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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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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정드레스님이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구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읽고나서 올린 리뷰를 보고 관심이 생겨 따라 읽었다. 한마디로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이 너무 많아져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되나 정리가 안된 채로 써내려가본다.   이 책이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이었다고해서 난 그냥 학위논문 자체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저자 자신이 처음부터 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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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정드레스님이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구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읽고나서 올린 리뷰를 보고 관심이 생겨 따라 읽었다. 한마디로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이 너무 많아져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되나 정리가 안된 채로 써내려가본다.

 

이 책이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이었다고해서 난 그냥 학위논문 자체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저자 자신이 처음부터 학위 논문과 대중서적으로 발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이중으로 작업을 한 것이었다. 이 책은 그중에서 일반인들에게 읽히고자 썼던 책이다. 그래서 읽기에는 편한지 모르겠지만 만약 학위논문이었다면 저자가 내리는 결론 부분이 있었을텐데 이 책에서는 그게 없어서 다 읽고나서도 자꾸 뒷부분을 더 뒤적여봤다. 뭐가 좀 더 있어야되는데......하면서말이다.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여러가지 의문들이 가득 생겨버렸다.  다시 서론을 뒤적여보고, 책을 내고 난 뒤 7년 후에 적은 후기를 또 읽어보고 인터넷을 뒤져보고 그러다가 그만두고 얼른 소감이나 적어보자고 앉았다.

 

그동안 내가 마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얘기는 많이 듣고 일상어처럼 사용도 더러 했지만 빗자루 타고다니는 이미지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별로 없다. 해리포터에서 보여준 재미있는 마법사들의 일상이 더 생각날 지경이고 흔히 들었던 중세시대의 마녀사냥 이야기는 솔직히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모른다. 그들이 진짜 마녀였겠는가? 뒤집어 씌운 거겠지하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이 생각이 바뀌었다. 진짜 마녀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생겨버렸다. 이 책에서 나오는 시대, 16세기 후반에는 이미 마녀사냥은 거의 끝났고 민중들도 마녀라고 드러나면 안되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시기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독특한 집단인 베난단티는 선한 마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그리스도를 위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들먹이면서 악마에게 복종하는 마녀들과 싸우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역할은 마녀와 싸워서 자기들이 이기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들의 이야기가 그 지방의 민중 문화인 풍요제와 연관이 되어있을 거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이들은 이미 기존에 들려오던 마녀이야기와 묘하게 접목시켜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오고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되어졌다. 뭐 아무런 근거없는 내 생각일 뿐이다. 태어날 때 양막을 쓰고나오는 이들에게 이미 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역할을 주입시켜왔을 것이다. 책의 내용은 후반으로 갈수록 심문관들에 의해서 그들 고유의 역할은 크게 개의치않으며 마녀들의 악마숭배행위를 했는가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져 결국 자백을 받아낸다. 그렇게 해서 베난탄티도 결국 마녀로 확정짓는 것 같다.

 

베난단티는 이렇게 양막을 쓰고 태어나는 사람들로 스무살이 넘으면 대장을 따라 사계재일의 목요일밤에 영혼만 빠져나가 마녀들과 싸운다는 것이다. 난 이 책을 올해의 첫 사계재일이 시작되는 지난주 수요일에 읽기 시작했다. 사계재일은 봄에는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첫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이고 여름은 성령강림대축일 후 수,금,토, 가을은 성 십자가 현양축일(9월 14일) 후 수,금토, 겨울에는 성녀 루치아 기념일(12월 13일) 후 수,금,토요일에 각각 단식과 금육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의무축일에서 빠지고 각국의 사정에 따라 정하게 되어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제외시켰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사계재일이라는 단어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이러한 사계재일은 일반적으로 로마의 농경문화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여겨지나본다. 그게 가톨릭 전례에 같이 흡수되었듯이 이 베난단티들도 그렇게 일부 지역에서 농경문화였던 것이 변형되어가는 과정에 이단심문자에게 걸려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이 어떻게 육체는 놔두고 영혼만 빠져나가 전투를 벌이는지 모르겠으나 단식을 하는 과정에 혼절하는 것은 아닐까 혼자 생각해봤다. 사실 단식이라고해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쫄쫄 굶는 것은 아니지만 먹지말아야한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먹고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 허약한 몸에 졸도를 한 것은 아니었을지 상상해보다가 혼자 피식웃고는 말았다. 간질환자이거나 심약한 사람인 경우 그렇게 정신을 잃는 경우가 종종있을테니까. 실제 심문대상들중에도 그런 이도 있었다.

 

이 독툭한 사람들의 무리인 베난단티는 또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에게 죽은 가족들이 궁금한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걸 물어보고 어느 정도의 댓가를 받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마녀와 싸우면서 본 마녀들을 고발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베난단티라는 사람들의 실제 본래 의무는 어찌되었든 그 시대의 상황에 맞추어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가싶어진다. 특히나 밤의 전투를 위해서 나갈 때 마녀들이 사용했다는 약을 사용했다는 자백까지 하게되는데 이쯤되면 심문관들도 그럼그렇지하고 자신들이 세웠던 가설에 확신을 하게되지않았을까 생각되어진다. 흔히 성직자들이 주를 이루는 이단심문관들과같은 지배층 사람들은 농경사회의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못했고 이해하려고도 하지않았기때문에 베난단티를 포용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미 베난단티도 본래의 의식에서 벗어나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 차원에서 행했던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워진다.

