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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보다 훨씬 풍성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진 소설 - 공방의 계절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보다 훨씬 풍성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진 소설 - 공방의 계절" 내용보기
[공방의 계절]한줄평 :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보다 훨씬 풍성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진 소설한문장 : 인생 중심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내면과 외면의 속도 차이 때문이다.모요사 출판사에서 펴낸 젊은 작가 연소민의 장편소설 <공방의 계절>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어느새 20개 국가 이상 번역 출판되고 있는 유명한 책이다.작가가 스스로 글을 쓰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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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계절]

한줄평 :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보다 훨씬 풍성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진 소설

한문장 : 인생 중심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내면과 외면의 속도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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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요사 출판사에서 펴낸 젊은 작가 연소민의 장편소설 <공방의 계절>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어느새 20개 국가 이상 번역 출판되고 있는 유명한 책이다.

작가가 스스로 글을 쓰지 않을 때는 공방에서 도자기를 굽는다고 밝혔고, 방송작가였으며 지금은 소설을 쓰고 있다 했으니, 이는 <공방의 계절> 주인공 정민과 무척 닮은꼴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소설 속에서 주인공 정민은 공방 체험을 소설로 쓰겠다고 밝히고 있으니, 그 정민이 결국은 작가의 분신과 다름없음을 눈치 챌 수 있겠다. 나아가 정민은 에세이를 쓰자는 출판사의 제의를 거절하면서 자기는 소설을 쓰는 게 좋다고, 자신을 감추고 소설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게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결국 저자 연소민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 속에 녹이면서 그 속에서 또 소설을 쓰는, 마치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뫼비우스 띠처럼 계속 연결되는 그런 상황을 연출한 것으로 읽혀졌다.

소설 속 무대가 되는 일산의 밤가시마을도 실제로 존재하고, 소요 공방도 검색해보면 일산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저자는 말미에 공방을 소설의 배경으로 쓰도록 허락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정황들을 볼 때 이 소설은 어쨌든 작가의 분신, 작가에 대한 자전적 소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매우 거침없이 밝고 아름다우며, 아픔에서 치유로,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소망으로 나아가는 밝은 에너지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뜨거운 여름, 축축 처지는 8월에 시작해 매서운 바람이 불고 오늘처럼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끝나는 <공방의 계절>은 느린 속도의 흙과 조급한 사람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심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도자기와 같다.

무기력이 가장 무서운 건, 감정이 회복됐을 때 그 시기를 돌아보면 나조차도 이해를 못 한다는 것을요. 기운이 나기 시작하면 과거의 나는 거두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려요. 그리고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저지른 일들을 뒷수습하느라 바쁘죠. 그렇게 뒷수습하자며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우연히 들어간 곳이 소요였어요. 카페인 줄 알았거든요. (45)

방송작가 일을 그만 두고 달팽이처럼 자신의 집에 칩거하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정민에게 소요공방은 우연히 그러나 운명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말릴 틈도 없이 끼어드는 사람들 덕에 어,어,어 하다가 한 명 두 명 사람을 만나게 되고 도자기를 배우게 된다. 그렇지만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당연히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다. 서사는 헤어짐과 만남, 새로운 만남과 기대, 과거와 현재의 어색함 등이 혼재하며 독자를 다음장으로 다음장으로 이끌어 간다.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데, 1250도의 뜨거운 열기를 견뎌야만 완성되는 도자기처럼, 사람도 뜨거운 화구에 들어가 홀로 아픔을 견뎌야 제대로 어른이 될 수 있다. 1250도에서 구운 도자기 찻잔에 커피를 마시면 더 맛있어지는 것처럼, 그런 사람은 더 단단해지고 더 빛이 난다.

