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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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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4.8.29.   요즘 정부는 적폐청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가? 가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썩어서 도려내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래까지 담보해 가면서 도려내는데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할 것인가? ‘과거의 적폐청산과 미래의 비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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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4.8.29.

 

요즘 정부는 적폐청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가? 가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썩어서 도려내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래까지 담보해 가면서 도려내는데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할 것인가? ‘과거의 적폐청산과 미래의 비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는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싸가지 없는 진보2012년 대선에서 패한 현 여당이 자기 성찰 없이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싸가지 없는 정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을 조목조목 들어서 반론하는 책이다. 이미 출간 된지 몇 년이 지나 박근혜 정부가 촛불 민심으로 물러나고 문제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지금의 여당에게 해당되는 문제점이 대부분 그대로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생각된다. 정치란 한 번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쓴 책으로 미국은 드라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갑과 을의 나라>, <룸싸롱 공화국>, <한국현대사 산책등 다수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결과로 인해 여러 종류의 병에 걸려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민심난독증이다. 입만 열면 민심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왜곡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무뇌증이다. 유권자들의 의식 성향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정당의 권력비판 기능과 범위가 변화했는데도 민주당은 과거 관행만 답습하는 등 뇌 기능을 관성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싸가지 결핍증이다. 싸가지 없기 때문에 민심을 읽지 못하고 관성의 포로가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진보에 해가 된다는 주장은 선거에서 승패를 사실상 결정짓는 20퍼센트의 유권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당 전술은 딱 하나인 것 같다. 바로 인질극. ‘얘네 싫지? 그러면 날 뽑아이거다. 칼 들이대고 인질극 하는데 그런 방식이 통하냐는 것이다. 이회창 나올 때는 이회창 심판해야 한다고 하고, 이명박 심판, 박근혜 심판, 어쩌라는 건지. 유권자들 입장에서 질릴 만하다. (p.36)” 이런 민주당의 심판은 반대편만을 향할 뿐 자신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마법의 주문이다. 민주당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자신에 대한 심판, 즉 성찰을 해본 적이 있는가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민주당을 왕싸가지라고 생각한다. 2012년 대선 패배 직후 진보 진영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변명을 내놓은 것도 문제가 있다. 운동장이 진보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로서는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두 번의 정권 창출은 어떻게 할 수 있었단 말일까? 이런 변명은 엄격한 자기 성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자기 열등화 전략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차라리 자기성찰과 개혁을 위해 애쓰는 게 좋지 않을까?

 

민주당은 물론 좌파정당을 보더라도, 맹활약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들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운동권 내부의 학벌주의가 바깥세상의 학벌주의보다 지독하기 때문에, 이름 없는 대학의 운동권은 정치판에 명함 내밀기가 힘들다.(p.82)”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신의 학벌 자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론 풍요를 누린다. 당위만을 놓고 보자면 진보가 보수에 비해 멋져 보이는 데다 그럴듯한 도덕 자본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지식 엘리트의 이념 구성은 현실세계와는 달리 진보 지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기들에게 선거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유권자가 욕망에 투항했다는 식으로 싸가지 없는 진단을 내놓는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말하는 이들의 재산을 까보면 욕망에 투항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균보다 훨씬 많다.

 

운동권 정서는 대중의 욕망을 읽는 데에도 매우 둔감하다. 자신의 욕망엔 충실하면서도 대중의 욕망은 극복해야할 대상으로만 여기니 그 속내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들이 보기에 더 잘 먹고 더 많이 소비하며, 자녀를 더 잘 교육시키겠다는 대중의 욕망은 자본주의 체제에 물든 거짓 욕망일 터이다. 이런 대중과 함께 어찌 저 피안의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단 말인가! (p.152)”이처럼 국민의 욕망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방적인 자기들의 말만 쏟아낸다. 알린스키는 의사소통은 듣는 대중의 경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타인의 가치관을 온전히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의사소통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유머 감각이다. 상황이 매우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요즘 진보, 개혁 진영을 보면 항상 너무 비장하고 너무 심각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대중이 편하게 다가오기 어렵지 않을까?

 

심판과 네거티브를 외치더라도 유권자들이 그러는 너는?’이라고 반문할 때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에 민주당의 치명적인 문제는 싸가지에 앞서 가벼움이다. 어찌나 정당을 자주 때려 부수고 이합집산을 하는지 심심하면 당 이름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p.167)” 현 공식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은 2000년 들어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다. 포장마차나 떴다방 수준으로 당이 만들어지다 보니 노선도 오락가락하는 데다 그 과정에서 계파들 간 이전투구만 확대생산 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니 국민의 꾸준한 지지를 받기 쉽지 않다.

