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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경전>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 형상을 그려내다!
"<이형경전>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 형상을 그려내다!" 내용보기
이 작품의 번역자는 ‘<이형경전>이 우리 문학사에서 의의와 가치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영웅소설’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여주인공 이형경은 젠더를 거부하고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그 근거의 하나로 들고 있다. 더욱이 여주인공을 상대하는 ‘남주
"<이형경전>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 형상을 그려내다!" 내용보기

이 작품의 번역자는 ‘<이형경전>이 우리 문학사에서 의의와 가치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영웅소설’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여주인공 이형경은 젠더를 거부하고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그 근거의 하나로 들고 있다. 더욱이 여주인공을 상대하는 ‘남주인공 장연은 능력이 탁월한 여주인공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상사병까지 걸릴 정도로 사랑’하는 것으로 형상화되고 있어, 다른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여성 혹은 남장 여성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들이 적지 않으나, <이형경전>은 여성 주인공의 의식과 역할의 측면에서 탁월하게 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나로서도 이 작품은 생소하게 다가왔는데, 고전소설 전공자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아 번역자조차도 ‘몇년 전에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현대어로 번역하기 위해 작품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이 작품이 ‘적어도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출현한 것으로 파악되며, 현재까지 모두 7종의 이본이 존재할 정도로 독자들에게 인기가 적지 않았던 작품이라고 하겠다. 여성 주인공인 ‘이형경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려서부터 남자옷을 입고 글공부’를 하는 것은 물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는 스스럼없이 재상가의 젊은 자제들과 어울려 시’를 짓는 등 남자처럼 행세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무엇보다 ‘세속의 여자들처럼 지아비를 두려워하고 시부모를 공경하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의식을 지니고, ‘당시 평범한 여성의 삶을 거부하고 사회적 자아 실현을 확실하게 추구한 인물’이라 할 것이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했던 조선시대 ‘여성영웅소설’의 출현은 남성과 다른 없이 사회 활동을 펼치고자 했던 당대 여성들의 상상적 결과물로 창작된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작품에서 여성 주인공은 자신에게 걸맞은 짝을 만나 ‘여성으로서의 삶’을 누리는 것으로 종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 역시 이러한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구체적인 상황과 여셔ㅓㅇ 주인공의 의식의 측면에서 이 작품이 지닌 독특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겟다. 이는 작품이 지닌 한계로도 설명되곤 하지만, 어쩌면 남성처럼 행동했던 여성들의 상상력이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던 당대의 상황에서 기인한 탓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당대의 지배적인 관념에 맞서려고 했던 여성영웅소설의 작자와 독자들의 역할과 의미를 결코 낮춰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하겠다.


여타의 작품들과는 다른 특별한 캐릭터로서 이형경이란 인물을 설정하기 위한 장치가 작품의 서두에 마련되어 있다. 우선 이형경의 부모가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사고무친한 처지’로 그려져 있으며, 어려서부터 남장을 하여 남자처럼 살도록 허락한 후 ‘형경이 열 살이 되었을 때 부모가 모두 돌아가’산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후 남자인 벗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진출하고, 외적의 침입을 막는 전투에 활약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는 등의 활약을 펼친다. 만약 부모가 살아있거나 혹은 가문의 다른 어른들이 존재했다면, 여주인공인 형경이 그러한 모습으로 지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자는 서두에서 여성인 주인공이 남성처럼 살 수 있도록 문학적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라고 이해된다. 즉 주체적인 여성의 형상은 주인공에게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면모라고 여겨진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남장을 하여 사회적 성취를 이루지만, 후반부에서는 결국 여성임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설정된다. 자신이 여성임을 드러낸 후에도 황제로부터 자신이 이룩한 사회적 성취를 인정받지만, 결국 어려서부터 친구처럼 지냈던 남성 주인공인 장연과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이후에는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전개되며, 형경을 못마땅하게 여긴 시어머니와 첩의 모함으로 인한 갈등을 빚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가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형경의 형상이 그려지고 있으며,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부부관계를 주도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면모라고 이해된다. 이러한 면모 역시 시가의 절대적 권위에 억물렷던 당대 여성들의 관념이 작품에서나마 상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무엇보다 <이형경전>의 의미는 남성 중심의 지배적인 질서에 맞서려고 했던 여성 주인공의 주체적인 면모가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현대역과 더불어 원문을 함께 수록하고 있기에, 일반 독자는 물론 전공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로 역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5.04.2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