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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누었던 책을 꼽으라면 단연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 그 중에서도 <화해하기 보고서>를 말하겠다. (실제로 나도 핑크색 체크무늬 내복을 입고 오빠랑 쫒겨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쓰기에 자주 거론되기도 하지만,ㅎㅎㅎ) 아이들도 내복바람에 쫓겨난 은지와 골목 끝에서 점점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의 이민우를 대할 때 그야말로 심장이 쫄~깃,,함을 느끼며 동시에 모두가 강은지화(!) 하기 때문이다. <화해하기 보고서>를 안 읽은 어린이는 있어도, (적어도 우리 반에서) <화해하기 보고서>만 읽은 어린이는 없다는게 우리 반 - 책쓰기 동아리 전통이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은지와 호찬이 8권이 나왔다. (7권부터 합류한 조승연 작가님의 그림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여전히 은지와 호찬이는 사고에 강하다! ㅋㅋ 이번에는 학교 밖 역사 체험 박물관이다!! 호찬이네 반은 역사 체험 박물관으로 체험학습을 가게 된다. 봉수 체험도 하고, 울돌목 - 이순신 체험도 하면서 훈장 스티커를 모으게 되고, 호찬이는 어린이 역사왕이 될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똑똑하고 창의력이 풍~부한 우리의 정규태가 사라지면서 모든 것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규태를 찾아 나선 호찬이와 은지, 민우와 지수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일기만 쓰려고 하면 '샌각이 안나'서 화장실에 가던 호찬이의 대반전 대활약! 사고칠 때는 항상 곁에 있는 은지의 활약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둘의 케미는 <화산폭발 생일파티>를 넘어서지 못해서 그런듯 하다) 항상 '똑똑하고 창의력이 풍~부한' 규태의 어설픈 사고와 항상 엉뚱하고 사고만 치고 다니던 호찬이의 대활약의 반전이 두 아이 뿐만 아니라 여러 아이에게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아 좋았다. p.91 출동! 체험 학습 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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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아니지. 소풍 하면 떠오르는 조각들이 있다. 해도 안 떴는데 눈이 번쩍 뜨이면 들려오는 치치치치칙 압력밥솥 소리, 참기름 냄새,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20줄 넘는 김밥들, 수건돌리기, 돗자리. 시간이 지나, 소풍은 현장체험학습으로 김밥은 유부초밥 또는 삼각김밥으로 내가 소풍갔던 동네뒷산은 아파트단지로 바뀌었지만 체험학습날 눈이 번쩍 뜨이는 아이들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현장체험학습'은 현장에 직접가서 경험하고 배우라는 뜻이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소풍'의 느낌이 강한 게 분명하다. "공식적으로" 학교가 "아닌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귀할지 짐작이 간다. 그 체험학습 이야기가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로 나왔다. 이 책을 만난 기회에 다른 시리즈도 읽게 되었다. 유은실 작가님의 '나도 00할거야', 김리리 작가님'00이네 떡집' 시리즈와 이 시리즈를 만나면 그림책만 읽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어 쉽게 글밥의 양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순서를 따지면 '나도 00할거야'를 먼저 읽고 난 뒤 '떡집시리즈'를 읽고 마지막으로 '은지와 호찬이'시리즈를 읽으면 좋을 것이다. 기준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페이지 수, 한 문장 속 어절의 수이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주인공이 맺는 관계의 수이다. 이번 편은 실제 존재할 것만 같은 메타버스 역사박물관에 간 은지와 호찬이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은 봉수대 체험, 울돌목 체험, 만들기 체험을 통해 협동을 배우고 역사적 인물의 감정을 느낀다. 또 언제나 밉상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규태를 구출하려다 뜻밖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체험학습 단 하루동안 아이들은 우정, 추억, 자립심, 역사에 대한 흥미 등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감정들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또렷하게 전달될 것이다. 나조차도 당장 이 역사박물관에 가고 싶으니 말이다. 호찬이와 호근이의 형제간의 다툼, 은지의 재치있는 말주변, 규태의 잘난척 등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이제야 이 시리즈를 알게 된 독자로서 2011년에 1편이 처음 나온 이후로 14년동안 초등학교 1학년으로 남아 살아 움직이고 있는 이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한참 재미있게 읽다가 끊기면 다음편을 기다리다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이미 여덟 편이나 나와있고, 순서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시리즈라서 아이들이 아무 책이나 집어들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14년동안이나 머릿 속에 귀여운 1학년 은지와 호찬이 살고 있는 작가님이 부러웠다. 어린이들이 풍기는 순수함은 4학년만 되어도 어느새 아이들 속으로 숨어버리는데 은지와 호찬이는 책 속에서는 영원히 1학년일테니, 작가님이 그 순수함을 마주하실 때 함박 웃음을 짓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다만 아쉬웠던 건, 아이들이 1학년이라 느껴지지 않을만큼 성숙했다는 것이다. 다른 시리즈는 아이들이 1학년스럽게 자기중심적인 부분이 더 드러나는데 말투도 행동도 좀 어른스러워 적어도 3학년처럼 보였다. 그래서 혹 이 시리즈를 만나게 된다면 다른 편을 먼저 읽은 후 최신작인 이 책을 읽기를. 그리고 역으로 1학년이 아니어도 역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초등학생이라며 누구라도(심지어 5학년이라도) 쉽게 휙휙 책장을 넘기며 읽기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