 

도덕은 자신을 향하지만 도덕주의는 남을 향한다. 남을 단죄할 땐 도덕주의의 칼을 쓰고, 자신의 처신은 도덕을 초월하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p.178)” 도덕을 초월하다 못해 유린하면서 쓰는 말이 대의(大義)에 충실하자거나 대국적으로 보자는 말이다. ‘시대정신이라는 말도 쓰인다. 도덕은 개인 수준의 사소한 것인 반면 대의시대정신은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이라는 자기 암시가 내포되어 있는 용법이다. 도덕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 진기한 현상도 목격된다. 아니 따지고 보면 진기할 것도 없다. 이 경우의 도덕적 우월감은 대의시대정신과 관련된 것으로 개인의 행실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오랜 세월 누려온 사회문화적 동질성으로 인해 예스노센트리즘이 강한 나라다. 자민족중심주의, 자문화중심주의, 자기집단중심주의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말은 자신의 문화를 다른 문화에 비해 우월하다고 여기는 걸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것에 대한 편견은 강한 반면 인내심이 약한 성향을 가리킬 때에 쓰이기도 한다.(p.185)” 예컨대, 에스노센트리즘이 강한 사람일수록 강한 동성애혐오증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동성애자, 미혼모, 외국인 노동자, 혼혈인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다름틀림이라고 말하는 언어 습관도 그런 성향과 무관치 않은데, 이게 도덕의 다차원성을 이해하는 데에도 장애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념에 분노하지 않는다. 도덕에 분노한다. 거대한 것에 분노하지 않는다. 사소한 것에 분노한다.(p.198)” 우리는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 동시에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과 비교해서 분노한다. 이념이나 정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분노의 소재론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국의 현 여야관계도 도덕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에게 아첨하다가고 선거만 끝나면 귀족처럼 군림하는 쌩쇼의 정치를 넘어서는 정치인들을 보고 싶다.(p.241)” 내가 보기엔 유권자의 수준이 정치인의 수준보다 결코 높지 않다. 정치인도 달라져야 하지만, 유권자도 달라져야 한다. 유권자가 요구할 것도 많지만, 정치인이 요구할 것도 많다. 나는 유권자에게 감히 요구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풀뿌리 건설은 바로 그런 요구가 없인 실현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적을 업신여기면 반드시 패한다.’ 이순신 장군의 말씀이다. 이 말 이상 민주당과 진보에 좋은 말이 없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상대편을 업신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보수를 숭배하거나 존경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트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p.245)” 박근혜의 국정농단으로 촛불 민심을 일으켜 정권창출에 성공한 민주당은 이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잘못된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미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당을 쇄신한다면 더 나은 삷을 위해 국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싸가지 없는 진보정신을 버리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시기에 나온 것이지만 정권을 재창출 하려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얻을 것이 많다 생각한다.

 
k******4 2024.02.19.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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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변해야 한다, ‘싸가지 없음’에서 ‘싹수 있음’으로..
"이제 변해야 한다, ‘싸가지 없음’에서 ‘싹수 있음’으로.." 내용보기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어떤 정치인들은 자기가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도 되레 큰소리치며 변명한다. 그런데 그런 변명이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 아마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며 일반화시키기 때문일 게다. 그런 정치인들을 보거나, 또 그 사람의 변명에 반응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변해야 한다, ‘싸가지 없음’에서 ‘싹수 있음’으로.." 내용보기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어떤 정치인들은 자기가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도 되레 큰소리치며 변명한다. 그런데 그런 변명이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 아마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며 일반화시키기 때문일 게다. 그런 정치인들을 보거나, 또 그 사람의 변명에 반응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이성에 앞서 먼저 감정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진보라 칭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나부터도 짜증이 난다.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말을 하는데도, 그들은 도무지 사람에게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강준만 교수가 쓴 이 책은 진보라 칭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그에 대해, 사람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난 그의 저작을 자주 찾아 읽는 편이다. 그만큼 현실에 기준을 둔 비판이기에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요즘 싸가지라는 말은 공적영역, 사적영역을 막론하고 널리 쓰이고 있다. 원래 싸가지란 말은 강원도와 전남에서 쓰이던 싹수라는 단어의 방언으로,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장래성보다는 예절이나 버릇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 인간관계나 집단에서 잘났거나, 잘난 척하는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배려부족, 무례, 독선, 오만, 도덕적 우월감 등을 지적할 때 쓰이고 있다 보니, 싸가지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싸가지 문제가 정치적인 영역에 끼어든 것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는 방식, 즉 태도에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진보와 보수가 똑같은 행위를 하고, 또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보수는 욕을 먹을지언정 싸가지 없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데, 왜 진보는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일까? 일반 사람들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에 무능한 것은 국경을 넘어 모든 진보주의자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 이것은 그들에게 감정표현 능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즉 유권자들의 감정에 둔감하여 무능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 감정에 대해서는 훨씬 유능하지만 자기 감정의 포로가 되어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 보수는 거짓을 말하더라도 사람에게 이야기하지만, 진보는 진실을 말하면서도 사람이 아닌 사물에게 말을 한다는 것이다.

