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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2004.11.20. 문예출판사)》은 그동안 꼭 한 번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책인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안톤 슈낙은 짧은 산문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 역시 25편의 짧은 글을 엮어서 만들었다. 25편 중에서 표제작인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교과서에서도 수록되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나는 처음 만나는 글이다. 나는 독일 작품이 낯설다. 좋아하지 않아서 멀리했었기 때문이다.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딱딱하고 건조한 글의 느낌을 즐기지 않을 뿐이다. 다만 올해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독일 작품에 대한 인식이 조금 달라진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전히 변한 건 없다. 그리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읽고 나서도 그대로이다. 수필의 장점은 형식이 없고 자유롭게 쓴 글이며 작가의 고백적인 글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 역시 이런 수필의 특징을 좋아한다. 특히 작가의 고백적 글에서 나도 동감하는 부분을 발견하면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와 다른 부분을 발견하면 안쓰러움이나 신기함 등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물음은 무엇인지, 꽃에 얽힌 추억은 있었는지, 내 아버지의 첫 설교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내가 떠난 모험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왕창 안겨주는 꿀단지 같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잊고 있었던 어릴 적 추억이 생생하게 머릿속으로 떠올라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리고 또 나는 모르는 것들에 대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경험은 곧 내 것이 된다. 신기하지 않은가.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배우가 영화 속에서 다양한 인물의 삶을 대신 살 수 있어서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고 말한 기억이 있다. 나는 책을 통해 다양한 인물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 책 읽기를 멈추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