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예술과 예술가들을 조명하며, 현대미술을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도록 돕는 책” 현대 사회는 고전에 열광하는 시대다. 고전 소설, 고전 철학, 고전 미술 등 옛 것이 더 가치 있고 위대한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미술이 언급될 때도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같은 ‘세계적인 슈퍼스타’ 몇 명만이 조명될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가까운 미술’—즉,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예술 세계에 대해서는 좀처럼 논의되지 않는다. 조숙현 저자는 2009년 겨울, 미술 월간지 퍼블릭아트의 기자로 입사하면서 현대미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작가를 만나고, 미술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트렌드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아트 월드’를 익혀갔다. 이전까지 현대미술에 대한 그의 인식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현대미술이라는 세계가 이렇게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에도 이렇게 다채롭고 재능 있는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그는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사람들은 이 작가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이들을 세상과 연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저자의 일과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그는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삶을 살아가며, ‘가까운 미술’을 알리는 일을 자부심 있게 지속해왔다. 미술관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것, 그리고 좋은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것은 그에게 커다란 기쁨이자 풍요로움이었다. 왜 사람들은 현대미술을 어려워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술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미술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대중의 관심은 여전히 인상주의나 팝아트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피카소의 성공, 고흐의 비극, 앤디 워홀의 정치력, 까미유 클로델의 비극적인 생애 등, 드라마틱한 개인 서사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이유를 말말해볼까 한다. 1. 시각적 직관성 인상주의나 팝아트는 형태나 색감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반면, 현대미술은 맥락을 모르면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이나 마르셀 뒤샹의 변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쉽게 “이게 왜 예술이지?”라고 묻는다. 2. 미술 교육의 영향 학교 미술 교육에서도 이런 차이는 두드러진다. 보통 교과서에서 강조하는 작가는 인상주의 이후의 유명 화가들이다. 현대미술이나 개념미술은 상대적으로 덜 다뤄지다 보니, 대중은 익숙한 스타일을 선호하게 된다. 3. 예술가의 스토리에 대한 몰입 사람들은 작품 자체보다 그 작품을 둘러싼 예술가의 삶과 이야기에 더 쉽게 감정이입한다. 고흐의 비극적 삶, 피카소의 천재성, 워홀의 대중문화 장악력 같은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미술을 감상할 때도 작품 자체보다는 그에 얽힌 서사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4. 예술의 상품화 예술도 결국 하나의 상품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소비하는 작품이 더 자주 전시되고 팔리는 구조다. 고흐, 피카소, 워홀 같은 이름은 브랜드처럼 작용해 전시 티켓 판매, 유튜브 조회수, 출판물 판매량을 보장한다. 새로운 예술가를 발굴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유명인을 다루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것이다. 현대미술을 향한 무조건적인 찬양은 오히려 대중과의 거리를 더욱 벌어지게 한다. 현대미술이 종종 ‘그들만의 리그’ 혹은 ‘벌거벗은 임금님 놀이’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예술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현대미술은 때때로 당혹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의 진짜 삶이 그러하듯이, 예술 역시 반드시 명확하고 친절할 필요는 없다. 대중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경험을 통해 감각을 확장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 교육 방식이 변화해야 하고, 사람들이 낯선 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또한, 기존의 유명 작가 중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간 미술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동시대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화려한 성공담이나 비극적 서사가 아닌, 예술가들이 겪는 현실적인 곤경과 행복, 가난하고 광적이며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의 세계를 담고 있다. 우리는 종종 예술이 너무 멀리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예술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가까운 미술’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우리가 고전만을 숭배하고 익숙한 것만을 소비하는 데 머무른다면, 예술은 더 이상 새로운 감각을 열어주는 통로가 되지 못할 것이다. 현대미술이 낯설고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새로운 시각을 가질 기회인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술’은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예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ㅡ '아트북프레스'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
![]() '가까운 미술'은 현대미술이 단순히 미술관의 벽 안에 갇힌 현상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된 사고의 영역임을제시합니다. 현대미술이 더 이상 단순한 심미적 감상의 대상이 아닌, 우리를 사유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미술은 이제 미술관과 갤러리를 넘어 거리, 일상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공공미술, 거리 예술, 일상적 오브제를활용한 작품들이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술 전시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선호가 여전히 편협한 현실의 문제점을 언급합니다. 이를 통해 현실과 실제 향유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책은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타인을 이해하는 감각"이라는 답을 제시하며, 현대미술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삶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매개체임을 일깨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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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내게 뗄레야 뗄 수 없다. 나는 10년간 미술을 전공했고 어쩌면 사랑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전공자에게도 어쩔 땐 너무 먼 미술을 조금이나마 가깝게 느껴보기 위해서! 제목의 ‘가까운’은 물리적 거리, 심적 거리, 둘 다를 내포한다. 고대나 중세의 고지식한 미술이 아닌 우리와 가까운 현대 미술, 즉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보통 대중은 현대 미술과 가장 먼 거리감을 느낀다. 이 간극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작가는 손을 내밀었다. 