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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존재에 이입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 능력이라면 그것이 자연을 향할 때 인간은 가장 아름다워지고 대범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p. 99)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품은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버킷리스트에 넣어두고 죽기 전에 꼭 가보겠노라 오매불망 염원하거나, 그 정도로 결의에 차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꿈꿔 오던 공간 말이다. 『나의 폴라 일지』를 쓴 소설가 김금희에게 그 곳은 세상의 끝 '남극'이었다. 남극이라니! 살벌한 추위 속에 영구동토층이 형성된, 유빙이 해안으로 밀려오는, 얼음 땅 위에 펭귄들이 가득한 남극이라니!
저자는 작가가 되기 전부터 남극에 가는 순간을 꿈꿔왔다고 한다. 그에게 남극은 어떤 곳일까. "인간과 그것이 만들어낸 문명이 없는 자연" 그러니까 세상의 인위적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곳이다. 저자는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느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관광'이 아니라 '머무름'을 통해 "인간종(種)으로서 작고 단순하고 겸손해지는 과정을 겪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극이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인가. 저자 역시 여러 경로를 통해 수 차례 문을 두드렸으나 매번 실패의 쓴맛을 봐야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끝내 길은 열리는 법. 마침내 '한겨레'의 특별 기자 자격을 부여받은 저자는 극지연구소인 세종연구소 한 달 가량 체류할 수 있는 특파원으로 위촉된 것이다. 저자가 얼마나 기쁘고 벅찼을지 짐작이 되는가.
이제 남극으로 가는 걸까. 그럴 리가! 아직 준비 과정이 남았다. 저자는 여름 동안 연구 대원이 받는 훈련에 준하는 생존 및 안전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했다. 그만큼 남극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극악의 환경이고, 불의의 상황에 대처하는 트레이닝은 필수적이다. 의무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저자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성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 대비는 무엇에 기인할까.
"사람들이 펭귄을 좋아하는 건 용감해서가 아닐까 싶었다. 으르렁거리며 완력을 과시하는 용감함이 아니라 느리고 작은 존재가 신비롭게 보여주는 태연함. 극한의 날씨를 버티며 유빙의 바다를 수용하는 펭귄들이 모습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동과 경이."(p. 63)
1월 27일 한국을 출발한 저자는 남극의 관문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대기한 후, 2024년 2월 1일에야 비로소 남극 땅을 밟는다. 오랜 비행 끝에 20대부터 꿈꿨던 곳에 당도했을 때 저자가 느꼈을 감격을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10년 전, 프랑스 파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에펠탑을 목격한 순간의 벅찬 감동이 조금이나마 엇비슷할까. 물론 남극에 비할 바는 아니리라.
『나의 폴라 일지』에는 저자가 세종 기지에 체류하며 남극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살펴본 이야기, 그곳에서 각종 연구 중인 과학자들과 교류한 취재기가 꼼꼼히 담겨 있다. 흔히 남극에 관한 책이라 하면 연구원 등이 저술한 전문서적이 떠오르고 딱딱하고 무거운 내용이라 생각되지만, 『나의 폴라 일지』는 철저한 비전문가의 관찰기라는 점에서 색다르고 흥미진진하다.
남극에서는 2인 1조가 기본이라 혼자서는 기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공동생활이 강제되지만,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남극에서도 남부럽지 않게 맛난 음식을 먹고, 특별한 윷놀이를 하며 설 연휴를 보낸다. 또, 끼와 열정이 넘치는 과학자들이 있다. 작가로서 혼자 일하는 게 익숙했을 저자는 다양한 국적 및 직업군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남극에서 내 시간은 여행도 취재도 연구도 아니라 '사는 것'이었다. 관계를 만들고 호의, 기쁨, 감동과 경이, 긴장, 때론 불안과 불쾌 같은 순간순간의 감정을 지닌 채 하루하루 일상을 만들어가는 것. 그렇기에 그리움은 더할 것이었다. (p. 276-277)
책을 읽다보면 '비펭귄'이라는 단어에 확 꽂힌다. 애당초 남극은 펭귄들의 땅이니 인간은 손님인 셈이다. 이미 그곳에 완벽히 적응을 마친 펭귄과 달리 인간이 남극에서 살기 위해서는 뚜꺼운 방한복을 껴입어야 하고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이처럼 남극은 자연의 질서 앞에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시하는 장소이다. '비펭귄'으로서 인간을 자각하는 순간들이 신선하다.
책을 읽는 내내 아빠의 (사실상 반대에 가까운) 만류에도 남극으로 향했던 저자의 고심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마음 한 켠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다행히도 그는 남극에서 보낸 한 달의 시간을 "압도적인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평화, 인간종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만들어냈던 꿈결 같은 일상"이었다고 회상했고, "내가 남극까지 간 건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같다"고 단언했다.