 

지식 엘리트의 속성은 자신의 비교우위가 지식, 지성, 비전에 있다는 것을 거의 본능 비슷하게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타인과 세상에 대한 계몽 욕망으로 충만해 있으며, 이것이 싸가지 문제로 비화되는 원인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사회에서 도덕은 박약하고 폄하되는 반면, 도덕주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진보진영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또 다른 진보는 그것에 대해 보수보다도 더 심한 공격을 퍼 붓는 것을 우리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은 공정하다는 생각을 내 보이기 위해서이고,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도덕은 자신을 향한 것이지만, 도덕주의는 남을 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비판에는 비판에 이은 대안이 있어야 함에도, 그들은 비판만을 하고 있다. 사실 그것은 자신만이 옳다고 우기는 것으로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식의 주장이 바로 싸가지의 문제이자, 도덕의 문제라는 것을 그들은 꿈에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싸가지 없는 진보라고 욕먹는 문제는 진보 전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현상이지만, 진보 내부의 헤게모니 쟁탈을 위해서는 가장 강력하고 효용적인 정치 방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기에 그것은 항상 단기적으로는 남는 장사이며, 이것이 싸가지 없는 진보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굴레라고 한다.

 

진보든 보수든 그들의 목표는 정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정권은 전통시대마냥 세습된다거나, 돌아가면서 순번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다시 말해 유권자들의 투표로 얻을 수 있다. 그러기에 싸가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난 선거들을 살펴보면 진보에서 내놓는 이슈들은 항상 심판론 뿐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심판은 항상 상대편, 즉 보수를 향할 뿐이지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마법의 주문이었고, 그 와중에서 싸가지 문제는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유권자들은 심판의 필요성에 공감하더라도 자격 없는 세력이 외치는 심판엔 반감을 갖기 마련인데, 거기에 싸가지 문제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선거에 패하고서 내놓는 원인은 더 왕 싸가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들이 잘 못하고 반성할 것은 생각 하지 못하고, 둘러대는 핑계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보야말로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느낌과 이미지를 뇌리에 강력하게 자리잡게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정치와 선거는 20%의 유권자가 결정하는 싸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전체 유권자들 중 진보와 보수의 고정지지 층은 각각 대략 30%내외를 차지하며, 이들은 요지부동의 세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40% , 20%는 정치를 비토 하는 즉, 투표하지 않는 세력이라고 할 때, 결국 20%의 유권자가 당락을 결정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정치인의 의사표출 방식이나 태도이며, 여기서 싸가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진보에 만연한 병이 싸가지 결핍증이며, 그러기에 과거의 선거에서 진보는 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가 내리는 가장 가까운 지난 보궐선거에 대한 총평은 그래서 싸가지 없는 진보는 진보의 무덤이다.”라는 것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한국의 진보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정파주의라고 한다. 당이 잘되고 우리 계파가 잘못되느니, 당이 잘못되더라도 우리 계파가 잘되는 것이 낫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사회에서의 선거는 이기고 싶다면서도 사실상 패배하기 위해 애쓰고, 바꾸고 싶다면서도 바꾸지 않게 하려고 발버둥치는 진보의 패배로 귀결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암울해진다.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말은 그들이 상대나 국민을 업신여기는 데서 비롯된다. 보수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도 그들의 지능은 과소평가하는 진보, 모든 것이 자신들만이 옳다고 우기며 자신들만의 언어로 가르치려 드는 진보, 그들이 상대를 존중하고, 사물이 아닌 사람을 향해 대화하는 방방을 깨우칠 때, 비로소 진보는 싸가지 없음에서 싹수 있음으로 바뀌고, 그들이 원하는 집권전략이 성공하리란 생각이다. 나도 싹수 있는 진보의 모습을 보고 싶다.