가까운 미술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책에서 작가는 동시대 미술을 “살아있는 예술가가 동시대에서 창작한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동시대 미술의 굵직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친절한 보충 설명을 적어두었고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인다. 때문에 처음 본 이야기일지라도 어렵거나 어색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다. 또 그가 가진 동시대 미술과 예술가, 예술에 대한 어떤 의구심은 굉장히 흥미롭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들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란 누구인가. K-아트란 무엇인가. 공공미술은 예술인가 공공물인가. AI는 예술을 대체할 수 있는가. 논의성이 충분한 동시에 완벽한 정답이란 없는 난제들이다. 개인적으론 잠시 까먹었던 동시대 미술의 이슈를 정리해 준 느낌이라 더욱 재밌었다. 그의 면밀한 시선은 공감되는 동시에 새롭다. 그의 다양한 경험, 동시대 예술가를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경험이 부럽다. 물론 현장에서 뛰는 사람의 시선을 통하니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다. 동시대 미술을 어렵고 난해하게만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그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가볍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사실 ‘진정한’ 예술가는 어려운 개념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진심으로 취재하고 연구하여 세상에 그려내는 사람이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현대 미술이 어려운 이에게도 추천한다. 부담 없이 현대 미술사를 훑다 보면 은은한 미소를 띄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시대 예술가를 꿈꾸는 이에게도 추천한다. 에필로그에 실린, 그의 조언은 너무도 현실적이라 미술 전공자로서 뼈가 시렸다. 본문. 16 현대미술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기보다는 당혹스럽게 만들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진짜 삶이 그러하듯이. 본문. 21 부끄럽지만 현장은 종종 실재보다 비장하거나 숭고한 척했다. 여기서 비평의 언어는 갈 길을 잃었다. 본문. 62 어찌보면 태도와 형식의 차이인 것도 같다. (중략) 아마추어가 예술가라는 존재를 증빙하는데 형식이라는 절차를 밟는다면, 프로는 예술이라는 실체 없는 대상을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과, 그것과 삶이 접합하는 지점에 골몰한다. *아트북포레스트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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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늘 어딘가 멀리 있어 가까이 하기에는 먼 당신처럼 느끼기 쉽다. 전시장의 높은 벽, 낯선 해설, 생경한 이름들 사이에서 현대미술은 종종 우리 삶과 무관하게 스쳐지나간다. 하지만 조숙현의 <가까운 미술>은 그런 미술을 다시 우리의 눈높이로 끌어온다. 오랜 기간 동안 전시기획과 평론의 현장을 지켜본 저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풍경을 에세이의 형식으로 담아낸다. K-아트의 정체성과 세대 간의 감각 차이, 공공미술의 역할, AI와 예술의 경계 등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들을 저자 특유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현대미술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기보다는 당혹스럽게 만들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진짜 삶이 그러하듯이." (p.16-17) 저자는 동시대 미술과 작가들을 성실하게 소개한다. 이들은 기존 현대미술의 관점을 부수고 "어떤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선을 알리면서 회화, 조각, 설치 등의 구분을 탈피한다. 우리 삶과 결부된 예술의 가치를 확장시키는 작업임에도 합의된 정의가 없다보니 이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쌓여 작품까지 폄하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저자는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현대미술의 진가를 더 열심히 알리고 글을 쓴다. "반면, 동시대 작가는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그들이 바라보는 세계와 사회에 대해 발언한다. 그들은 불가능에 도전하고 관습에 저항한다. 그들의 목적은 관객을 작품으로 매혹시키거나 예술로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작품이 '문제작'으로 받아들여지며 관객을 충격과 논란에 빠트리게 하는데 몰두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객이 잊고 있던 진실-우리의 사회와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을 마주하게 한다. 바로 이 점이 동시대 미술이 기존 미술과 다른 차이점이며, 나를 그토록 현대미술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p.36 저자가 소개한 한 작가의 활동이 무척 인상적이다. 2021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딘 '최찬숙 작가'는 자신과 어머니 관계를 다룬 초기 작품을 너머 "자신과 같은 입장이라고 여겨지는 '밀려나고 새어 나오는 존재들', 즉 이주 여성에 대한 글로벌적인 접근과 아티스틱한 리서치로 작업"을 완성했다. 저자는 "개인의 정체성과 타인의 서사를 봉합하는데 성공"(p.56)했다고 평가한다. 작품을 이야기하는 저자만의 방식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저자는 미술작품을 평가하거나 해석하기보다,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그가 제시하는 시선은 감상자의 위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타인의 감각에 닿도록 이끈다. "예술은 타인을 이해하는 감각"이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미술이란 결국 다른 사람의 세계를 내 안으로 들여놓는 시작점일 수도 있다. 그렇게 한 세계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동안, 내 안의 감각 또한 조용히 깨어나게 된다. 최근에 예술에세이 수업 때문에 자주 전시회에 갔다. 가만히 작품을 보다보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어느 순간이 떠오르고, 궁금하지도 않았던 누군가가 갑자기 생각난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작가는 어떤 과정을 거치고 무슨 사유를 했을지 혼자 상상하기도 한다. 이제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과 자연, 상황이 작품처럼 느껴진다. 한 발자국 물어서서 관찰하게 되고, 섣부른 판단과 평가보다 가만히 지켜보는 나를 발견한다. 요즘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가까운 미술> 덕분에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기회가 되면 꼭 직접 가서 보면서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가까운미술 #조현숙 #artbookpress *출판사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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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 조건과 입장을 다 깔아놓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가까운 미술을 지칭하는 방법론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독서에 진입했다. 80년대생. 미술평론가가 한국이라는 행정적 시스템 안에서 굴러가는 동시대.. 살아있는 작가들과 역동 안에서 발견한 10년간의 관찰기… 근데 뭐랄까 팔팔 끓었던… 속을 한소끔 식혀서 내보인… ㅋㅋㅋㅋㅋㅋ 진심의 애정과 체념과 진절머리와 이해의 소회! ㅋㅋㅋ 공유하고 싶은 페이지가 진짜루 많은데~ 일단락하고 저녁에 블로그 링크 가져올게용 🍌 무엇보다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애정도 담뿍 들어있다. 동료가 복지라서 업계를 떠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별 수 없을지도.. ㅎㅎ 여기 작은 섬을 가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