘우시로다테야마 연봉’은 아야코와 마미코의 이야기다. 아야코는 65세로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카페를 경영한다. 남편이 생전 좋아하던 산 고류다케를 마미코와 함께 오르게 된다. 아야코는 산에 오르며 남편을 생각하고, 후회와 회한에 사로잡힌다. 마미코는 42세로 회사원이다. 거래처인 아야코의 카페를 들렀다 단골이 되었고, 아야코와 산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등산 길잡이인 야마네를 만나게 되는데. ‘북알프스 오모테긴자’는 유미와 마사키의 이야기다. 유이는 지방에서 노래자랑에 나가 상을 받던 가수 지망생이다. 그러다 음악 선생님의 레슨만으로 음악 대학에 입학하고 피아노 전공 이와타 유타로와 연습 메이토가 되며 산에 오른다. 마사키는 바이올린 전공자로 가족이 음악가인 엘리트 집안의 자제다. 유타로와 연습 메이트가 되면서 유이와 친구가 된다. 그런 어느 날 유타로가 마사키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데. ‘다테야마 – 쓰루키다케’는 나쓰키가 대학에서 산악부에 지원하면서 엄마와 갈등을 빚게 된다. 육상부, 농구부 때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엄마. 엄마는 왜 산악부는 안된다고 하는 것일까? 나쓰키는 엄마와의 산행을 준비하게 된다. 나쓰키의 엄마 지아키. 남편과 사별한 뒤 간호사로 일하면 딸을 키웠다. 발군의 운동신경을 가진 그녀는 왜 딸이 산악부에 가입한 것이 싫은 걸까? ‘부나가타케 - 아다타라 산’은 교토 유서 깊은 화과점집 딸 에이코. 그녀는 오빠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자 여성에게는 배타적인 업계의 시건을 견디며 화과자 사업을 이어간다. 코로나가 유행하며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고 그녀는 산을 찾아 일상을 되돌아본다. 그런 과정에서 대학시절 친구 구미에게 편지를 보낸다. 구미는 산악부에서 만난 선배와 결혼, 펜션을 운영하며 산다.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중 친구의 편지를 받고 오랜만에 산에 오르게 된다.
이번에 만난 미나토 가나에 소설은 추리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힐링 쪽인 것 같다. 산에 오른다고 다 힐링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산에 오른다고 힐링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래서 힐링의 포인트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책도 그 연장선이겠지. 누군가는 등산하며 삶의 힐링을 느끼고, 일상으로 돌아와 파이팅할 수 있다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에 지쳐 숨이 넘어갈 것 같다가도 이것만 하면 괜찮아지는. 그런 삶의 포인트. 나는 산책하며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복잡한 일이 생기면 무작정 걷는다. 걷다 보면 무념무상이 될 때도 있고, 별거 아닐 거라는 스스로의 위로와 다짐을 할 때도 있다. 인생이 어디 매일 꽃길만 걸을 수 있을까? 다양한 굴곡 속에 내가 나를 위로하고 쉴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드는 것.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게 등산이라는 것.
이 책을 읽고 산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가까운 산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모두 다른 모습을 간직한 산의 모습을 만나는 것.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까?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845055412 |
|
2008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고백>은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창작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 하고 같은 해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일본 내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상을 휩쓸며 일본 문단에서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작가로 데뷔하기 전 미나토 가나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의류회사에 근무 하던 중 일 년 만에 퇴사하고 남태평양에 위치한 통가 섬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 동안 봉사 활동을 했다. 귀국 후 효고 현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 하다 같은 학교 국어 교사와 결혼과 동시에 교사 일을 그만둔다.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결혼 생활 10년 동안 아내로 엄마로 살고 있는 자신의 인생이 무기력 하다 생각해서 무작정 서점에 달려가 창작법과 글쓰기에 관한 책을 사서 매일 밤 식구들이 잠든 시간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이 바로 우리 반에 있다”는 고백과 함께 열세 살 중학생 범인들을 상대로 가혹하게 복수하는 교사 이야기 <고백>으로 추리 소설계의 돌풍을 일으킨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첫 작품 <고백> 이후 출간하는 작품 마다 미스터리 랭킹 1위를 차지 하며 400만부 가까이 팔리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평화로운 일상에서 인간의 마음 속에 스며든 독을 소름 끼치게 해부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데뷔 이후 첫 작품을 출간 한지 15년 동안 세상의 악을 마주 보며 글을 썼다고 고백 할 정도로 죽기 살기로 작가로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글을 썼다. 