"우리 집 커피가 평범한 원두를 써도 맛있는 이유는 잔 때문일 거예요. 1,250도의 가마에서 구워낸 견고한 도자기거든요. 블랙커피는 옥색을 띠는 청자에 담아 마시면 더 맛있게 느껴져요. 그리고 아까 말했던 달달한 커피는 꼭 광택이 흐르는 백자에 마셔야 해요. 설탕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진답니다." (16)

화구에 들어가기 전 흙은 부드럽다. 언제든지 바꾸고 고칠 수 있다. 상처도 없앨 수 있다. 사람은 흙으로 빚어졌다.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 그런 면에서 도자기는 사람과 같다. 우리는 부드러운 성정을 가졌으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상처도 없앨 수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흙은 나무나 가죽, 금속과 다르게 재료가 부드럽잖아요. 그 말은 언제든 고칠 수 있다는 거예요. 자 봐요."
조희는 손가락으로 실패한 흙 자국들을 비볐다. 흉터가 아물듯 자국들이 흐릿해지며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사라졌다.
"흙은 고칠 수 있다......" 정민이 낮게 중얼거렸다. (29)

그렇게 정민은 소요공방에서 조금씩 풀어지고 헤체되며 칩거의 삶에서 만남의 삶으로 옮겨간다. 사람들이 밤만 꺼내고 밤껍질을 내버리고 가서 밤가시마을이 되었다는 밤가시껍질처럼, 타인에 가시를 내세우고 다가오기를 차단한 고슴도치가 아니라, 밤 알갱이를 나눠 먹는 밤양갱이 되어가고 있었다.

정민이 수개월 동안 지켜온 고요함에 금이 가고 있었다. 아주 기분 좋고 경쾌하게 갈라지면서 고요함 속에 가둬진 딱딱한 실뭉치가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고요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귀를 간지럽히는 말소리와 흙이 내는 둔탁한 소리가 있는 것이 오히려 더 근사하다고 정민은 생각했다. (32)

"......정민 씨는 밤가시마을이 왜 밤가시마을인지 알아요?"
"밤나무가 많아서?" 정민은 처음 4단지 빌라를 소개해줬을 때 중개사가 한 말을 떠올렸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떨어진 밤을 줍는데 알맹이만 챙기고 가시가 있는 껍질은 버리고 가요. 사람들한테 버려진 밤 가시가 나 뒹군다고 해서 밤가시마을. 이 이야기를 듣는데 이 동네가 좋아졌어요." (46)

천천히 소설을 읽으며, 밤가시마을에서 커피를 마시고, 도자기를 굽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몇 년 전 이 곳으로 이사왔을 때 집 앞에 도예공방이 하나 있었다. 저녁 퇴근 시간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배우거나 만들고 있었다. 나는 손재주가 없는 편이다. 지독히 손재주가 없다. 도자기 공부를 해보고 싶긴 하나 용기가 나질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다시 은퇴를 하고 시간이 밤가시껍질처럼 뒹굴러다닐 때면 용기를 내볼 수 있을까?

올 한 해, 공황장애로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책에서 정민이 안고 있던 그 두려움이 내게도 있었다.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다 나았다고 하면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계속 나도 무기력증에 혼자 울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주 3회지만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왔다. 언제 쉬고 언제 일을 할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다.

그녀는 그저 두려웠던 것이다. 난독증이 나으면, 다시 그 사무실로 돌아가 일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정민은 자신의 정신이 온전치 않다는 것도 두려웠지만, 지극히 정상이 되는 것도 두려웠다. 병을 붙들고 있는 것은 아직 조금 더 쉬어도 된다는 허가증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정민은 '쉼'에 대해 어떠한 허락도 필요치 않았다. 언제까지 쉬고 언제부터 일어설지는 자신이 정할 일이었다. 자신의 속도를 헤아려 스스로 휴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을 때야말로 사람은 진정 성숙해지는 걸지도 몰랐다. (186)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한 단어만 추려낸다면 뭐가 좋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중심잡기'라고 떠올렸다. 정민이 물레를 차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흙은 계속 뭉개지고 찌그러졌다. 그러다 깨닫는다. 중심잡기를 해야 하는데 중심잡기가 안 되는 이유는 흙과 사람의 속도 차이였다고, 그것은 어쩌면 내면과 외면의 속도 차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과 현실의 속도 차이, 나는 아직 더 느리고 싶은데, 현실은 자꾸 앞으로 달려가려고 한다. 그래서 내 마음은 아직도 조금 두렵고 불안하다.

