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바야흐로 학습만화의 전성시대이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마법 천자문’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과학 교과서’, ‘공룡세계에서 살아남기’ 등이 어린이 도서 베스트셀러의 상위에 위치해 있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기왕이면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읽히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은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 아이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학습만화라는 갈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학습만화라 하지만 만화적인 재미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학습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고 학습을 강조하면 아이들의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 맹점이라고 하겠다. ‘판타지수학대전’은 ‘한국초등수학교육연구회 추천 도서’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믿음직스러우며, 내용 또한 어느 만화에 뒤지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주인공인 기사에 마법사나 요정 궁수, 난쟁이, 도적 등이 모여 한 팀을 이루어 많은 모험을 겪으며 목표를 이루는 정통 판타지의 기본 구성에 충실하다. 그런데 위험은 외부에만 잊지 않고 동료들의 배신이나 불화 때문에 빚어지기도 하는데, 판타지 소설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이나 ‘로도스도전기’ 또한 그러하다. 그러한 기본 구조에 얼마나 개성 있는 인물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얼마나 다양한 위험을 그에 걸맞은 방법으로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때 이 책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개구쟁이 초등학생으로 수학을 무지 못하지만 수학세계를 구할 운명을 지닌 X의 기사 지수, 곱셈의 마법사 미나, 덧셈의 궁수 라무, 뺄셈의 도적 케이, 나눗셈의 신관 리샤 등이 중심인물로 빛의 전사들이다. 그 외에 성기사인 플라퉁, 제곱의 전사인 드워프 초이, 도형술사인 하이엘프 이오를 비롯한 새로운 인물들의 활약은 아직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고 있다. 마왕군은 무한의 마왕 리바이어던과 제1군 자연수의 군단장 빅마운틴, 제2군 분수의 군단장 루시엘라, 제3군 방정식의 군단장 베엘 제블, 제6군 음수의 군단장 아슈르 등 막강하기 짝이 없다. 지수를 비롯한 친구들과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다양한 수학의 개념들을 접하게 되는데, 만화의 재미에 지나치게 빠질 위험은 있지만 수학의 여러 개념과 원리들을 충실하게 설명해 준다. 내용이 진행될수록 새로운 동료들과 더욱 막강해진 적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수학적 지식을 익히고 극복하는 식으로 모험이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방정식 등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은 있지만 만화 자체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별 무리가 없다. 더욱 강해진 마왕군과 혼돈의 기사로 다시 태어난 케이에 의해 위기감은 점차 고조되는데, 새로운 모험의 전개를 아들과 함께 기다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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