독자들에게 읽고 나면 기분이 찝찝해진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작가는 일본 내 최고 작가의 자리에 올려 주었던 살인, 복수극이 아닌 '아무도 죽지 않는 이야기'를 쓴다. 데뷔 15년 만에 발표한 8편의 연작 소설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이별의 슬픔, 사랑의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오랜 열등감 등 제각각의 고민을 안고 산에 오르는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 단숨에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다 대학 시절 취미가 등산이였던 작가 미나토 가나에는 자전거를 타고 일본 열도를 여행 하며 오르지 않은 산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배테랑 등산 매니아로 드라마에서 산행 하는 등산객 중 한 명으로 카메오로 출연했다. 2014년에 발표한 ‘여자들의 등산일기’에서 일본 니가타의 묘코산과 히우치산을 시작으로 홋카이도의 리시리산, 뉴질랜드 통가리로산 등을 경유하는 산과 국립공원, 산악 페스티벌까지 등정 하는 모습을 담았다. 2021년에 출간한 <노을진 산정에서> 는 앞서 발표한 등산일기의 속편 연작 소설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산은 다음과 같다. -우시로타테야마 연봉(도야먀/나가노)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나가노) -다테야마ˑ 쓰루기다케 (도야마) -부나가타케ˑ 아다타라 산 (시가) 작품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우시로타테야마 연봉은 도야마에서 나가노까지 펼쳐진 산으로 이 산에 오르는 여성들은 평지부터 시작해서 1530미터까지 올라가서 리프트를 타고 1673미터에 위치한 지조노카라시 도미 능선을 걸어서 2490미터에 있는 고류 산장을 목표로 등정 하기 시작한다. 우시로다테야마 연봉 등산 코스는 위험한 쇠사슬 구간이나 사다리 타기도 없는 비교적 안전한 코스다. 이 등산 코스 대열에 참여한 여성들의 나이대는 60대와 40대들로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현재는 카페 ‘GORYU’를 경영하고 있는 65세의 다니자키 아야코는 생전에 남편이 가장 좋아했던 그 산 코스 등정에 처음 참여 했다. 훗교쿠 유업에 다니는 회사원 마미야 미코는 42세로 거래처인 카페 ‘GORYU’에 들렀다가 단골이 되어 카페 주인 다니자키 아야코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그녀는 대학시절 산악부 출신으로 처음 산에 올라가는 아야코를 등산로 입구로 이끌어주다가 함께 산 정상에 올라간다. 은퇴 후 남편이 등산에 미쳤다 생각했던 아야코는 산 정상에 올라가서야 비로소 살아 생전에 함께 오르지 않았다는 걸 후회 한다. “등산로 입구에 선다는 건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거야. 등산로 입구까지가 멀거든.” '산에 오르면 그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북알프스 오모테긴자> 편에는 고등학생 노가미 유이가 등장한다. 지방 동네의 작은 노래자랑 대회에서 트로피를 휩쓸던 가수지망생 노가미 유이는 음악 교사에게 방과 후 레슨을 받아 음악 대학에 기적적으로 입학해서 성악을 전공한다. 유이는 반주자 메이트이자 피아노 전공의 이와타 유카로와 유명한 음악가 집안 출신에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마에다 미사키와 함께 산에 올라간다. 출신도 성장 배경도 다른 세 명의 음대생들은 산을 오르는 동안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한다. 평범한 회사원 아버지를 둔 유이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가인 부모님을 따라서 해외 초청 연주회를 다녔던 미사키가 독일 유학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부러워 하며 질투를 한다. 산을 오르는 동안 자연의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 이와타 유카로는 유이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작곡 하고 싶어 한다. 출발선부터 다른 미래의 음악가들은 과연 목표 했던 산 정상에 무사히 올라 갈 수 있을까? 돌아보지 않는다. 똑바로 앞을 보며 올라간다. 커다란 바위를 돈다. 창끝이 떡 나타난다. 공이 날아갈 거리 정도가 아니다 눈 싸움도 가능한 거리다. 하지만 이걸로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가갔다고 생각하면 냉담하게 밀쳐내니까 '언젠가는 누군가 죽겠지?' 라고 기대하며 읽다가 다음 편 산에 올라가는 이들의 사연을 따라 가다 보니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면서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오해와 갈등을 풀어 나가고 화해 한다. 산을 올라가는 과정은 종종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한 고비를 넘었다 싶으면 또 다른 고비가 나타나고, 한 고비에 올라서고 나서야 산을 내려가는 동안 앞으로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미나토 가나에의 <등산 일지>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혼자 산에 올라가지 않는다. 