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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안개 피어나는 아침으로 가다』는 5년 전에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이다. 제목에서 매력을 느꼈지만, 직장생활을 하던 그때는 책을 읽을 여유가 많지 않았다. 또한 그 무렵의 나는 일본소설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일본어로 된 인명이 길어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일본의 연애소설은 취향에 맞지 않았다. 차일피일 미루다 잊혀 진 책이 되었는데 문득 눈에 들어와서 책을 펼쳤다. 지금 시골에 살면서 매일같이 봄 안개가 피어나는 아침을 맞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오랜 인연을 더듬으며 펼친 책에서 느낀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시를 읽는 듯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몇 장을 넘기면서부터 마력에 끌린 듯 몰입한 뒤 단숨에 완독했다. 일본소설을 수십 편 읽었고, 그중에는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의 베스트셀러도 있었지만 이 책같이 매력을 느낀 적은 없었다. 스스로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받았을 때 틀림없이 몇 장을 넘겨봤을 텐데 그때는 책의 가치를 왜 느끼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둘째,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인 키와코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남성 히사시와 슌이치는 물론 어머니인 미치에, 사랑의 라이벌일 수도 있는 미즈에와 마키코, 직장 동료인 스미코와 상사인 후지이, 카가유젠의 대가인 우스이 선생 등 비교적 짧은 소설치고는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개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작중 인물을 이렇게 친근하게 느끼면서 쉽게 파악하는 것은 나로서는 드문 일이다. 대부분 선한 인물이기 때문일까
셋째, 일본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소설을 읽기가 부담스러웠는데……, 그 원인 중에는 성에 대한 인식에서 이해가 안 가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일본 소설의 대부분에 이혼 가정이 등장하고, 남녀 관계에 있어서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어떤 책은 조부, 부모, 자녀의 3대가 이혼과 불륜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작중 인물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착하고 정숙하게 보이는 여성이 유부남과의 불륜에 별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이 책에서도 그런 사연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묘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나의 감정이 무뎌진 탓일 수도 있고, 그들 나름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 탓일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중학교 이상이면 내용 이해는 어렵지 않을 듯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갖가지 갈등이 이어지는 등 소설 구성으로도 흥미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오랜 만에 매력을 느끼면서 읽었고, 따뜻한 감동까지 느끼기도 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도 고교생 이상의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