k*****1 2014.09.11. 신고 공감 1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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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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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결과로 인해 여러 종류의 병에 걸려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민심난독증’이다. 입만 열면 민심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왜곡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무뇌증’이다. 유권자들의 의식 성향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정당의 권력비판 기능과 범위가 변화했는데도 민주당은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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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결과로 인해 여러 종류의 병에 걸려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민심난독증이다. 입만 열면 민심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왜곡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무뇌증이다. 유권자들의 의식 성향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정당의 권력비판 기능과 범위가 변화했는데도 민주당은 과거 관행만 답습하는 등 뇌 기능을 관성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싸가지 결핍증이다. 싸가지 없기 때문에 민심을 읽지 못하고 관성의 포로가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진보에 해가 된다는 주장은 선거에서 승패를 사실상 결정짓는 20퍼센트의 유권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당 전술은 딱 하나인 것 같다. 바로 인질극. ‘얘네 싫지? 그러면 날 뽑아이거다. 칼 들이대고 인질극 하는데 그런 방식이 통하냐는 것이다. 이회창 나올 때는 이회창 심판해야 한다고 하고, 이명박 심판, 박근혜 심판, 어쩌라는 건지. 유권자들 입장에서 질릴 만하다. (p.36)” 이런 민주당의 심판은 반대편만을 향할 뿐 자신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마법의 주문이다. 민주당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자신에 대한 심판, 즉 성찰을 해본 적이 있는가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민주당을 왕싸가지라고 생각한다. 2012년 대선 패배 직후 진보 진영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변명을 내놓은 것도 문제가 있다. 운동장이 진보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로서는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두 번의 정권 창출은 어떻게 할 수 있었단 말일까? 이런 변명은 엄격한 자기 성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자기 열등화 전략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차라리 자기성찰과 개혁을 위해 애쓰는 게 좋지 않을까?

 

민주당은 물론 좌파정당을 보더라도, 맹활약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들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운동권 내부의 학벌주의가 바깥세상의 학벌주의보다 지독하기 때문에, 이름 없는 대학의 운동권은 정치판에 명함 내밀기가 힘들다.(p.82)”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신의 학벌 자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론 풍요를 누린다. 당위만을 놓고 보자면 진보가 보수에 비해 멋져 보이는 데다 그럴듯한 도덕 자본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지식 엘리트의 이념 구성은 현실세계와는 달리 진보 지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기들에게 선거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유권자가 욕망에 투항했다는 식으로 싸가지 없는 진단을 내놓는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말하는 이들의 재산을 까보면 욕망에 투항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균보다 훨씬 많다.

 

k******4 2018.06.21. 신고 공감 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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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강준만인물과사상사/ 2014.8.29.sanbaram   요즘 정부는 적폐청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가? 가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썩어서 도려내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래까지 담보해 가면서 도려내는데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할 것인가? ‘과거의 적폐청산과 미래의 비전을 동시에 추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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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4.8.29.

sanbaram

 

요즘 정부는 적폐청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가? 가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썩어서 도려내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래까지 담보해 가면서 도려내는데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할 것인가? ‘과거의 적폐청산과 미래의 비전을 동시에 추진할 수는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싸가지 없는 진보2012년 대선에서 패한 현 여당이 자기 성찰 없이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싸가지 없는 정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을 조목조목 들어서 반론하는 책이다. 이미 출간 된지 몇 년이 지나 박근혜 정부가 촛불 민심으로 물러나고 문제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지금의 여당에게 해당되는 문제점이 대부분 그대로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생각된다. 정치란 한 번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쓴 책으로 미국은 드라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갑과 을의 나라>, <룸싸롱 공화국>, <한국현대사 산책등 다수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결과로 인해 여러 종류의 병에 걸려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민심난독증이다. 입만 열면 민심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왜곡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무뇌증이다. 유권자들의 의식 성향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정당의 권력비판 기능과 범위가 변화했는데도 민주당은 과거 관행만 답습하는 등 뇌 기능을 관성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싸가지 결핍증이다. 싸가지 없기 때문에 민심을 읽지 못하고 관성의 포로가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진보에 해가 된다는 주장은 선거에서 승패를 사실상 결정짓는 20퍼센트의 유권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당 전술은 딱 하나인 것 같다. 바로 인질극. ‘얘네 싫지? 그러면 날 뽑아이거다. 칼 들이대고 인질극 하는데 그런 방식이 통하냐는 것이다. 이회창 나올 때는 이회창 심판해야 한다고 하고, 이명박 심판, 박근혜 심판, 어쩌라는 건지. 유권자들 입장에서 질릴 만하다. (p.36)” 이런 민주당의 심판은 반대편만을 향할 뿐 자신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마법의 주문이다. 민주당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자신에 대한 심판, 즉 성찰을 해본 적이 있는가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민주당을 왕싸가지라고 생각한다. 2012년 대선 패배 직후 진보 진영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변명을 내놓은 것도 문제가 있다. 운동장이 진보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로서는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두 번의 정권 창출은 어떻게 할 수 있었단 말일까? 이런 변명은 엄격한 자기 성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자기 열등화 전략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차라리 자기성찰과 개혁을 위해 애쓰는 게 좋지 않을까?