손님과 가게 주인 사이로 만난 이들, 전공이 다른 대학 동기들, 갈등을 겪고 있는 엄마와 딸, 가업 승계자였던 오빠의 죽음으로 갑작스럽게 가업을 있게 되어 힘에 버거웠던 이가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과 함께 산에 올라간다. 서로 다른 삶을 살며 서로 다른 인생의 행로를 걸어가던 이들은 산에 오르는 동안 누군가로 부터 도움을 받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 능선을 걷다 아담한 바위 밭을 올라간 곳에 정상이 있었어. 내 머리 위에는 하늘, 파란 하늘 단지 그것 뿐이야. 어느 날 문득 산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양한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 내고 가고 싶은 산에 직접 등정 한 영상을 찍은 어느 유튜버 채널 영상에 시선을 고정 시킨다. 뒤이어 알고리즘으로 올라오는 비슷한 주제의 영상을 관람하다 어느 새 도파민에 중독 되어 눈으로 감상한 그곳은 이미 가 본 것이나 다름 없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삶의 여유가 있게 되면 타인에 대해 너그러워지지만 지금의 내 삶이 힘겨워서 나 살기도 급급할 경우에는 누가 어떻게 되던지 관심을 가질 마음의 여유가 없다. 소득 양극화로 인한 빈부의 격차 ,갈수록 줄어드는 안정적인 일자리로 불안한 앞날이 나날이 짙어지고 있는 이 사회가 지옥이라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산은 천국인 것이다. 지난 괴로운 날들은 괴로웠다고 인정해도 돼. 힘들었다고 입 밖에 내어 말해도 돼. 그리고 그걸 지나온 자신을 그냥 위로해줘. 이제부터 다음 목적지를 찾으면 되는 거야. -미나토 가나에의 <노을 진 산정에서> 중에서 |
|
여성의 이야기를 가장 다정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신간을 읽었다 따뜻한 일본작가의 산 이야기라고 해서 펼친 책은 뜻밖의 내 에어포켓이 되어주었다 말 그대로 숨 쉬는 것 같았다. 다행히(?) 네 편의 단편집을 모아놓은 책이라 긴 호흡이 필요하지 않아서 더 좋았음 오늘은 퇴근길에 완독해서 책을 덮고, 눈감고 왔는데 하산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출근말고 도망가고 싶어서 읽는내내 나는 주인공들과 같이 등반했었나보다 ⛰️ 산에 갈때마다 머리 뚜껑이 점점 더 많이 열렸다. 목소리가 바깥으로, 높이, 멀리 날아간다. 내 마음을 싣고. 하지만 지상으로 돌아오면 뚜껑은 다시 단단히 닫혀서 열기 어려워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건 고사하고 숨겨야만 하는 내가 사랑 노래를 부를 수 있을 리 없다 ️⛰️ 지금의 행복을 부정해서 어쩌려고. 부정한 지금이 과거가 되면, 또 그 미래의 행복도 부정하게 될 뿐이잖아 🍀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미루지 말고 행복하기! 올해 10월 정상 등정을 위해 오르기 시작한 3월의 나의 산은 훗날 나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
🏔️산에 얽힌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의 풍경을 모아 담은 연작 소설집 『노을 진 산정에서』. 사별, 지나간 인연, 사랑과 우정 사이, 가족 관계⋯⋯ 각자의 고민과 다짐을 안고 산에 발을 내딛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사연에 따라 산을 정하고,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목표에 맞추어 발을 옮기는 과정을 따라 읽으며 나도 그 기분과 정경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그 생각은 ’마지막 등산이 언제였지?’ 하는 질문으로 번졌고⋯⋯ 4년 전 어느 봄날, 아주 따뜻하고 인상깊었던(그래서 그날의 인상으로 소설까지 써버린) 가벼운 산행 이후로 한 번도 제대로 산에 오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그러니까 요점은, 이 책이 산과 이렇게나 친하지 않은 나조차 산에 가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는 것. ◽️ 산에서 멀어진 인간에게 등산로 입구에 선다는 건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거나 매한가지야. 등산로 입구까지가 멀거든. 몇 년, 몇십 년이 걸릴 정도로. 내일 하산해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면 다음이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79p ◽️ "저는 마미코 씨에게 물었어요, 실은 남편에게 질문하고 싶었던 것을.  ̄ 왜 고류다케를 좋아해요?" 32p 🏔️ 두 번째 소설 「북알프스 오모테긴자」의 유이, 사키, 유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지난 여름 친구가 도쿄 여행에서 보내준 사진을 떠올리며 그들이 놓인 장면을 그려보았다. 사진 속 안개에 둘러싸인 산은 나와 동떨어져 있기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 사진 속 산의 이미지를 넘어 실제의 산 속으로 더 가까이, 더 깊이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유이와 사키가 거센 비를 뚫고 산행길에 오르거나,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박 한 조각을 나누어 먹는 장면 들에서는 이런 경험들은 정말이지 ‘산’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걸 체감했다. 대학에서 만나 음악을 통해 엮인 세 인물의 풋풋하고도 애절한 이야기는 최은영 소설을 읽을 때 느낀 감정을 떠올리게도 했다. ◽️ "힘내라. 유는 이렇게 격려하지 않는다. 유이라면 할 수 있다고 고무하지도 않는다. 이쪽이 약한 소리를 뱉어도 싱글싱글 웃고있다. 속도를 맞추어서 걸어준다. "거기를 잡아"라는 조언이 아니라 "어디에 손을 놓으면 편할 것 같아?"라는 힌트를 준다. 정답을 맞히면 칭찬해준다.” 153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도서제공 #비채 #김영사 #문학 #소설 #미나토가나에 #노을진산정에서 #비채 #김영사 #문학 #소설 #미나토가나에 #노을진산정에서 |
