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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1983년에 만든 <스카페이스 Scarface>는 없이 살던 사내가 배짱과 뚝심으로 마이애미에서 마약장사로 이름나고 돈을 크게 벌어 떵떵거리게 되는 일을 그렸다. 1932년 하워드 혹스 감독이 만든 같은 이름의 영화를 바탕으로 올리버 스톤이 각색하여 만들었다.
세상 일은 공짜가 없어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 돈을 벌어 큰 집에 좋은 차에 아름다운 계집까지 손에 넣었으나, 거품이 낀 삶이 오래갈 리가 없다.
2. 쿠바에서 날뛰다 얼굴에 흉터가 생긴 토니 몬타나(알 파치노)가 1980년에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온다. 크지 않은 몸집이지만 두려움이 없고 머리가 빨리 돌아간다.
같이 쿠바에서 넘어온 매니 리베라(스티븐 바우어)와 함께 일하는데, 속이지 않고 두둑한 배짱으로 일을 하는 터라 맡은 일은 악착같이 해낸다. 마약을 가져오라면 가져다 주고, 사람을 죽이라면 죽이고...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그러니 곧 마이애미를 주름잡던 프랭크 로페즈(로버트 로기어)의 왼팔이 될 수밖에. 오른팔인 오마가 눈에 가시처럼 굴지만 토니에 견줄 바가 못 된다.
로페즈의 아내인 엘비라(미셸 파이퍼)가 푸른 옷을 입고 나타나자 토니는 꼼짝을 못한다. (아니 이렇게 아름답고 내 마음에 들다니...아깝다. 우두머리만 아니었어도...)
토니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사람은 하나 더 있다. 손아래 누이인 지나(메리 엘리자베스 메스토란토니어)다. 토니는 어쩔 수 없이 어두운 뒷골목에 발을 담그고 살아가지만, 제 누이는 바른 길로 가고 좋은 사내를 만나 떳떳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버이나 오빠, 누이가 바른 길로 살지 않고 나쁜 짓을 해서 번 돈을 갖다주면서 씨앗이나 아우한테 너는 바르게 살아라고 한다면 누가 따라 갈까? 그 돈을 받은 사람도 피붙이가 하는 것처럼 나쁜 길로 가기가 더 쉬울 것이다.
3. 5년만에 집에 온 토니가 1,000달러를 꺼내 놓으며 보란듯이 말한다. "이제부터 엄마는 공장에 안 가도 되고, 지나도 미장원에서 일하지 않아도 돼. 내가 돈을 많이 버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머니는 외친다. "누굴 죽였니? 아니면 은행을 털었니? 5년 동안 아무 소식조차 없더니...지나를 망칠 생각 하지 말아. 이 집에 얼씬도 하지마. 나가..." 토니 곁에서 올바른 마음을 지닌 사람은 토니가 건넨 돈을 던져버리는 어머니 뿐이다.
토니가 프랭크를 누르고 마약장사를 하는 우두머리가 되고, 아름다운 엘비라를 손에 넣고, 커다란 집에서 남보란듯이 살게되지만, 갈수록 속은 비어간다. 언제 어디서 총을 맞을지 몰라 토니를 지키는 사람을 여섯이나 부리고, 기름진 먹을거리에 비싼 술을 마시며 흥청망청 지낼 뿐, 콩가루 집안이 되어 간다.
"당신이 날마다 제 몸 다듬는 일만 하거나 마약에 찌들려 있으니 아이가 생길 리 있나?" 토니가 나무란다. 엘비라는 이에 질세라 맞대꾸를 한다. "프랭크는 집에서 돈 이야기는 안 했어...아이가 클 때까지 아비가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데 내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 쓰레기같은 사람아..."
지난날 토니가 엘비라를 찾아가 사랑을 털어놓을 때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없다. "엘비라, 난 당신같은 사람과 같이 살면 잘 살 수 있어. 내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줘..."
4. 배운 게 없고, 밥집에서 접시닦이 같은 일은 하기도 싫은 토니와 매니가 갈 길은 하나 뿐이다. 총들고 마약장사를 하면서 실컷 돈을 벌다가 임자 만나면 총맞아 죽을 수밖에. 경찰이든 뒷골목 사람이든 저보다 총을 더 잘 쏘는 힘센 놈이 나타나면 어쩔 수가 없다. 그게 뒷골목 세상이니까. 주먹으로 일어선 사람은 주먹에 넘어질 수밖에. 맨주먹으로 태어나서 맨주먹으로 갈 뿐이지만...
모습을 보여주진 않지만 전기 톱으로 토니 편 사람의 머리와 팔을 자를 때는 보기에 징그럽다. 무섭다. 아무도 믿지 않으면서 배짱 하나로 뒷골목을 주름잡는 토니를 맡은 알 파치노는 섬뜩하다. 제 아우처럼 생각하는 매니라 하더라도 제 누이와 사귀는 건 싫어하는데, 그 얼굴이 볼만 하다. 엘비라로 나온 미셸 파이퍼의 아름답고 도도한 모습을 보고 뿅가지 않을 깡패들이 있으랴.
영화가 나온지 25년이 지났지만 요즈음 나온 영화에 견줘도 하나도 손색이 없다. 2시간 50분 동안 보려면 지겨울 것 같은데 금방 지나간다. 토니의 집에서 벌어지는 총싸움은 사람이 죽어 안됐지만 정말 볼만 하다. 감독의 솜씨가 멋지다.
디브이디는 좋다. 화면이나 소리는 조금 떨어지지만, 보너스는 푸짐하다. 영화를 만들게 된 사연부터 감독부터 배우들이 나와 찍을 때의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찌된 셈인지 미셸 파이퍼만 쏙 빠져 안 나온다. 아쉽다. 두 장짜리 디브이디에 이런 값이면 아주 좋다. 그런데 또 품절이다.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