 

아, 정말 모르겠다. 내가 궁금해진 것은 정말 마녀들의 모임인 사바트가 실제 어떻게 행해졌는지와 이들 베난단티가 고발되기 전에는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미시사의 첫발을 떼게한 유명한 책이라는데 솔직히 내게는 그런 것은 하등 중요하지않고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1965년에 쓰여진 이 책이 40년이 지나서 우리말로 번역되었고 그로부터 또 7년이 지나서 내가 읽었다. 저자가 이 방면으로 계속 연구를 했을까싶어 찾아보니 몇몇 저서가 눈에 띈다. 찾아 읽어봐야겠다.




YES마니아 : 로얄 k********i 2012.02.25. 신고 공감 3 댓글 5
리뷰 총점 종이책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유럽의 민중신앙 엿보기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유럽의 민중신앙 엿보기" 내용보기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절판된 책이어서, 그동안 다른 역사책에 인용된 부분만 읽으면서 감질나 죽을뻔 했다. 그러다 드디어 온라인 헌책방에서 이 책을 구해 읽게 되었다. 오, 명불허전! 읽어가면서 책의 한 장 한 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무지무지 재미있었다. 한편 독학의 한계랄까, 답답함이랄까,,, 그런 감정에 빠져 들기도 했다.   우선 저자 소개부터. 카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유럽의 민중신앙 엿보기" 내용보기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절판된 책이어서, 그동안 다른 역사책에 인용된 부분만 읽으면서 감질나 죽을뻔 했다. 그러다 드디어 온라인 헌책방에서 이 책을 구해 읽게 되었다. 오, 명불허전! 읽어가면서 책의 한 장 한 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무지무지 재미있었다. 한편 독학의 한계랄까, 답답함이랄까,,, 그런 감정에 빠져 들기도 했다.

 

우선 저자 소개부터. 카를로 긴즈부르그는 현대 서양사학계에 '미시사'라는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제시한 세계적 역사학자이다. 잘은 모르지만, 현대 서양사학계가 실증주의의 독일 사학에 대한 반동으로 프랑스 아날학파가, 또 그 아날학파의 계량경제사학을 바탕으로 하는 거시사적 역사분석에 대한 반대편 연구 입장으로 이탈리아 미시사 사학이 생겨난 것 같다. (더 묻지 마시라, 이 부분은 좀더 공부해야 할 듯) 이 미시사 연구의 시초가 된 사람이 카를로 긴즈부르그이고, 그 시발점이 되는 책이 저자가 27세에 박사논문으로 발표한 이 원고이다. 

 

베난단티(복수형, 단수형은 베난단테)라는 존재는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방의 종교 재판 문서에 나타난다. 이들은 병자들을 치료해주고 마녀들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양막을 쓰고 태어난 이들은 때가 되면 대장의 부름을 받아 영혼이 빠져 나가 일년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들판에 모인다. 이들 베난단티는 수숫대를 든 나쁜 마녀들에 대항하여 회향목 가지를 들고 밤새 싸우는데 그들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한다. 기록을 보면 이 지방의 베난단티들은 수없이 많으며 그 진술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그외에도 베난단티는 죽은 자들이 고향 집에 돌아오는 행렬에 참여하기도 한다. 즉, 그들은 풍요의식을 거행하고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샤먼과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종교재판관들은 이런 베난단티를 사악한 마녀들과 동일시하는 유도심문을 한다. 그래서 후대에 내려올수록 베난단티는 마녀와, 그들의 풍요 의식은 마녀의 사바트와 동일시된다. 말하자면, 기독교에 민중 신앙이 굴복한 셈.

 

그런데 저자는 프리울리 지방의 종교 재판 관련 문서들을 소개하면서 건조하게 재판 진행 과정과 베난단티 신앙의 변모 과정을 나열하기만 할 뿐, 역사적 해석을 가해서 독자에게 들려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문학 작품도 아닌데 빈 부분을, 역사적 의미를 나 스스로 읽어가면서 계속 생각해야만 했다. 보다 대중적인 역사서를 읽을 경우, 저자가 읽고 공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저자가 역사를, 세계를 어떻게 보고 해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가, 하는 점이 독자인 내게 확연히 보이는 반면,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의 내 수준에서 읽기에는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해가면서 기존 고대부터의 기층 민간 신앙에 압력을 가하여 유럽 민중의 일상 생활까지 지배하려 하는 시도, 그 과정에서의 민중 신앙의 변모 과정이 보여 흥미로웠다. 하지만 솔직히 이 사료들을 어떻게 해석하며 읽어야할지 답답한 점이 더 많았다.

 

그렇기에, 책을 읽어 가면서, 마치 먹을 것을 양 손에 가득 받았는데도 감격에 겨워 무엇을 어떻게 먹고 소화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해하는 거지 소녀가 된 기분이었다. 아, 어쩌랴! 책은 다 읽었지만, 나는 여전히 배고프고 목마른 것을.



m******n 2012.02.07. 신고 공감 2 댓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