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할인이 되길래 부랴부랴 주문해서 본 볼쇼이 발레 모음집 vol.1.
과연 명불허전. 지금은 떠나고 없기에 더욱 빛나는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와 연출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이걸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다니, 세상 정말 좋아졌습니다. 객석에서 보는 열 부자 부럽지 않은 기분.(기분만^^;;)
수록된 네 작품 어느 것 할 것 없이 다 훌륭하지만, <석화>와 <로미오와 줄리엣="">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로미와 줄리엣="">의 경우 케네스 맥밀란이 안무한 공연을 이전에 봤던 터라 볼쇼이는 어떨까 기대했었는데, 저는 볼쇼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기분입니다.
맥밀란이 사랑의 열병에 빠진 어린 두 연인에 포커스를 맞추며 춤은 물론 둘의 표정을 통해서도 감정을 세세하고 서정적으로 묘사하는데 치중해 다소 지루했다면, 그리고로비치는 웅장하고 격정적인 연주에, 화려한 군무와 조연들의 솔로를 보강하여 보다 다채롭고 다이내믹한 발레를 만들어냅니다.
캐플렛 가의 무도회가 시작될 때 추는 춤은 아주 좋은 예인데, 가문의 위용과 앞으로 다가올 비극을 암시하듯 장엄하고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더구나, 검은 옷에 붉은 망토를 둘러 강렬한 인상을 주던 티볼트가 로미오의 손에 죽자, 쿵! 쿵! 심장을 관통하는 소리에 이어 비통한 음악과 함께 등장한 캐플렛 부인이 온몸으로 울부짖으며 분노의 춤을 출 땐, 저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며 복수를 외치게 되더란 말씀.(머큐시오 미안해)
그리고로비치의 볼쇼이가 아니고서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결코 놓쳐선 안 되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볼쇼이가 아니고선 볼 길이 없다는 점에서 <석화>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우랄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우랄 민요에 기초해서 작곡했다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이 어우러진 이 발레는, 음악은 물론 다소 북한식 한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이나 구리 산의 여왕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민족적 색채가 동화 같은 이야기와 결합해서 색다른 맛을 냅니다.
춤 얘기로 넘어가보면, 누구 안무라고 주역들의 다채롭고 화려한 춤이야 당연한 거고,
전 특히 집시의 춤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아주 에로에로했거든요.(웃음)
관능적인 음악에 맞추어 35도 각도로 살짝 고개를 틀고 몸을 뒤로 홱 젖혀 어깨를 타르르르르 떨며 손뼉 짝짝.(22% 거짓이 섞여있음) 아마 따라 하고 싶어질 걸요.
얘기하다보니, <백조의 호수=""> 얘기도 조금 하고 싶어지네요.
군더더기 없이 꽉 짜인 안무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이런 다이내믹한 백조의 호수를 봤나.
(다른 발레단의 공연에선)다소 지루하기도 했던 1막이 이렇게 신날 줄이야. 빈틈없이 움직이는 군무의 화려함도 그랬거니와 특히 광대의 활약이 눈부시더군요. 회전과 도약과 연속이라니...
오데뜨/오딜은 또 어떻습니까. 워낙 인기있는 작품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와서 춤만 췄다 하면 박수와 브라보가 끊이지 않습니다. 과연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정확한 동작으로 우아한 백조의 움직임과 흑조의 화려한 기교를 완벽하게 선보이더군요. 32회전을 그토록 자신있고 신속하게 해내는 건 오랜만에 본 듯.
지그프리트와 로스바트는 또 어떻게요. 남자 둘이 추는 2인무, 선과 악의 갈등묘사이기도 하지만 이게 또 은근히 에로틱한 게 아무튼 멋졌어요.(쿨럭;;) 언급 안 하면 섭섭해 할, 2막의 각국 신부후보들의 다채로운 춤도 멋지고. 다섯 명의 신부후보들에게 둘러싸여 춤을 추는 지그프리트에게 이런~ 부러운 놈을 봤나 하실 분들 많을 걸요, 틀림없이.(^^;)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눈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시원시원한 음악과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춤이 어우러진 멋진 공연들이었습니다. 비록 DVD케이스가 다소 미흡하지만 하드박스에 담아주니 보관에 별 무리 없으니 되었고, 이 가격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되므로 주저하지 마시길.
아, <지젤>요? 제가 다 말해버리면 재미없잖아요? 직접 확인해보세요, 꼭!
끝으로, 스펙트럼 디비디씨! vol.3은 언제 나오나요?
<사랑의 전설="">, <신데렐라>,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의 라인업으로 준비중이라구요?
야호!(....일단 꿈은 꾸고 본다)
라>돈키호테>신데렐라>사랑의>지젤>백조의>석화>로미와>로미오와>석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