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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중에는 단일 캐릭터로 워낙 이미지가 굳어서 본명보다 작중 인물의 호칭이 더 편히 쓰일 때가 있다. 앨런 래드('아란 낫드' 아님ㅋ)의 경우를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본인으로서는 좀 억울할 것이고(죽은 지 오래고 저 극동에서 자기를 두고 뭐라 씨부렁대는지 그가 알 바 아니겠다만), 공정하지도 정확하지도 못한 처사이다. 올드팬들이 (당시의 국내 개봉 여부라는 사정 탓에) 알건 모르건 상관 없이, 이 깔끔하게 잘생긴 배우는 생각보다 여러 영화에 나왔으며,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선입견이 그리 굳어지긴 했으나 사실 서부극에 잘 어울리는 마스크도 아니1)다. 그가 마지막으로 나온 영화는 내가 요 밑 '티파니...'의 리뷰에서 잠시 언급한 'The Carpetbeggers(1964)'이며, 여기서 그는 바로 조지 페퍼드가 분한 반항기 가득한 젊은 사업가의 아버지 역으로 잠시 나온다. 이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50대 초반 정도였을 것이므로 사실 몇 살 차이도 나지 않는(한 10여년?) 페퍼드의 아버지로 나오긴 좀 아까운데, 여하간 그는 빛나는 젊음은 사라졌어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을 할 만한 나이에 갑작스럽고 아까운 죽음2)을 맞았다.
자, 아무튼, 국내팬들은 앨런 래드 하면 셰인이요, 셰인 하면 이 래드라는 레전드를 떠올리는 데에 별로 주저함 없을 것이다, 총잡이하곤 사차원의 시공을 격할 것만 같은 이미지의 이 사내가 펼치는, 조용하면서도(정말 조용하다. 그 또한 연출의 묘다) 통쾌한 활극은, 선량한 시민들이 갈구하는 가장 소박한 정의라는 기본 요소에다가. 사내들간의 의리, 정숙한 여인의 현명하고 도덕적인 선택과 처신, 아역의 적절한 추임새3), 셰인의 배경에서 효과 만점의 보색 대비를 창출하는 지상 최고의 악당(들), 그리고 뭐니뭐니뭐니해도 빅터 영의 그 유명한 주제음악, 이 모든 요소를 환상적으로 결합시켜 흥행에까지 성공한 완벽한 고전 한 편을 만들어내었다.
'스미스씨...'에도 출연했던 진 아서가 이제는 많이 늙은 모습으로, 그러나 제 몫은 뚜렷이 해 주면서 등장하고(래드보다 10년 정도 연상이다), 악역들이 볼 만한데, 일단 인상 더러운 밴 존슨이 공포 분위기 하나 확실하게 조성해 주고(웃기기까지 함), 무엇보다 이로부터 40년 후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사랑4)'에 나와 노령에 오스카 조연상을 챙긴, 젊은 날의 잭 팰런스를 구경할 수 있는 게 행복하다. 간단히 얘기해서 크리스토퍼 워큰(조 밑에 적었지?) 같은, 이쁘게 악독한 villan으로 자주 나오던 베테랑인데, 셰인 역의 래드와 정말 백과 홍의 멋진 대조를 이루는, 악역의 역사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한 장을 그는 이 영화에서 쓰고 있다고나 해야 할 것.
1) 영화의 성공 배경은 (역설적으로) 여기에도 있었다.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 세대는 셰인이라면 뭘 떠올릴까? 우리 때에는 셰인이라는 청바지가 있었고, 요즘은.... 그 애? 셰인은 물론 영화 주인공의 이름이지만, 역사상 가장 짧은 명대사로도 유명한데(물론 이 영화), 그건 스포일러니까 생략. 2) 다른 이야기인데, 비슷한 나이에 숨진 장효조 씨를 추모합니다. 3) 브랜든 디 와일드는 한 시절 특히 동양권에서 꽤나 인기를 모으던 아역이었다. 어른들도 요즘은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요즘은 귀여운 애들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저 애가 하나도 안 이뻐 보이네?'라고 하는 경우가 많던데, 나 역시 마찬가지다(여러 이유에서 당연함ㅋ). 지식과 느낌이 상호배반하는 경우 어느 하나를 굳이 배척할 필욘 없고, (용량이 된다면) 별개 파티션에 다 같이 보관해 두는 편이 좋다. 4) 'CITY SLICKERS'. 참고로 빌 클린턴의 별명은 '슬리키 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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