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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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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유구』는 조선 후기(정조) 조정의 난맥상과 핍박한 생활상을 그려낸 책이다. 역사소설, 팩션(faction:fact+fiction)이다. 주인공은 농업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규철’과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지은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다. 저자는 규철이 속한 풍석 협동조합 운영과 서유구의 귀촌의 삶을 200여 년의 시공간을 교차시키며 조명한다.  저자는 서유구의 영농생활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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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서유구』는 조선 후기(정조) 조정의 난맥상과 핍박한 생활상을 그려낸 책이다. 역사소설, 팩션(faction:fact+fiction)이다. 주인공은 농업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규철’과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지은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다. 저자는 규철이 속한 풍석 협동조합 운영과 서유구의 귀촌의 삶을 200여 년의 시공간을 교차시키며 조명한다. 

 저자는 서유구의 영농생활만을 다루지 않는다. 당쟁의 수렁에서 건져 낼 수 없는 조선 후기의 썩어빠진 정치를 적나라하게 녹여내고 있다. 영농생활의 목적이 당시 정치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지적과 극복에 있다고 하겠다. 당쟁에 휘말려 가문이 몰락했음에도 부패 권력과 혼돈이 점철된 시대에 소리 없는 귀촌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유구가 관직을 떠나 귀촌한 것은 선친들의 당쟁 피해를 잊기 위함이었음을 저자는 행간에 깔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자유를 건진 프랑스 혁명과 정보혁명을 이끈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일어났을 때 조선은 당쟁에 휘말려 민중의 삶이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조선 후기의 정치 상황을 현재와 중첩한다. 혼돈의 정치 유전자가 우리 정치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작금의 정치에 자연스럽게 포개 얹은 셈이다. 조선 후기나 지금의 정치사회 꼬락서니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 후기나 지금 한국이 자칫 헛발을 디디면 터지는 지뢰밭임을 행간에 묻어두고 있다. 민중 삶의 피폐화를 주도한 조선의 당파싸움을 현재 좌우로 갈라진 두 패거리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견원지간에 비유해도 모자람이 없단 말이다.

 저자는 ‘미세 부정(micro-denial)’이 잠식한 서유구와 규철의 심리를 적절히 묘사한 듯하다. 영조의 탕평책에도 정치 상황은 악화 일로로 치달았고, 그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마저 찾을 수 없다는 심리 말이다. 이 때문에 그들이 정치적 허무주의와 패배주의에 빠져 급기야 정치 마비에 걸린 듯한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저자는 전통 곡식(씨앗)의 소멸을 가슴 아파한다. 규철의 입을 빌려 씨앗의 소멸을 농촌 생태계 파괴로 연결하며 씨앗 존재 이유의 외연을 확장한다. 토종 곡식들은 수백 년의 풍파를 견뎌와 기후 위기에 적응력이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저자가 씨앗 이야기를 꺼낸 것은 조선 정치의 혁신은 물론 현 정치 환골탈태의 필요성을 의도한 듯하다.

 저자의 메시지는 핍박한 농촌을 무시하며 당쟁만 일삼는 조선 정치인에 대한 비난과 고발을 통해 부조리, 불합리, 소외, 왜곡의 지금 정치사회 상황에 대한 아우성 없는 폭로다. 부패한 정치권력과 사회적 모순에 비폭력 저항을 보여 주기 위함이 아닐까? 규철은 서유구의 사상을 현대 맥락에서 사유와 실천을 시도했고, 저자는 몰락 사대부 집안의 저항정신을 현대적으로 조명했다는 생각에서다. 

 에필로그에 언급된 ‘오염’. 눈여겨 할 핵심어다. 과거와 현재의 정치 오염에 환경 오염까지 가세해 서유구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정치 사회적으로 오염, 즉 부조리, 불합리, 파괴 등이 심각하다는 의미에서다. 사회 구조적으로 어느 구석 하나 온전한 곳이 없는 데다 누구 하나 개선과 극복에 힘을 쓰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저자는 오염에서 창조의 씨앗을 발아시키려 안간힘을 문맥 곳곳에 숨겨 놓은 듯하다.

 저자는 청주, 규철은 단양 출신이다. 저자는 지난 2018년 설립된 임원경제사회적협동조합(회장 나기정 전 청주시장) 에 관여하고 있다. 2021년 괴산 폐교를 임원경제지 연구의 장으로 마련하고 세계에서 최고의 볍씨(1만 5000년 전)가 출토된 청주 옥산 소로리에서 토종작물을 재배하며 임원경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서유구의 이상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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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y*****1 2025.03.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