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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까뮈의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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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알베르 까뮈는 소년 시절을 알제리에서 보냈는데, 할머니가 뒤뜰의 닭장에서 닭을 한 마리 가져오라고 했다. 까뮈가 닭을 가져오자 할머니는 부엌칼로 닭 머리를 잘랐고,  까뮈는 바닥이 더러워질까봐 흐르는 닭의 피를 그릇에 받았다. 죽어가던 닭의 울음소리는 소년 까뮈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밖에도 유난히 가증스러운 한 살인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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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알베르 까뮈는 소년 시절을 알제리에서 보냈는데, 할머니가 뒤뜰의 닭장에서 닭을 한 마리 가져오라고 했다. 까뮈가 닭을 가져오자 할머니는 부엌칼로 닭 머리를 잘랐고,  까뮈는 바닥이 더러워질까봐 흐르는 닭의 피를 그릇에 받았다.

죽어가던 닭의 울음소리는 소년 까뮈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밖에도 유난히 가증스러운 한 살인범이 사형당하는 장면을 참관하고 온 아버지의 경험 역시 매우 중요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경험들에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법부와 사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오판을 할 위험성 등을 들어, 1958년 까뮈는 단두대 사형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단두대에 대한 성찰」을 쓰게 되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그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여러 세기, 여러 문명에 걸친 사형의 역사가 아니라, 그가 살던 20세기 중엽의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던 사형제라는 점이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이전 시대에는 사형수는 형 집행 후 영생의 권리를 갖는다고 믿었다. 진정한 재판은 저 세상에서 신 앞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중엽은 더 이상 영혼 불멸을 믿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에 종교적 믿음에 근거하여 최고형을 내리는 것은 불합리하고 타당하지도 않다는 것이 까뮈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여기에 정치적인 이유가 덧붙여졌다. 편파성과 광기에 빠진 국가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사형을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 까뮈의 주장이었다. 왜냐하면 사형제 폐지는 인간의 인격이 국가 위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내 경우엔 까뮈가 이 글을 쓸 당시(1958년)까지 프랑스에서 단두대 처형이 있었다는 게 더 놀라웠다. 그것은 프랑스 혁명 당시에나 행해졌던 처형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에서는 1977년까지 단두대에 의한 사형이 집행됐었다고 하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 글이 프랑스에서 사형제 폐지를 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하니, 지식인이나 유명인의 사회적 의무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알베르 까뮈,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인간은 필멸의 존재다.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소멸하더라도 저항하면서 소멸하자.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비록 허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필귀정이 되도록 하지는 말자!

세낭쿠르, 『오베르망』

 

여기에 실린 네 편의 글은 모두 독일 점령 치하의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 지하신문에 기고했던 에세이들이다. 앞에 실린 「단두대에 대한 성찰」과 마찬가지로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의 까뮈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글이다. 리옹에서 까뮈는 비밀조직은 전국작가위원회에서 맹렬하게 활동했지만, 지병으로 인해 요양하면서 프랑스 본토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파리에서 왕성한 활동이 불가능했던 그가 레지스탕스 신문을 택해 그곳에 글과 기사를 쓰는 것이 그가 할 수 있었던 저항의 방법이었던 셈이다.

 

상상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띤 이 책엔 총 네 편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처음의 두 편의 편지는 대중에 발표되었고, 나머지 두 편은 까뮈 사후에 발견되어 이 판본에 함께 실리게 되었다), 이 편지들 속에서 까뮈는 나치가 매일같이 자기들의 선전 속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는 유럽의 개념에 맞서 '유럽의 이상'을 옹호하고 있다. 즉, '나치'에 맞서 '우리 자유로운 유럽인들'이 저항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인간이 필멸의 존재라고하더라도 저항하면서 소멸하자는 게 까뮈의 주장이다.

즉, 모든 (유럽) 사람들이 나치라는 악에 맞서 항거하자는 것이 이 네 편의 편지의 요지다.

 

 『페스트』를 읽으면서도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까뮈가 '독일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들을 읽다 보면

극단적 영웅주의를 신봉했던 나치즘과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함으로써 페스트 종식을 이끌어냈던 『페스트』의 '보통사람들'이 비교된다. 『페스트』에서 까뮈가 각각의 인물들을 과장되게 미화하거나 신격화해서 영웅으로 만들지 않은 것은 이러한 영웅주의를 경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21.1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