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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시걸 비어클을 가장 최근에 리뷰했던 게, 지난 6월 9일과 6월 12일에 각각 등록한 <스나이퍼>와 <퍼펙트 킬러> 둘이었다. 근 한 달만에 그가 등장한 다른 작품을 놓고 감상문을 잇는 셈이다. 지금 리뷰하는 이 작품은 2003년작이다. 영화를 봐도 바로 눈치챌 수 있지만 이 무렵만 해도 시걸의 이목구비가 아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을 시절이다. 앞에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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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시걸 비어클을 가장 최근에 리뷰했던 게, 지난 6월 9일과 6월 12일에 각각 등록한 <스나이퍼>와 <퍼펙트 킬러> 둘이었다. 근 한 달만에 그가 등장한 다른 작품을 놓고 감상문을 잇는 셈이다.

지금 리뷰하는 이 작품은 2003년작이다. 영화를 봐도 바로 눈치챌 수 있지만 이 무렵만 해도 시걸의 이목구비가 아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을 시절이다. 앞에 언급한 두 작품에선 거의 형체가 일그러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늙었으며, 너무 노인이라 왕년의 액션 스타라는 평판이 무색하게, 거의 몸도 못 가누는 수준의 동작이 잔뜩 담겼을 뿐이다.

이 작품은 당시 미국에서는 완성도에 대한 의문, 흥행 가능성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비디오 시장으로 직행했었으나, 유독 한국에선 극장에 걸린 이력이 있었는지 보다시피 지금 내가 여기, 영화 Db란에 리뷰를 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작은 그나마 스케일도 크고, 다소 유치하나마 감독의 현란한 카메라질 실력도 중간중간 끼어드는 등, 요즘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는 희한한 시걸표 괴작들과는 그나마 레벨이 다르다고 애써 평가해 줄 만한 면도 있다.

시걸이 扮한 캐릭터는 물론 그가 속한 우주에서 언제나 최강자로 포지셔닝되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그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다른 강자들이 몇 더 등장해서, 시걸을 언제나 응원하는 초딩 마인드의 관객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 준다는 게 특이하다. 물론 까불어봤자 우리의 시걸 형님이 몇 번 흔들어준다거나, 정 말을 안 들으면 특유의 '시걸 찹(chop)'으로 간단히 만져 주면 끝이다. 그의 손날은 핫토리 한조의 명검보다 날카롭고, 특정 날짜의 금요일에 유독 바쁘신 미스터 제이슨 부얼히스가 휘두르는 도끼보다도 육중하다.

제목 '포리너'는 첫째 러시아에서는 미국 측 스파이로 적대시되어 수인 신세까지 겪었고, 미국에선 주류 앵글로색슨 고위층에게 배신당할 만큼 국외자였던 조너선 콜드(시걸 扮)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칭 타칭 공히 포리너 신세인 그는, 비열한 재러드 올리펀트와 암묵적으로 내통했던 자신의 부친과도 불화한 나머지 하나뿐인 혈육(친동생) 션과도 자주 왕래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런 그를, 오랜 동안 거래선으로 쏠쏠한 도움을 준 알렉잰더 마르케라는 폭력 조직 보스가 호출한 후, 대체 내역이 뭔지 모를 꾸러미 하나를 먼 친척 아주머니에게 넘겨 받아, 애타게 기다리는 어느 부자한테 넘겨줄 것을 지시한다.

대체 꾸러미에 뭣이 들었는지, 마르케를 오랜 동안 모셔 온 부하이자 조너선 콜드의 오랜 지인이기도 한 뒤누아(맥스 라이언 扮)는 그예 보스를 배신하고 죽여 버리며, 조너선에게조차 몇 번의 공격을 가하며 꾸러미를 뺏으려 든다. 맥스뿐 아니라, 문제의 그 부자에게 법적 와이프가 되는 어느 여인조차, 남편과 다른 선(남편의 대리인인 양 가장하며)을 통해 꾸러미를 가로채려 들고, 여기에 조너선과 오랜 숙원을 지닌 썩은 첩보 총책 재러드 올리펀트까지 끼어들어 추격전을 벌인다. 조너선만 모두의 타깃이 되는 게 아니라(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다른 이해 당사자들도 생사를 걸고 이 꾸러미를 찾으려 들며, 그 중에는 뭔지도 모르고 난장판에 끼어든 탓에 조너선에게 보기 좋게 속아넘어가는 녀석도 있다.

다수 당사자가 혼전을 벌이는 예측 불허의 스토리 자체는 나무랄 데 없으나, 별 필요도 없는 시걸의 동선에 억지로 드라마의 초점을 맞추느라 극이 대체 지금 뭔 소리를 하는 줄도 모를 만큼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스토리만 따로 사 와서 일류 각본가에게 손을 보게 한 뒤, 이름난 젊은 배우들을 끌여 들여 새로 찍게 하면 세기의 블록버스터에나 알맞은 멋진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였는데 영 임자를 잘못 만나 망했다고나 할까.

악착같이 시걸한테 들러붙어 괴롭히는 저질 악당 뒤누아 역을 맡은 배우는 맥스 라이언인데, 이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도 <젠틀맨 리그>에서 마지막에 미스터 하이드(따라서, 지킬 박사이기도 한)와 외몽골 비밀 실험실에서 싸우는 그 괴물('자신을 뻥튀기한 녀석!'이란 대사가 인상적일 것) 댄티 역을 맡은 배우라고 하면 바로 생각이 날 것이다. 그 작도 2003년에 찍혔는데 아마 이 즈음이 조단역 배우로서 그의 전성기였던 듯.

s****o 2023.1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