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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권에 관하여..
"병역거부권에 관하여.." 내용보기
지난 2002년 월드컵으로 전 세계가 뜨거웠던 그 무렵,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이는 그 동안 여호와의 증인을 필두로 한 소수의 종교인들의 문제로만 치부되었었다. 국가가 부여하는 그 어떠한 의무보다도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는 남북 대치 상황에 처한 우리 사회의 특수성 때문
"병역거부권에 관하여.." 내용보기
지난 2002년 월드컵으로 전 세계가 뜨거웠던 그 무렵,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이는 그 동안 여호와의 증인을 필두로 한 소수의 종교인들의 문제로만 치부되었었다. 국가가 부여하는 그 어떠한 의무보다도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는 남북 대치 상황에 처한 우리 사회의 특수성 때문에 더욱 견고할 수 밖에 없었다. 한쪽에서는 통일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존재했었음을 이해한다면 이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에 가지 않겠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이들은 처벌 받는다. 그들은 결코 다수자가 될 수 없다. 지금껏 조용히 처벌만을 받아오던 그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기적인 인격으로, 사이비 종교인으로 불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했다. 그들의 군대를 향한 거부의 목소리는 전적으로 종교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변화된 모습은 사회를 향해 스스로가 병역을 거부했음을 정당하게 밝히는 적극성에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은 지금껏 무시당해왔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법은 남성에게 병역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군대의 문제는 전적으로 남성의 영역에 귀속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자유를 제약당하는 남성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의무를 부여 받지 않은 여성과, 군대 훈련을 감당해 낼 수 없는 장애인들 역시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국가는 신체 검사를 통해 일정 연령에 달한 남성들을 구분 짓는다. 모두에게 같은 옷을 입히고 개인성을 말살함으로써 남성은 그저 검열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신체를 향해 등급이 매겨지고 군대에 갈 수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된 사람들은 그 순간 의무를 수행할 수 없는 2등 시민으로 전락하고 만다. 군대에 갔다 왔다는 것은 국가에 의해 인정 받았음을 의미한다. 단체 생활을 통해 규격화되고 획일화 된 문화를 체득했다는 것은 회사 등 단체 생활에 있어서 군대 생활을 체험하지 못한 이들보다 우월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군대를 갔다 온 이들을 선호하며, 이는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이들을 향한 은은한 차별로 이어진다. 군대를 가고 가지 않고의 차이는 단순히 신체적인 것에 의하지만 않음을 우리는 잘 안다. 돈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은 원정 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각종 희귀한 병명을 들어가며 군역을 기피한다. 하지만 그들의 기피는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 받는다. 설사 그들이 군에 입대했다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편한 곳으로 배치를 받음으로써 사회에서 존재했던 계급적 격차는 군에서도 지속된다. 사법 기관은 거부와 기피를 혼돈하고 있으며, 양심적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을 모두 기피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한 이들 조차도 그 이유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금껏 우리는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사회는 점차 변하고 있으며 사법부 역시 대체 복무제의 필요성에 대해 조금씩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은 변화로부터 우리 사회의 견고했던 질서를 깨어질 수 있을 것이며, 개개인의 양심은 존중될 수 있을 것이다. 군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어찌 보면 비극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군비를 축소시키고, 어떠한 전쟁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는다면, 그래도 군대가 필요할까? 끊임없이 더 파괴력 짙은 무기를 도입하고, 군사의 수를 보다 증대 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 역시도 사회의 위기 의식을 촉발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q*****2 2005.03.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