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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크게 구분하면 대륙법과 영미법으로 체계를 나눕니다. 대륙법이란 성문법으로 된 법체계를 가지고 있어 현실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법의 체계 내로 끌고 들어와 법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영미법은 판례를 중심으로 법체계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어떤 쟁점들이 있는가 파악하여 종전의 판례에서는 어떻게 논리를 적용하여 결론을 이끌었는가 확인하게 됩니다.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에서 많이 보았겠지만, 예를 들어 ‘스미스 대 미합중국 법무부’ 사건개요를 물어보고 쟁점이 무엇인지, 논리를 어떻게 전개했는지를 묻고 답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에 반해 우리 강의실에서는 사건이 어떤 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고, 당해 법률이 정한 결론을 놓고 쟁점을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주장할 수는 있지만, 방법이 다르다고 같은 사건에서 결론이 달라질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법상식일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법정드라마든 미국의 법정드라마든 시청하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법을 적용하는 점에서 사건의 개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SNS에 한국에서 혁명과 숙청이 있다며 이런 나라와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비서실장 간에 소통라인을 만들어 이런 주장이 어떤 상황에서 전달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오해였다’라고 회담 중에 확인을 했습니다.
저것이 전체 사건의 개요입니다. 그런데 누구는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는 설교를 하고, 누구는 트럼프가 윤석열 석방 명령을 한 것이다 주장을 합니다. 해프닝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를 알 수 있으려면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을 보는 눈은 저마다의 시력이 있습니다. 근시도 원시도 난시도 있습니다. 정확하게 시력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방법 또한 믿을 수 없는 게 목적에 따라 시력이 달리 나옵니다. 눈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간이 나빠 징집 면제가 된 사람이 술고래라고 하는 데는 우리의 의술에 놀랄 따름입니다.
측정된 시력도 진단된 병명도 믿을 수 없을 때 우리가 기대야 하는 게 있습니다. 맹자와 공자도 호출합니다. 법 이전에 도덕이고 양심이고 부끄럼을 알고 부조를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위해 행동하라는 말과 다름이 아닙니다. 법을 적용하기 이전에 도덕, 양심, 부끄럼, 부조를 생각하더라도 법이 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법을 문자화하려면 최소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도덕의 최소화’란 법언이 나왔을 것입니다.
사건의 개요를 좀더 분명히 볼 시력이 필요합니다.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인지, 약자가 강자에게 억지를 부리는 것인지, 사회제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인지, 서로 경쟁할 운동장 자체가 있기나 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누가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도 보입니다. 누가 차별을 받는지도 보입니다. 법은 황홀한데, 현실은 잔인한 경우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법을 제대로 배우면서 보다 정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사건을 중심으로 법을 배울 수 있게 합니다. 소송을 할 때 증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합니다. 증거는 어떤 종류가 있을 수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술술 쉽게 읽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느낍니다. 재미있습니다. 이웃들의 이야기를 저자가 진솔하게 설명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가 더 중요하게 읽은 것은 사건을 보는 눈의 시력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은 사회적 강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 보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법의 제정과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기득권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박탈하거나 축소하는 법을 만드는 일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소수의 권리를 위해 다수의 시력을 망치는 일은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숱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법은 다른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수단입니다. 사람도 사람 나름이라고, 한때는 사람이 사람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는 사람의 몰골을 하면 무조건 사람이라고 인정합니다. 모든 사람의 권리는 법률이 규제하지 않는 한, 보장된다고 법을 정했습니다. 권리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현실에서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보기도 하지만 깨진 균형을 맞추고 보정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법철학을 가르치는 책이기도 합니다. 행하지 않은 지식은 악덕이기도 합니다. 실행할 수 없는 지식에 좌절하기 보다는 꾸준히 지치지 않고 버티며 이 사회를 지켜온 과정을 볼 수 있는 역사책이기도 합니다. 실무 노동법이기도 하고요. 배우고 익히느라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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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제되는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많지만 이렇게 노동자들 편에 서서 노동자들을 변호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그나마 우리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봤던 사건도 있고 나름 생소한 사건도 있지만 노동자들을 변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