국내 소설가 사상 최초로 쓴 남극 체류기 『나의 폴라 일지』는 김금희가 앞으로 쓸 남극이 배경인 소설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남극에 매혹당한 그는 더더욱 소설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편, 저자는 『나의 폴라 일지』를 "다음 세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라며 10대가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 이책을 읽고 있는 나자신도 겨울이지만, 아주 춥다고 소문이 자자한, 남극대륙에서 벌어지는 연구들을 하나하나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 갔습니다. 일지와 일기는 거의 비슷합니다. 아무리 오래되어도, 그당시 날짜를 찾아보았을 때, 그날의 기분과 상황들을 똑똑히 알 수가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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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이야기라니!!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보니까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ㅎㅎ 가기 위해서 트레이닝도 받아야 하고 ㅎㅎ 읽으면서 저도 같이 트레이닝 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ㅎㅎ 작가님의 남극 체류기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남극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나올 수도 있을거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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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리뷰 김금희 작가님의 폴라일지는 극지에서의 체험을 영웅담이나 여행기로 포장하지 않는다. 불안과 주저, 관계의 온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차분한 기록이다. 그래서 이 책의 배경은 얼음으로 덮인 남쪽 끝이 아닌 자기 자신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에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잘 쓰고 싶다는 욕망과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 사이의 거리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 점이다. 그런 솔직함 덕분에 이 기록들은 더 믿음이 갔다. 빠르게 읽히는 책이 아니라 컨디션에 따라 한 편씩 읽었던 것 같다. 추운 겨울에 생각을 정리하듯이 읽어내려가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조용히 마음을 정리할 책이 필요한 계절에 추천하고, 자주 흔들리는 사람에게도 좋다. 남극 이야기 같지만 결국은 삶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 화려하지 않아서 오래 오래 기억에 그리고 마음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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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는 여러 이유 때문에 여러해 전부터 남극에 가길 소망해왔습니다. 하지만 남극에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여러 번 좌절되다가 결국 허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고보면 남극에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모습도 저 역시 부모로서 이해가 됩니다!~ 여러 준비 끝에 결국 남극에 도착한 김금희 작가는 남극 기지의 모습과 그 곳 사람들을 취재하고, 자신이 보고 느낀 남극의 자연을 이 책에 기록합니다. 그동안 남극 기지의 모습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는데 이 곳에서 생활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공동체의 중요성 또한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오늘날 우리는 클릭 한번으로 집 앞에 물건이 배달되고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극에서는 식사를 안 한 사람이 있으면 서로 챙겨주고, 외출 할때는 2인 1조씩 나가야 하기에 서로 일정을 배려하며 생활하게 됩니다. 우리 인간이 원래 살아가는 방식은 이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었다는 점을 새삼 떠올리게 합니다. <나의 폴라 일지>에는 다양한 남극의 사진들이 실려 있어 앞으로 다가올 더운 여름에 보면서 더위를 식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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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금희'만 보고 바로 구매했습니다. 개인의 내밀한 감정, 아픔을 섬세하게 다루는 그간의 소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고 글로 옮기는 사람은 일상 생활에서 매우 너그럽거나, 굉장히 무던하거나,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갈등 없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국경도 소유도 없는 땅에서 비펭귄인간들과 관계 맺는 소설가 김금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책장을 후루루 넘기면서 낄낄대기도 하고 속상해 하기도 했다. 남극을 담은 작가의 문장들이 오래 전에 잃어버린 낯설고 두근거리는 호기심을 되살려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사라진 손끝의 감각을 되찾듯 아리고 생경하여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계획한 친구에게 이 책을 한 권 더 사서 보내주었다. 사소하지만 한 가지 걸렸던 건, 러다이트 운동을 비유한 표현이다. 완벽한 감동을 아주 살짝 흐릿하게 하는 문장이었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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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초반부터 느낌이 좋아서 빠른 100자 리뷰 남깁니다. 읽다보면 묘한 감동을 느껴요. 내가 꼭 남극에 가있어서 지대한 빙벽의 대륙에서 낯선 공기의 내음을 맡으며 노을지는(사진받음ㅋ) 자연 풍광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그리운? 느낌을 받으며 코끝 찡하게 보고 있습니다. 판타지 세계에 들어간거 같기도하고 막 ㅋㅋ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라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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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님의 책들을 읽으면 따뜻하고 포근한 위로도 받구 안온한 느낌을 안겨준다. 본인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공유해주시면서도 혹여나 그 속에서 공감된 글들이 꺼내줄 우리의 옛 기억들을 세심하게 생각해주시는 작가님이시기에 더욱 더 작가님의 책들을 기대하게 된다. 그동안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어왔지만 알바를 하면서 받은 돈으로 처음으로 책을 사는데 그 첫 책이 김금희 작가님의 제목도 너무 귀여운 ‘나의 폴라일지’라서 정말 행복하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께서 네모난 내 마음이 조금은 온순해지고 힘을 풀 수 있도록 다독여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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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김금희 작가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가 있어 산문집은 소설과 어떻게 다른 지 너무 궁금해 구입한 저서이다. 아직 소설을 읽지 않아 확실하게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에세이의 글투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제 소설로 작가의 진면목을 이해하고자 하지만 남극은 정말 가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