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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보면 아이들의 지대한 관심사 중의 하나가 바로 귀신이다.
특히 구중중하게 비라도 흩뿌리는 날이면, 영락없이 '선생님, 귀신이 있어요, 없어요?' 하고 묻는다. 그리고 내가 무어라고 하든 간에 대답은 별로 필요없다는 듯한 얼굴로 골똘한 생각에 잠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혔다. 책은 아이들에게 단숨에 읽혀진다.
책을 읽은 아이는 부쩍 힘이 생긴 표정이다.
그러더니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귀신이 무서운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귀신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귀신은 이미 내 마음속에 있는 줄 알게 되었나보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의 얼굴에 처용의 너그러운 표정이 겹친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너희 마을 뒷산에 있는 바위에 깃들인 신이다. 너의 할머니가 삼 년을 하루같이 내게 와서 빌더구나. 그래서 내가 널 세상에 보냈는데, 네가 비명에 죽는 꼴을 또 어찌 보겠느냐." 할아버지, 아니 바위신령이 말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니, 산 사람을 해코지하게 둘 수야 없지 않느냐. 새색시 혼이 내가 막을 줄 알고, 내게 와서 말하더구나. 뼛속까지 맺힌 원한을 풀게 놔두라고. 그런데 새색시는 한 맺힌 혼이라, 어둠의 혼이 되고 말았다. 그 원혼을 네가 풀어 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