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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광고 속에 아예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는 자본주의 자체라 할 수 있다. 비록 인류가 무언가를 기록하게 되면서 광고의 원형이 탄생했지만, 우리가 지금 광고라고 부를 만한 그것이 탄생한 것은 분명 자본주의와 함께였다. 광고는 부지런히 유혹하고, 우리는 속절없이 빠져든다.
김동규의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은 분량만으로도 대작이지만, 내용으로도 대단한 책이다. 광고의 역사를 소프트 셀 소구와 하드 셀 소구, 두 가지의 관점에서 끈질기게 훑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재로 쓸 책이 없기에 직접 썼다고 하는데, 광고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이 없을 성싶다.
이 책을 소프트 셀 소구와 하드 셀 소구의 관점에서 썼다고 하는데(소구란, 한자로 하면 所求인데, 영어인 appeal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된다), 하드 셀 소구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소비자를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소프트 셀 소구란 우회적인 카피와 상징적 이미지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전략을 말한다. 그런데 이 소프트 셀 소구와 하드 셀 소구는 광고의 역사에서 번갈아 가면서 우위를 점해왔다. 단순하게 보면 경기의 하강기에는 하드 셀 소구가, 반면 활황기에는 소프트 셀 소구가 대세였다. 소프트 셀 위주 전략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서 대공황기 이전까지,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대에, 그리고 1980년대에 유행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반면에 하드 셀 위주의 광고는 광고의 초창기에, 그리고 대공황기에, 1970년대에 우위를 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광고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광고의 역사는 뛰어난 광고쟁이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김동규는 보여준다. 사실 광고의 역사를 훑는 방식이, 시대의 특징을 보여주고, 그런 특징에 따른 광고의 전략이 바뀌는 것을 설명한다. 그러고는 그 시대의 뛰어난 광고인들을 소개한다. 바로 그 뛰어난 광고인들이 새로운 광고의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소프트 셀, 하드 셀, 어느 한 쪽이 더 뛰어난 광고를 만든 게 아니랄 양쪽에서 모두 그 시대에 맞는 광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볼 만한 것은 그 뛰어난 광고를 보는 것이다. 오래되었지만 어디선가 본 광고들은 그만큼 유명해서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광고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것들이다. 그런 광고들을 보면서 정말 천재적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고, 또 그 한 문구, 한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들은 얼마나 날밤을 샜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것들을 보는 것은 비단 광고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의 창조성에 대해서 공부하는 느낌을 준다. 사람을 설득하고, 유혹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창조성이 필요한 것이니까, 창조성 공부에 훌륭한 광고 공부만한 것도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 광고의 모습이 바뀌었고, 또 세상이 바뀌었다. 15세기의 인쇄술, 19세기의 신문과 잡지, 20세기 초반의 라디오와 중반의 TV, 1990년 중반의 인터넷의 등장에 이은 21세기의 AI. 이런 기술의 발달에 발맞춰 광고의 전략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어 왔다. 또한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감했던 것도 광고다. 전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한 분야 중의 하나가 광고이기도 했다. 세상에 따라 광고가 변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광고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거의 동시적이다. 이런 광고에 파묻혀 살며,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광고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것은, 그래도 조금은 그 안에서 정신 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두꺼운 책이지만, 순식간에 읽었다. 하지만 훌륭한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책장 넘기는 것이 아쉬웠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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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교수의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는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은 김동규 교수가 광고학 교수로 정년을 맞이하며 출간한 필생의 역작이다. 