흙은 느린 재료다. 느리다기보다 오히려 머무르는 재료다. 누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가만히 그 자리에서 천년만년 움직이지 않는 재료다. 흙에 물을 묻히고 어르고 달래어 도자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굴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사랑과 믿음과 따듯함으로 안아주면서 함께 햇살 가득한 바닷가로 나가는 것과 같다. 광활한 바다. 마음껏 움직이는 바람. 파도소리. 그 자유함의 속도.

"중심 잡기가 안 되는 원인을 찾았네요. 어쩌면 정민 씨는 조급한 건지도 몰라요. 빨리 뭐라도 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아야 하는데, 흙은 너무나 느린 재료잖아요. 그 속도의 괴리에서 길을 잃은 건지도 몰라요." (129)

따듯한 온기가 아직도 내 손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같다.
커피향도 은은히 남아 있는 것 같고,
일산의 밤가시마을과 소요공방도 탐방해봐야 할 것만 같다.
나도 내 속도를 찾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서툴다. 조금 더 기다려줄 것.
YES마니아 : 플래티넘 i*******n 2025.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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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만 특별한 공방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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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께가 간지러워지는 정민과 기식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한 연애 소설이 아닌 하나의 성장 소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민이가 상처받은 마음을 하나하나 잘 치유하며 단단해져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고있는 저에게 취미가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다가오는 올 봄에는 취미를 만들고 싶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궁
"흔하지만 특별한 공방의 이야기" 내용보기
가슴께가 간지러워지는 정민과 기식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한 연애 소설이 아닌 하나의 성장 소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민이가 상처받은 마음을 하나하나 잘 치유하며 단단해져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고있는 저에게 취미가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다가오는 올 봄에는 취미를 만들고 싶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그래서 주인공 정민과 대화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에 담겨있는 추억, 사랑, 그리고 대화들이 정말 잊혀지지 않을 좋은 책입니다.



h*******6 2023.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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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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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허허벌판에 사는 저로선 공방의 계절을 읽으면서 아~우리 동네에도 작은 도자기 공방 소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서서히 스며드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자꾸만 손이 가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 감정을 더 느끼고자 천천히 읽었습니다. 따뜻함 뿐만 아니라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책이 요즘 늘어나는데 이렇게 공예를 배운다는 설정이 저에겐 이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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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허허벌판에 사는 저로선 공방의 계절을 읽으면서 아~우리 동네에도 작은 도자기 공방 소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서서히 스며드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자꾸만 손이 가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 감정을 더 느끼고자 천천히 읽었습니다. 따뜻함 뿐만 아니라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 책이 요즘 늘어나는데 이렇게 공예를 배운다는 설정이 저에겐 이채로웠습니다. 저도 어떤 무언의 응원을 받아서 삶이 지치거나 할 때 손을 직접 사용해서 취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평범한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감정을 혹은 차마 내비치지 못했던 상처들을 공방의 계절을 읽고 더 내밀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삶이 지치거나 나의 허술한 부분을 채우고 싶을 때 다시 한번 꺼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k*******8 2023.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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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소설
"일상의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소설" 내용보기
제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상처를 통해 남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해 주는 이야기입니다.실수해도 다시 또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도자기 만들기를 통해 상처와 화해하고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라 이 소설을 읽으면 꼭 도예를 해야만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답니다.도예방 주인 조희의 넉넉한 인심과 커피, 빵 등의 먹거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일상의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소설" 내용보기
제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상처를 통해 남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실수해도 다시 또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도자기 만들기를 통해 상처와 화해하고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라 이 소설을 읽으면 꼭 도예를 해야만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답니다.
도예방 주인 조희의 넉넉한 인심과 커피, 빵 등의 먹거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요.
일상적인 것들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므로 나날의 생활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합니다.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행복감을 선사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소설의 구도는 정민이가 중심인물이고 그녀를 중심으로 가족, 친구, 도예방 사람들이 마음을 주고받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인데 효석과 지혜 둘만 등장하는 장면에서 전체 구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정민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여있던 그물망에 뭔가를 불필요하게 덧댄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s*****7 2024.0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