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은 단순히 부조리한 관료제에 맞서는 이야기라기보다, 끊임없이 설명을 요구하지만 끝내 설명을 얻지 못하는 인간의 상태를 그린 소설이다. 측량사 K는 성에 다가갈수록 오히려 더 멀어지고, 도움처럼 보이는 관계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얽히게 만든다. 반복되는 방문, 어긋나는 대화, 흐릿한 권한들은 체계보다 그 안에 적응해버린 사람들의 태도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읽다 보면 답답함보다 묘한 체념이 남고, 그 체념이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정확한 감정이다.도착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