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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내가 석사 학위를 마치고 졸업식이 있던 그 날, 난 지도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 그리고는 "이제야 제가 뭘 모르는 지 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었다. 학부를 마쳤을 때는 내가 이 학과에서 배워야 할 기본적인 것은 다 배운 줄 알았다. 하지만 석사 과정을 수행하면서, 게다가 남들보다 둔했는지 한 학기를 더 다니게 되면서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취업을 한 후 여러 대학의 실험실을 돌아다니며 실험에 대한 컨설팅이나 조언을 하다 보니 새롭게 배우는 것이 참 많았다. 이 대학에서 받은 질문을 저 대학에 근무하는 선배에게 물어 답해주기도 했고, 저 대학에서 얻은 지식을 이 대학에 와서 쏟아 내기도 했었다. 나와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에는 소위 이공계의 서포카 출신들이 6명이나 있었기에 나이나 학번으로는 나보다 어리지만 그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덕분에 포항에서 그들이 한 질문에 당장은 답을 못 줘도 하루, 이틀 뒤에는 답해줄 수 있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아는 사람에게 묻는 것에 대해 주저함이 생기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은 명의 소리를 듣는 의사이지만 그도 수련의 시절을 거치면서 소위 '돌팔이' 소리를 들었다. 사실 갓 의사 면허를 취득했을 뿐인 그가 실전에서 얼마나 교과서에는 전혀 적혀있지 않는 그런 상황들을 맞이했을까. 교과서에는 한 두 줄의 문장으로 적혀있는 내용이겠지만 실전에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얼마나 다르게 다가왔을까. 그는 그런 상황마다 자신만의 노트를 정리하여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척 해 나갔다. 실제 현장에서 겪은 실전 경험들이 모여 쌓인 그만의 수술 경험은 그렇게 쌓이면서 '돌팔이'를 한 명의 명의로 만들 수 있었으리라. 얼마 전에 방영했었던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다. "밥 많이 드시고 운동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라고. 사실 이것만큼 간단하면서도 쉬운 건강 방법이 따로 있을까. 제 때에 맞춰 끼니를 챙기고, 시간을 내어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간단하면서도 최고의 건강 비법이 아닐까 싶다. 그가 치료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유명 운동선수들도 많더군. 하긴 매일 시합을 하는 야구 선수들도 늘 그런 말을 한다. 몸 상태가 100%인 상태로 시합을 뛰어 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일반인들보다도 혹독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국가대표가 되었던 그들이기에 관절 하나 하나가, 또는 근육 하나 하나가 언제나 최상이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일반인들도 조금 오래 운동하면 근육통이나 관절에 부담을 느끼는데, 그런 힘든 운동을 매일같이 해내는 그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의사로서 그는 그런 사람들을 대하며 많은 아이러니나 모순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쉬고 충분히 재활을 해야 건강해지는 그들에게, 시합을 얼마 앞두고 운동을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뭐라고 해줘야 했을까.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든 초보자 시절을 겪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대놓고 돌팔이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소리가 듣기 싫다고 외면하기만 한다면 결코 그는 돌팔이를 면할 수 없다. 자신이 돌팔이임을 인정하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면, 그리고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친다면 누구라도 명의가 괼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건강해지는 것처럼, 한 명의 의사가 명의가 되는 과정도 그런 간단하면서도 쉬운 과정을 오래 하면 다다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고 한다. 명의가 되는 그의 과정도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 그 경지에 다다랐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길고 지루한 순간들을 겪어낸 3만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의인 그를 만들 수 있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