 

민주당은 물론 좌파정당을 보더라도, 맹활약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들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운동권 내부의 학벌주의가 바깥세상의 학벌주의보다 지독하기 때문에, 이름 없는 대학의 운동권은 정치판에 명함 내밀기가 힘들다.(p.82)”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신의 학벌 자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론 풍요를 누린다. 당위만을 놓고 보자면 진보가 보수에 비해 멋져 보이는 데다 그럴듯한 도덕 자본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지식 엘리트의 이념 구성은 현실세계와는 달리 진보 지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기들에게 선거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유권자가 욕망에 투항했다는 식으로 싸가지 없는 진단을 내놓는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말하는 이들의 재산을 까보면 욕망에 투항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균보다 훨씬 많다.

 

운동권 정서는 대중의 욕망을 읽는 데에도 매우 둔감하다. 자신의 욕망엔 충실하면서도 대중의 욕망은 극복해야할 대상으로만 여기니 그 속내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들이 보기에 더 잘 먹고 더 많이 소비하며, 자녀를 더 잘 교육시키겠다는 대중의 욕망은 자본주의 체제에 물든 거짓 욕망일 터이다. 이런 대중과 함께 어찌 저 피안의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단 말인가! (p.152)”이처럼 국민의 욕망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방적인 자기들의 말만 쏟아낸다. 알린스키는 의사소통은 듣는 대중의 경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타인의 가치관을 온전히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의사소통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유머 감각이다. 상황이 매우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요즘 진보, 개혁 진영을 보면 항상 너무 비장하고 너무 심각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대중이 편하게 다가오기 어렵지 않을까?

 

심판과 네거티브를 외치더라도 유권자들이 그러는 너는?’이라고 반문할 때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에 민주당의 치명적인 문제는 싸가지에 앞서 가벼움이다. 어찌나 정당을 자주 때려 부수고 이합집산을 하는지 심심하면 당 이름을 바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p.167)” 현 공식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은 2000년 들어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이다. 포장마차나 떴다방 수준으로 당이 만들어지다 보니 노선도 오락가락하는 데다 그 과정에서 계파들 간 이전투구만 확대생산 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니 국민의 꾸준한 지지를 받기 쉽지 않다.

 

도덕은 자신을 향하지만 도덕주의는 남을 향한다. 남을 단죄할 땐 도덕주의의 칼을 쓰고, 자신의 처신은 도덕을 초월하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p.178)” 도덕을 초월하다 못해 유린하면서 쓰는 말이 대의(大義)에 충실하자거나 대국적으로 보자는 말이다. ‘시대정신이라는 말도 쓰인다. 도덕은 개인 수준의 사소한 것인 반면 대의시대정신은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이라는 자기 암시가 내포되어 있는 용법이다. 도덕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 진기한 현상도 목격된다. 아니 따지고 보면 진기할 것도 없다. 이 경우의 도덕적 우월감은 대의시대정신과 관련된 것으로 개인의 행실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오랜 세월 누려온 사회문화적 동질성으로 인해 예스노센트리즘이 강한 나라다. 자민족중심주의, 자문화중심주의, 자기집단중심주의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 말은 자신의 문화를 다른 문화에 비해 우월하다고 여기는 걸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것에 대한 편견은 강한 반면 인내심이 약한 성향을 가리킬 때에 쓰이기도 한다.(p.185)” 예컨대, 에스노센트리즘이 강한 사람일수록 강한 동성애혐오증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동성애자, 미혼모, 외국인 노동자, 혼혈인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다름틀림이라고 말하는 언어 습관도 그런 성향과 무관치 않은데, 이게 도덕의 다차원성을 이해하는 데에도 장애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념에 분노하지 않는다. 도덕에 분노한다. 거대한 것에 분노하지 않는다. 사소한 것에 분노한다.(p.198)” 우리는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 동시에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과 비교해서 분노한다. 이념이나 정책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에 분노의 소재론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국의 현 여야관계도 도덕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에게 아첨하다가고 선거만 끝나면 귀족처럼 군림하는 쌩쇼의 정치를 넘어서는 정치인들을 보고 싶다.(p.241)” 내가 보기엔 유권자의 수준이 정치인의 수준보다 결코 높지 않다. 정치인도 달라져야 하지만, 유권자도 달라져야 한다. 유권자가 요구할 것도 많지만, 정치인이 요구할 것도 많다. 나는 유권자에게 감히 요구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풀뿌리 건설은 바로 그런 요구가 없인 실현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적을 업신여기면 반드시 패한다.’ 이순신 장군의 말씀이다. 이 말 이상 민주당과 진보에 좋은 말이 없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상대편을 업신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보수를 숭배하거나 존경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트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p.245)” 박근혜의 국정농단으로 촛불 민심을 일으켜 정권창출에 성공한 민주당은 이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잘못된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미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당을 쇄신한다면 더 나은 삷을 위해 국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싸가지 없는 진보정신을 버리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시기에 나온 것이지만 정권을 재창출 하려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얻을 것이 많다 생각한다.

