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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산문집만 보다가, 산문에 마음이 끌려, 원래 소설가였다기에, 그녀의 대표 소설을 읽어 보았는데.
2004년에 출간된 책이니 시간이 좀 흘렀다. 작가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고. 이럴 경우 내가 2011년의 작품을 보면서 좋았다고 생각한 것을 2004년의 작품에서 고스란히 되살릴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데. 뒤늦게 좋은 작가를 만났다 싶어 그 작가의 예전 작품을 일부러 구해 읽어 보면 왜 그때는 몰랐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솟기도 하는데.
다른 안타까움이겠지만 이 소설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때 그 시절에 이 책을 먼저 보고, 이후 계속 그녀의 글을 읽었더라면 점점 더 좋아질 수 있었을까. 거꾸로의 여행에 실패한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살짝 망설여진다. 그녀의 이전 다른 작품들, 구해 보려고 준비해 놓고 있었는데.
이상적인 남자를 찾고 있는 인물들의 처지가 현재의 나와 너무 다른 탓에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하기야 지금의 내가 '내 인연의 남자'를 찾는 이야기에 무어 그리 궁금할 것이 있겠으며, 호기심이 생겨날 것인가. 남자란 존재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마당에, 삶의 모든 촉각을 인연 찾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내용이라니.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십대 후반 혹은 삼십대 초반의 여자분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어낼까. 이미 지나온 길이건만 아득하기만 하다. 분명히 당시에는 몹시도 간절한 날들이었겠지만 이제와 돌아보니 참 부질없었던 시절이었다 싶기도 하고. 그래서 누구나 나이에 맞추어 살아가게 마련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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