|
책을 읽는내내 유치원 시절, 엄마와 동생과 함께 동네 뒷산을 올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록 그날은 날씨가 흐려 풍경이 또렷이 보이지 않았지만…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함께 웃던 순간만큼은 선명하다-! 그후로 따로 등산을 하거나, 등산을 취미삼지는 않았지만 가끔 그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작은 산길을 걸으며 느꼈던 포근함, 가족과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유년시절의 그리움까지. <노을 진 산정에서>를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웃음 지었고 사연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기억은 언제나 마음속 깊이 남아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산을 오르지만, 사실 그들이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이다. 깊이 묻어 두었던 감정들,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마음들이 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리고 내려올 때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이 된다. ‘나에게 산은 어떤 의미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일상 속에서 등산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자연이 주는 위로는 언제나 크다. 어릴 때부터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집에 돌아가는 순간마다 그곳에 있는 자연을 만끽하며 힘을 얻곤 했다. 내게 있어 도시는 여전히 갑갑하고 복잡하여 늘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돌아갈 곳에 자연이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된다. 힘든 순간들이 와도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가끔은 발걸음을 멈추고, 스치는 바람과 나뭇잎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 그 순간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걷고 대화를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순간순간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산은 그리고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우리가 오르기만 하면 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읽고 작성했습니다. |
|
#노을진산정에서 #미나토가나에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 #일본소설 #서평단 #도서협찬 책을 덮고 기지개를 켠다. 익숙한 느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이 떠오르는 이유는 아마도 간지럽기 때문인 듯. 누군가는 전화기를 붙들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갑자기 소환된 그 혹은 그녀와의 오래된 추억에 취해서. 산에 함께 오르면서 '산'은 변하지 않는다고 누군가 말한다. 일부러 그 누군가를 모르는 척 대한 어떤 이는 변하지 않은 것은 '산'만이 아니라 한다. 그것도 두가지나. 하나는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행동식에 남아 있는 것이 건포도라는 것. 다른 하나는 이 산을 내려가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아마도... 산을 오르는 두사람. '둘'이지만 '셋'이다. 두사람은 함께 오지 않은 누군가를 떠올린다. 삼각관계.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라 부정출발은 하고 싶지 않다. 같은 마음이라 지금 자신이 품고 있는 마음이 진짜인지 궁금하다. 어쩌면 지금 같이 등반하는 이의 마음보다 더. 노을이 진 산 정상에서 악기를 꺼내고 노래를 한다. 그토록 반대하던 엄마가 등반을 제안한다. 왜 그렇게 산을 싫어 해? 산에 오르다 주기도 해. 아빠는 얼굴조차 모른다. 막연히 산과 관계 있겠구나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오늘 피해오던 아빠 이야기를 꺼낼 것 같다. 설마 이 산을 함께 왔었어? 진짜? 이 산에서 프로포즈도 받았는 걸. 근데 왜 지금까지 오르지 않았어? 엄마는 이제 산에 오르겠다 다짐한다. 엄마의 배낭을 얻으려면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하지? 오랜만에 쓰는 편지. 너와 함께 오르고 싶었던 산을 나 혼자 오른다. 그간 연락 못해서 미안해하는 친구의 이야기. 그들의 사정.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산행은 이제 시작이다. 저자는 초기작 <고백> 이래로 한 사건을 여러 등장인물 각자의 시각에서 교차 편집하며 퍼즐을 맞추듯 전개하는 방식을 고수했었다. 이번 작품집도 그런 전개일 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집이었네. 오히려 신선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