 

(이 리뷰는 문학소녀님으로부터 도서를 선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k******4 2017.11.26. 신고 공감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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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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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잘난 척하는 우월감이 문제다. 우월감이야말로 '싸가지 없는 진보'의 동력이다.' -p 46   감정독재 1, 2권을 읽은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워낙 다작이신 저자 기준에서) 정치적인 주장이 담긴 책이 나왔다. '싸가지 진보'라고만 표현해도 의미전달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싸가지라는 단어에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흡수하고 있는데 제목은 친절하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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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잘난 척하는 우월감이 문제다. 우월감이야말로 '싸가지 없는 진보'의 동력이다.' -p 46

 

감정독재 1, 2권을 읽은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워낙 다작이신 저자 기준에서) 정치적인 주장이 담긴 책이 나왔다. '싸가지 진보'라고만 표현해도 의미전달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싸가지라는 단어에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흡수하고 있는데 제목은 친절하게도 '싸가지 없는 진보'라고 풀어써주었다.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이부분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역시나 무척 흥미로웠더라는.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정치'교양서'로서 접근해도 좋을법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이 진보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적인 상대배척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긴 하지만 왜 그러한 입장을 가지게 되었는지, 왜 진보는 그렇게 행동하는지 등에 대해 분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조중동을 통해 정치를 바라보고 있을진대 불매운동등을 통해 배척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해법인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듯. 물론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의도적인 진보죽이기 기사와 논평을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만 있다면 진보가 더욱 귀기울여야 하는 것은 진보언론이 아닌 보수언론의 비판이라는 것이다.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이라는 부제에 맞는 '전략'은 맺는말에 나와있는 듯하다. 너무나도 식상해져 버린 진정성을 버리고 성실성을 보이라는 것. 어떻게? '교회모델'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가족공동체 해체로 인한 공백을 교회공동체가 어느정도 매꿔주고 있는 것처럼(기독교의 해악과는 별도로) 정당이 노인정을, 육아를 지원하는 시설을 만들고 오픈강좌를 통해 시민의식 육성을 지원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교양쌓기를 도와줄 수 있다면 보수를 심판하자는, 그래서 뭐 어쩌겠다라는 내용은 빈약한 심판론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집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선과 악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이러한 경쟁이 이루어질때 국민들이 더욱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그들이 원하는 진성당원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

b******o 2014.09.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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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가 곧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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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집중하지 않고 상대방이 엉뚱한 것을 트집 잡을 때 흔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안 보고 손톱에 낀 때만 본다”고 한다. 본질을 흐리지 말라는 의미일 텐데,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손가락을 깨끗이 해서 상대방이 본질을 흐릴 수 없도록 한다면?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없는 진보: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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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집중하지 않고 상대방이 엉뚱한 것을 트집 잡을 때 흔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안 보고 손톱에 낀 때만 본다”고 한다. 본질을 흐리지 말라는 의미일 텐데,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손가락을 깨끗이 해서 상대방이 본질을 흐릴 수 없도록 한다면?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없는 진보: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오늘날 스타일은 메시지를 대체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스타일이 곧 메시지다. 우리는 흔히 ‘옷이 날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게 곧 스타일과 메시지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진보 진영은 메시지만 강조할 뿐 스타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스타일은 주변적인 것으로 간주할 뿐이다.

 

문제는 평범한 시민들은 메시지 못지않게 스타일을 중요시한다. 아니 오히려 스타일이 메시지를 대체해버린 세상이 되면서 평범한 시민들은 메시지보다는 스타일을 중시 여기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지난 대선을 보면서 진보 진영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권자들을 설득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자기들만이 선과 도덕성을 독점한 것처럼 구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보면서 진보 진영의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그들은 평범한 시민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일까?

 

이에 대해 강준만 교수는 진보진영의 ‘싸가지 결핍증’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선과 정의를 독점했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우월감이 스타일(싸가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희박하게 만들어 결국엔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진보 진영이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스타일이 메시지를 압도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경청해야 할 부분이 많은 책이다.

