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년을 함께 산 엄마를 이해해 보려는 주인공의 시도는 눈물겨운 효도가 아니라, 도저히 알 수 없는 '타인'을 분석하려는 연구에 가깝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관계를 낭만화하지 않는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면서도 왜 같이 살아야 하는지, 그 지긋지긋한 인연의 끈을 냉철하게 응시한다. 어둠 속에서 바늘귀를 꿰듯, 막막한 삶을 통과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과장 없이 담백하게 풀어냈다. |
| 처음들어보는 작가이지만 어둠뚫기라는 제목부터 아주 흥미를 끌었는데요. 예상대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이런스타일의 책을 좋아합니다. 역시 소설은 다양한 사회문제도 건들이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제 취향에 맞는 좋은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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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어둠 뚫기》는 제3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문학동네소설상은 종종 수상작 없음으로 해를 넘기고는 한다.) 작가는 이미 두 권의 소설집 《우리는 같은 곳에서》 그리고 《햇빛 기다리기》를 출간한 바 있다. 《어둠 뚫기》는 소설집 《햇빛 기다리기》에 수록되어 있는 〈겨울의 끝〉을 확장시킨 작품인데, 몇 가지 에피소드들을 추가하였고 이를 통해 문제 의식을 심화시키는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나무가 이파리를 포기하는 시점은 언제일가... 그때 나는 생각했다.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끊어내기로 결심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p.35) 《어둠 뚫기》의 주인공 나는 소설가이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 결혼하여 출가한 형이 있고 서른 일곱의 나이이지만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는 오래전 교통 사고로 사망하였는데 그때의 사고로 형도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다. 또한 나는 게이이고 엄마에게 그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엄마는 나의 그런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언제 결혼하느냐는 하나마나한 투의 말을 툭툭 내뱉고는 한다. “... 온전히 되살려낼 수 없다고 해서 그 일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분명 어딘가에 남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잔존하여 내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p.47) 소설에는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인하여 겪은 많은 에피소드들이 다뤄진다. 군대에 그리고 직장에 만연해 있는 남성 중심주의 문화가 어떻게 게이인 나에게 작동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자신이 겪은 많은 섹스 그리고 사랑의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는다. 내가 사춘기 시절에 꾼 꿈 중 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이 (아버지에 의해 유사 성행위를 당하게 되는) 있는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혹은 일렉트라 콤플렉스의 변형인가 싶어 유심히 읽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글을 좋다고 느끼는 걸까요. 이건 제 생각인데, 오늘날 독자가 책에서 원하는 건 내밀한 공명 같아요. 언젠가 자신도 겪었으나 그게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흘려보냈던 시절을, 애써 덮어두고 잊어버리려 했던 상처를, 사랑하는 이에게도 차마 발설할 수 없었던 욕망을 작가가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해냈을 때 그걸 좋다고 느끼는 거죠...” (p.109) 하지만 소설의 핵심이 되는 근간은 이 ‘모자의 사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들은 커밍아웃한 게이이고 엄마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굳이 서로에게 내색하지 않은 채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이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치는 것도 아니다. 그로 인하여 위험천만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둘 사이에 감도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투닥거리면서도 그냥 그런 채로 살아간다. “슬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 / 누구나 그렇다.” (p.209) 퀴어 문학이 처음 출현하던 시기에는 그러한 성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 이후에는 그들의 연애 혹은 사랑 또한 이성애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주력하는 소설이 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좀더 확장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쩌면 《어둠 뚫기》도 그러한 확장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슬픔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박선우 / 어둠 뚫기 / 문학동네 / 255쪽 /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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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경쾌하다 가볍지만 진중하다 모자지간의 이야기지만 모녀지간의 이야기로 봐도 무관할정도로 엄마와의 관계를 이렇게 세밀하고 정밀하게 표현해낸 작품이 있었나 싶었을정도로 참신했다 읽다보면 작가님이 내얘기를 쓴건가 싶을정도로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정도였다 엄마를 이해할수는 없다는 표현이 솔직해서 좋았다 나도 엄마를 이해할수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렇다고 미워하는 건 아니니까 |
| 제목에서 부터 느껴지는 우울하고 습한 분위기. 대충 사전정보로 작가가 퀴어라는 부분만 알고 이책을 접하게되었는데 글이 흘러가는 느낌이나 전하려고 하는 메세지가 잘 전달되어서 매우 흥미롭고 즐겁게 독서를 했던것같다. 항상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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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24 홈을 둘러보다 블라인드 북을 처음 알게 됐다. 블라인드 북은 누가 쓴 어떤 책인지는 모르고(찾아보려면 얼마든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책에서 발췌한 오직 한 문장만을 보여준다. 그 한 문장을 보고 마음이 끌리는 책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책을 살 때 베스트셀러인지, 작가가 유명한지, 혹은 리뷰 등을 찾아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신인, 젊은 작가들은 아직 프로필도 적고 독자들의 리뷰도 적어 유명 작가의 책들에 비해 구매율이 현저히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점에서 블라인드 북은 숨겨진 소중한 책을 찾는 정말 좋은 취지가 되는 것 같아 취지에 맞게 정말 아무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구매했다. [2026 젊은작가 블라인드북 : 사랑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나. 어디에도 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듯 하다.] 책을 배송받고 문장의 주인을 알게 됐다. 박선우 작가의 장편 소설 [어둠 뚫기]이다. 어둠 뚫기의 줄거리는 간단하게 성소수자인 주인공이 어머니와 혹은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 사건들로 하여금 "이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요 근래(약 5년 전부터?) 성소수자,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계층에 관한 에세이나 소설을 정말 많이 접해서 그랬을까? 책의 중반까지 퀴어를 주제로 하는 흔한 내용 전개에 조금 실망했다. 보통 젊은 작가들의 글을 보면 화려한 표현을 사용해 과감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반면 이 작품은 정말 담담하게, 차분해서 흔하게 느껴짐이 더 했다. (109p.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글을 좋다고 느끼는 걸까요. 이건 제 생각인데, 오늘날 독자가 책에서 원하는 건 내밀한 공명 같아요. 언젠가 자신도 겪었으나 그게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흘려보냈던 시절을, 애써 덮어두고 잊어버리려 했던 상처를, 사랑하는 이에게도 차마 발설할 수 없었던 욕망을 작가가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해냈을 때 그걸 좋다고 느끼는 거죠. 경험적으로는 이미 아는 건데 언어로는 미처 몰랐던 것을 선명한 인지의 단계로 끌어올려 주는 글. 그래서 텍스트를 경유해 타자 혹은 세계와 연결되는 듯한 감각을, 자신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는 순간을 좋아하는 거죠." 중 후반부엔 정말 '내밀한 공명'을 느끼게 하는 문장들이 내 정곡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장편 소설은 주인공이 책을 읽는 독자와 여러 이벤트를 지나며 함께 성장해가는 데 주안점을 둔다. 그 부분에서 이 작품은 주인공이 성장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주인공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이후에야 푸는 느낌을 받아 아쉬웠다. 책을 다 읽고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아마 이 작품은 오토픽션, 자전소설의 느낌이었나 보다 했다. 작가는 본인의 내면을 더함과 덜어냄 없이 정말 솔직하게 풀어내고자 한 것 같다.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데 화려할 필요가 있겠는가. 작가의 가치관이 느껴져 느지막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평점과 관계없이 담담하게 글을 써가는 점이 정말 멋있었고 앞으로도 멋진 작품들을 써낼 박선우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이 책을 통해 박선우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님들은 작가에 대해 조금 알아보고 읽기를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