☆비채서포터즈3기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지난 괴로운 날들은 괴로웠다고 인정해도 돼. 힘들었다고 입 밖에 내어 말해도 돼. 그리고 그걸 지나온 자신을 그냥 위로해 줘. 이제부터 다음 목적지를 찾으면 되는 거야. p.316 '산' 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속 서래의 대사 '지자요수인자요산(智者樂水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산에 오르는 네 개의 이야기 속으로 한발짝 들어가 보자. 하나, 세상을 떠난 남편의 꿈을 대신 이어 카페를 운영하는 65세 아야코와 대학 시절 산악부였던 42세 마미코가 함께 고류다케를 오르며 각자의 과거와 화해하게 된다. 둘, 음악을 전공하는 유이, 유, 사키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그들은 등산을 통해 서로 진심을 나누고 자연 속에서 자유를 느끼며 자신들의 꿈을 되찾는다. 셋, 육상부와 농구부에서 운동을 하던 딸 나쓰키가 대학에서 산악부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자 이를 완강하게 반대하는 간호사 엄마 지아키가 함께 산을 오르며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넷, 집안 대대로 이어온 화과자점을 운영하던 에이코는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고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대학 동창 이짱과 함께 다시 산을 찾으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각자의 삶이 최선을 다한 길이었음을 인정하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산'이라는 자연이 주는 위로가 무엇일까?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서로 각자 다른 이유로 산을 찾게 된다. 산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등산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아무리 험한 산이라도 숨을 고르며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결국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그리고 숨을 고르며 내딛는 발걸음 속에서 우리는 내면과 마주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위로를 받게 된다. 초록빛으로 물드는 따뜻한 봄의 기운이 스미길 바라는 마음에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둘레길을 걸으며 지난겨울의 충격과 고통을 덜어내기로 했다. <노을 진 산정에서>를 읽고서 말이다. 책장을 덮으며 문득 생각한다. 친구들과 함께 둘레길에서 만나지 않을래요? #노을진산정에서 #미나토가나에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 #일본소설 #힐링소설 |
*이 리뷰는 비채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산, 특히 등산과는 담을 쌓은 인생이지만 뜻밖의 기회로 산과 관련된 소설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 작가의 책을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기대 없이 가볍게 읽었는데... - 결론: 너무 재밌어 『노을 진 산정에서』는 네 개의 연작 소설로 구성된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으로, 일본에 있는 산을 중심으로 연결된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책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이나 특히 전문 산악인들이라면 용어가 낯설지 않을 테지만, 정반대의 사람이라면 다소 새로울 단어들이 가끔 보인다. (헷갈린 단어 중에 '산정(산의 맨 위)'이 있는데, 계속 '산장(산속의 별장)'이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나중에 깨닫기도 했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아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고, 끝까지 읽으면 나름 전문 산악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재미있다고 느낀 이유는 아마 새로움과 익숙함의 결합이 아닐까 싶다.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많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장소긴 해도 유명 여행지가 아니면 자세한 지명을 알기 어려운 데다, 특히 후지산 이외의 산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각각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기 쉽지 않다. 그런데 산의 이름을 제목에 원어 그대로 둔 이 책은 '산'이라는 익숙함에 '다른 공간'이라는 새로움을 부여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일본이란 나라를 직접 구경한 듯한 느낌을 받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책을 읽으며 산에게 가졌던 일종의 고정관념을 해체할 수 있었다. 나에게 산은 딱딱한 공간일 뿐이었는데 소설 속의 인물들에게 산이란 인생이고, 도전이었으며, 성취였다. 