j*****l 2014.08.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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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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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논쟁이 되고 있는 책이다. 논쟁이 되는 부분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진보 진영에서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생각으로 성찰이 부족하고, 그에 따라 옳은 얘기도 싸가지 없이 하기 때문에, 선거 때 표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뭐, 틀린 얘기도 아니다. 옳은 얘기 싸가지 있게 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진보 진영이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으로 '풀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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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논쟁이 되고 있는 책이다. 논쟁이 되는 부분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진보 진영에서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생각으로 성찰이 부족하고, 그에 따라 옳은 얘기도 싸가지 없이 하기 때문에, 선거 때 표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뭐, 틀린 얘기도 아니다. 옳은 얘기 싸가지 있게 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진보 진영이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으로 '풀뿌리 건설'을 강화하자는 '맺는말' 부분이다. 정치 평론가 박성민의 '교회 모델'을 예로 들며, 요즘 교회가 과거 전통적 공동체의 역할을 맡고 있는 데, 정당의 지역 당이 이 역할을 대신 하자고 주장한다. 기존 정당 중심 정치 구조가 옳은가 그른가를 논의하기 전에 맞는 얘기 같다. 굳이 이 얘기도 새로운 얘기가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옳은 얘기가 실천이 안 되는데 또 해도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런데, 왜 안 될까. '교회 모델'이 성공하면 정말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 위주로 당이 재편되고, 이들을 중심으로 진정한 의미의 대중정당이 되는데, 이것은 왜 실천이 안될까? 

 

결국, 이것이 문제다.

g********m 2014.09.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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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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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학교장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국에서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왔었다. 대사관에서 국감장을 마련하고 국감을 진행했다. 주 카이로 이집트 대사관 직원들은 물론, KOTRA, KOICA, 한국학교 등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집트 경제에 관하여 감사반장(국회의원)이 질문을 했고, 대사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답변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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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학교장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국에서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왔었다. 대사관에서 국감장을 마련하고 국감을 진행했다. 주 카이로 이집트 대사관 직원들은 물론, KOTRA, KOICA, 한국학교 등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집트 경제에 관하여 감사반장(국회의원)이 질문을 했고, 대사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답변을 했다. 정확한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역, 경제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대사의 답변에 대한 보충을 하기 위해 KOTRA 무역관장이 답변을 드리겠다고 나섰다. 아무래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대사보다는 무역관장이 자세히 알고 있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어디서 건방지게 관장이 나서요?”

무역관장은 말을 더 꺼내지 못하고 무안해 했고, 감사장은 그렇잖아도 무거웠던 분위기에 싸늘함이 더해졌다.

 

그 당시 감사반장은 여당, 지금은 야당의원이다.

요 몇 달 사이 경남에서는 도지사와 교육계간의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따뜻한 남쪽에 위치한 경남 지역은 무상급식 지원비에 대한 도청의 감사 계획발표, 도교육청의 감사거부, 도청의 급식비 지원 중단, 지자체의 급식비 지원 동조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인해 추운 겨울을 더 춥고 길게 보내고 있다.

더구나 최근 도지사의 지자체 순방시 기관장 간담회에서 있은 교육장과의 ‘막말’파문 보도를 접하면서 지난 일들이 다시 생각이 났다.

 

흔히 말을 한 번 내 뱉으면 주어 담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다르다고 한다. 말을 할 때 신중하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격언이나 속담은 무수히 많다. 나 역시 학교에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 선생님들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어떤 언어로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같은 뜻의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대 소비자트렌드센터에서 매년 펴내는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 2014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가 '직구로 말해요'이다. 돌려 말하지 말고 직설화법으로 말하라는 것인데 나의 별명 중 하나인 '돌직구'는 득보다 실이 많은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말을 하는 목적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나의 뜻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내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도달하면서 무례와 불쾌, 혐오와 짜증이 그 말들을 포장하고 있다면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그 ‘포장’ 때문에 퇴색되거나 변질된다. 말의 본래 목적인 의사소통은 물건너 가고, 그 자리에 소모적인 싸움만 남게되는 것이다.

 

강준만은 이 책에서 '기품 없음이 무기가 되면, 싸움이 진행될수록 당사자들은 점덤 더 기품이 없어진다. 그래서 점덤 더 깊은 상처를 주고 받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아픔을 느끼는 능력이 가장 모자란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싸가지 없는 진보"로 봐서는 '보수'를 옹호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진보'에 대한 사랑의 글이다. 찐한 애정의 시각으로 자기 쪽을 돌아본다.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신의 학벌 자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린다고 한다. 당위만을 놓고 보자면 진보가 보수에 비해 멋져 보이는데다 그럴듯한 도덕자본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지식 엘리트의 이념 구성은 현실 세계와는 달리 진보 지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은 '진보적 지식 엘리트'에 국한 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보통의 사람,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진보는 가치지향적이고 보수는 이익지향적이라지만 우리는 늘 가치와 이익을 함께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진보이고 때로는 보수이다. 높은 아파트 분양가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불만을 가지지만 내 집의 가격은 좀 올랐으면 한다. 사교육비에 허리를 졸라매며 공교육 내실화를 부르짖지만 내 아이는 좋은 학원에 보내고 싶어한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의 보통적인 삶의 모습이다.

