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이규태 선생의 조선일보 칼럼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독자에겐 유익한 교양서..
88올림픽 마스코트인 아기 호랑이의 이름을 공모한다는 사실을 가지고 호랑이의 어원, 이미지,
"범아지"의 퉁구스 언어 계열, "삼국사기"에 나오는 일화, 부인에 대한 경칭인 아지가 사실은 "아씨"
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 소아지-송아지, 마아지-망아지, 가이아지-강아지, 도아지-돼지란
표현이 있듯 범도 "범아지"로 부르자는 간곡한(?) 청탁조 칼럼을 쓰기도 한다.
2차 대전 당시, 미군은 독일 출신의 유명배우이자 가수인 디트리히를 동원, 전선에 배치된
독일군을 대상으로 독일에서 유행하던 가요 <릴리 말르렌>을 부르면서 병사들의 심적 동요를
바라는 심리전을 전개한다. 이 노래를 듣고 스스로 포로가 된 병사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지고 <鄕愁作戰>이란 제목 아래 중국의 일화와 고려시대 여진족의 침입을 매개로 귀화여진인의
반란을 책동한 일화, 그리고 이란-이라크 전쟁의 마이클 잭슨까지 끌어오는 민첩성과 정확성을
보여준다.
이렇듯 이규태 선생은 조그만 소재에서도 동서고금의 관련사실을 온갖 희귀한 참고도서를 동원,
백과전서식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과연 이 시대의 지식인답다. 선생이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백과사전식의 일대 저술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예를 든다면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이수광의 "지봉유설", 이익의 "성호사설" 같은 책들 말이다.
작년에 고인이 되셨지만 선생이 남긴 책들은 면면히 전해져 재미와 호기심을 심어준다.
심지어는 감동까지 선물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