네 개의 이야기 중 가장 좋았던 마지막 이야기인 「부나가타케 • 아다타라산」였는데, 대학생 때 산악부에서 만난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의 글이라 몰입하며 읽었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둘이 각자의 자리에서 산을 올라가며 과거를 돌아보고, 후회하고, 다시 나아가는 걸 보면서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난 괴로운 날들은 괴로웠다고 인정해도 돼. 힘들었다고 입 밖에 내어 말해도 돼. 그리고 그걸 지나온 자신을 그냥 위로해 줘. 이제부터 다음 목적지를 찾으면 되는 거야." 이 문장처럼, 산과 인생은 꽤 닮아 있다. 삶에 대해 고민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산'을 통해 알아가 보면 어떨까? 헤매는 모든 이들이 다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길 바라며 『노을 진 산정에서』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한 줄 평: 산의 의미를 재정립해 보는 시간 |
|
산에 오르는 이야기로 옵니버스 단편들이 담겨있는 소설집. 산이 주인공 이기도 하지만 그 산에 오르는 인물 끼리의 관계, 갖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 마음들. 이 모든것이 합쳐져 '산을 오른다' 라는 행위에 얹어진다. 다테야마, 오모테긴자(북 알프스), 아다타라 산 등등. 지명만 익히 알아두고 아직 가보지 못한 무궁무진한 일본의 지역들을 떠올리며 언젠가 하이킹을 가고싶다 는 소망만 있었는데 이번 #노을진산정에서 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그 기분을 해소 할 수 있었다.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미덕은 일상적으로 보이는 말과 사소한 행동의 행간속에 인물들의 그때그때 감정과 그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잘 실어 놓는 다는 것. 글을 읽거나 쓰는 입장에서는 무척 부러운데 읽기에는 쉽지만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게 무척 어렵고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 편 중에 <다테야마, 쓰루기다케> 편이 가장 좋았는데 등산 가이드가 된 딸과 같이 산을 오르는 어머니와의 감정의 밀도가 높고 낮음을 반복하는 산윽 능선과 같이 잘 묘사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등산을 기피하는 나 조차도 읽어 내려가면서 '이 산은 어떨까?' 싶게 만들었던 #미나토가나에 #노을진산정에서 산과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오래 잔상에 남을듯 하다. . . . . #노을진산정에서 #미나토가나에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 |
|
나카시마 테츠야의 영화 <고백>을 인상 깊게 보고 원작을 찾아 읽은 적이 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원작 소설을 읽는 건 영화에서 느낀 축축하고 음울한 인상을 확장하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여지껏 미나토 가나에를 어둠의 스릴러만 쓰는 작가인 줄 알고 있다가, 이번 신간을 읽고 꽤나 놀랐다. 제목과 표지가 주는 첫느낌 그대로 ‘본격 등산! 힐링! 드라마!’가 주제인 연작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를 보니 실제 작가의 취미가 등산이고, 《여자들의 등산일기》에 이어 두 번째로 쓰는 등산 주제의 소설이라고 한다. 〰계속하길 잘했어. 내가 선택한 산에 후회는 없어.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산에 오른다. 남편이 생전 가게에 걸어 놓았던 사진 속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서, 사라진 친구가 남겨둔 일정표대로 산에 올라 친구의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서(그리고 그 친구가 작곡한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산악 가이드의 꿈을 반대하는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서, 지금은 세상을 떠난 너희 아빠에게서 프로포즈 받은 장소가 이 산이었다고 딸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성차별을 딛고 화과자 가게의 장인 자격을 물려 받았지만 팬데믹으로 사업이 어려운 와중에 그럼에도 위기를 돌파해보자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무턱대고 산에 올랐다가 가슴 벅찬 풍경을 선물처럼 마주친 경험이 있는 터라, 등산을 통해 어지러운 마음을 가다듬고 등산으로 유대감을 쌓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친구의 등만 좇아 무작정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헉헉 거친 호흡 소리도 잊고 눈썹에 묻은 이슬도 못 느낀 채 정상에 도착하곤 했다. 저질체력이지만 해냈다는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정상에서 친구와 먹는 과자와 간식은 늘 꿀맛이었고, 그 순간 만큼은 정상에 선 모든 이들과 가는 실로 연결된 기분이 들었다.(물론 이 기억들이 열 손가락 안에 꼽는 등산러…) 요즘 MZ세대의 대표 취미 중 하나가 등산인 만큼 시대를 반영한 힐링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의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일본 등산을 소재로 한 만큼 일본의 낯선 지명과 산봉우리 이름이 왕왕 등장한다는 것. 독서 집중력이 가끔 흐트러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