이 책은 860쪽 가량으로 2천년 전 로마시대 광고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광고까지를 사적(史的)으로 분석,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광고는 두 가지 틀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 두 틀은 하드 셀 어필과 소프트 셀 어필이다. 이게 뭐냐, 간단히 비유해서 설명하자. 하드 셀 어필은 논리적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식이다. “50살 이후의 남성은 이 종합비타민제를 먹어야 합니다. 저하된 남성호르몬을 활성화하는 비타민 A, B, C, D 외에도 칼슘, 아연, 칼륨, 마그네슘 등의 필수영양소가 5000mg 이상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비타민제를 1년 이상 먹은 100명을 추적 조사하니 30년 후에도 90명이 건강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셋째 아이의 어버지가 된 남성이 50명이었습니다.” 뭐, 실제로 이런 약이 있다면 안 사겠는가? 반면 소프트 셀은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다. 같은 약이지만,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70세쯤 되는 멋진 찰슨 부른손 같은 남자가 신생아를 안고서, 흐뭇하게 웃는다고 하자. 그 뒤에는 쫄망쫄망 어린아이들이 ‘아빠’하고 그를 부른다. 길 건너편에는 미인 서너 명이 이 남자를 보고 ‘자기야’ 혹은 ‘짐승’ 하면서 뛰어 온다.” 김동규 교수는 이렇게 논리에 호소하는 광고와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가 시대에 따라 교차하면서 지금까지 소비자를 유혹해 왔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이 책은 많은 광고쟁이들의 삶을 사마천의 <사기> 열전처럼 추적해 준다. 시대, 인물, 광고가 삼위일체가 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말이다. 싫든좋든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이다. 다른 말로 광고의 세계사적 맥락을 통해 거꾸로 자본주의의 전개과정과 자본주의의 욕망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책은 꼭 광고 관련자가 아니라도 교양으로 일어볼만한 책이 된다. 광고를 텍스트로 보고 광고쟁이를 저자로 보면 김동규 교수가 한 일은 문학평론가가 한 일과 비슷하다. 그 시각에서 더 간단하게 말하면 김동규 교수는 두 인식틀로 전개하여 광고의 세계문학사를 완성했다는 말이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 목록이 하나 생겨 기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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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교수의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는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은 김동규 교수가 광고학 교수로 정년을 맞이하며 출간한 필생의 역작이다. 이 책은 860쪽 가량으로 2천년 전 로마시대 광고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광고까지를 사적(史的)으로 분석,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광고는 두 가지 틀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 두 틀은 하드 셀 어필과 소프트 셀 어필이다. 이게 뭐냐, 간단히 비유해서 설명하자. 하드 셀 어필은 논리적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식이다. “50살 이후의 남성은 이 종합비타민제를 먹어야 합니다. 저하된 남성호르몬을 활성화하는 비타민 A, B, C, D 외에도 칼슘, 아연, 칼륨, 마그네슘 등의 필수영양소가 5000mg 이상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비타민제를 1년 이상 먹은 100명을 추적 조사하니 30년 후에도 90명이 건강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셋째 아이의 어버지가 된 남성이 50명이었습니다.” 뭐, 실제로 이런 약이 있다면 안 사겠는가? 반면 소프트 셀은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다. 같은 약이지만,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70세쯤 되는 멋진 찰슨 부른손 같은 남자가 신생아를 안고서, 흐뭇하게 웃는다고 하자. 그 뒤에는 쫄망쫄망 어린아이들이 ‘아빠’하고 그를 부른다. 길 건너편에는 미인 서너 명이 이 남자를 보고 ‘자기야’ 혹은 ‘짐승’ 하면서 뛰어 온다.” 김동규 교수는 이렇게 논리에 호소하는 광고와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가 시대에 따라 교차하면서 지금까지 소비자를 유혹해 왔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이 책은 많은 광고쟁이들의 삶을 사마천의 <사기> 열전처럼 추적해 준다. 시대, 인물, 광고가 삼위일체가 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말이다. 싫든좋든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이다. 다른 말로 광고의 세계사적 맥락을 통해 거꾸로 자본주의의 전개과정과 자본주의의 욕망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책은 꼭 광고 관련자가 아니라도 교양으로 일어볼만한 책이 된다. 광고를 텍스트로 보고 광고쟁이를 저자로 보면 김동규 교수가 한 일은 문학평론가가 한 일과 비슷하다. 그 시각에서 더 간단하게 말하면 김동규 교수는 두 인식틀로 전개하여 광고의 세계문학사를 완성했다는 말이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 목록이 하나 생겨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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