 

진보냐 보수냐가 문제가 아니라 강준만의 말처럼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정을 붙여야 할 것은 보다 '사회적인 것'이라는데 공감한다. 자신의 위치가 한 사회의 어디에 있는지를 자각하고 자신을 옥죄는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 내 이웃과 함께 내 삶의 방식이 어떻게 바뀔 때 사회 전체가 더 좋아지는지를 이해하고 고민할 때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요즘 더욱 그런 생각이 간절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2015.05.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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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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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학교장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한국에서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왔었다. 대사관에서 국감장을 마련하고 국감을 진행했다. 주 카이로 이집트 대사관 직원들은 물론, KOTRA, KOICA, 한국학교 등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이집트 경제에 관하여 감사반장(국회의원)이 질문을 했고, 대사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답변을 했다. 정확한 내용까지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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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학교장을 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국에서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왔었다. 대사관에서 국감장을 마련하고 국감을 진행했다. 주 카이로 이집트 대사관 직원들은 물론, KOTRA, KOICA, 한국학교 등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집트 경제에 관하여 감사반장(국회의원)이 질문을 했고, 대사가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답변을 했다. 정확한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역, 경제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대사의 답변에 대한 보충을 하기 위해 KOTRA 무역관장이 답변을 드리겠다고 나섰다. 아무래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대사보다는 무역관장이 자세히 알고 있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어디서 건방지게 관장이 나서요?”

무역관장은 말을 더 꺼내지 못하고 무안해 했고, 감사장은 그렇잖아도 무거웠던 분위기에 싸늘함이 더해졌다. 

그 당시 감사반장은 여당, 지금은 야당의원이다.

 요 몇 달 사이 경남에서는 도지사와 교육계간의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따뜻한 남쪽에 위치한 경남 지역은 무상급식 지원비에 대한 도청의 감사 계획발표, 도교육청의 감사거부, 도청의 급식비 지원 중단, 지자체의 급식비 지원 동조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인해 추운 겨울을 더 춥고 길게 보내고 있다.

더구나 최근 도지사의 지자체 순방시 기관장 간담회에서 있은 교육장과의 ‘막말’파문 보도를 접하면서 지난 일들이 다시 생각이 났다.  

 흔히 말을 한 번 내 뱉으면 주어 담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다르다고 한다. 말을 할 때 신중하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격언이나 속담은 무수히 많다. 나 역시 학교에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 선생님들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어떤 언어로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같은 뜻의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대 소비자트렌드센터에서 매년 펴내는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 2014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가 '직구로 말해요'이다. 돌려 말하지 말고 직설화법으로 말하라는 것인데 나의 별명 중 하나인 '돌직구'는 득보다 실이 많은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말을 하는 목적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나의 뜻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내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도달하면서 무례와 불쾌, 혐오와 짜증이 그 말들을 포장하고 있다면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그 ‘포장’ 때문에 퇴색되거나 변질된다. 말의 본래 목적인 의사소통은 물건너 가고, 그 자리에 소모적인 싸움만 남게되는 것이다. 

강준만은 이 책에서 '기품 없음이 무기가 되면, 싸움이 진행될수록 당사자들은 점덤 더 기품이 없어진다. 그래서 점덤 더 깊은 상처를 주고 받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아픔을 느끼는 능력이 가장 모자란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싸가지 없는 진보"로 봐서는 '보수'를 옹호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진보'에 대한 사랑의 글이다. 찐한 애정의 시각으로 자기 쪽을 돌아본다. 
진보적 지식 엘리트는 자신의 학벌 자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린다고 한다.  당위만을 놓고 보자면 진보가 보수에 비해 멋져 보이는데다 그럴듯한 도덕자본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지식 엘리트의 이념 구성은 현실 세계와는 달리 진보 지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은 '진보적 지식 엘리트'에 국한 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보통의 사람,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진보는 가치지향적이고 보수는 이익지향적이라지만 우리는 늘 가치와 이익을 함께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진보이고 때로는 보수이다. 높은 아파트 분양가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불만을 가지지만 내 집의 가격은 좀 올랐으면 한다. 사교육비에 허리를 졸라매며 공교육 내실화를 부르짖지만 내 아이는 좋은 학원에 보내고 싶어한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의 보통적인 삶의 모습이다. 

진보냐 보수냐가 문제가 아니라 강준만의 말처럼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정을 붙여야 할 것은 보다 '사회적인 것'이라는데 공감한다. 자신의 위치가 한 사회의 어디에 있는지를 자각하고 자신을 옥죄는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 내 이웃과 함께 내 삶의 방식이 어떻게 바뀔 때 사회 전체가 더 좋아지는지를 이해하고 고민할 때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요즘 더욱 그런 생각이 간절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2015.03.2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