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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에 베이는 건 살갗만이 아니었다. 거기에 가면, 돌아오는 것만이 너의 유일한 임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는 쉽게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너는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너는 거기에서 사라져라. -본문 중 할도의 또 다른 이름은 충동섬. 사람을 베어내는 섬은 동시에 사람이 베어내는 섬이 된다. 상상과 망상의 차이를 알 수 없는 공간, 각 개인은 이름을 잃은 채 존재한다. 대명사와 알파벳이 그들을 구별해줄 뿐. 얄팍하다. 생이란 강풍에 날려오는 자갈보다도 가벼운, 언제 이탈해도 이상하지 않은 어떠한 상태. 혹은 위치. 혹은 시간. 참을 수 없는 공허에 구역질 나는 그 삶 속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찾아내려 애쓰지만 결국 남는 것이라고는 상처, 그리고 흉터. 자랑스레 내보이지만, 사실은 가죽 안 깊은 곳에서부터 곪아 터져가는 어떠한 흔적. 소멸에 초연해지는 것. 상실에 적응하는 것. 고통에 수긍하는 것. 할도에서 사라지는 건 과거에 묶인 문드러진 영혼. 돌아오기 위한 뱃삯은 헛된 희망이다. 희망을 버려라. 묵묵히 나아가라.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베어내라. ![]() ![]() ![]() ![]() #도서추천 #자음과모음 #김엄지 #할도 #한국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