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림 한국 미술관’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사계절의 생활 풍속」은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그림을 보면서 누구는 힘들게 일하는데 마름이나 양반네들은 널브러지거나 풍류를 즐기며 노는 모습에 기분 나빠하기도 하고, 그림에 대한 저자의 세부적인 설명에 그림을 다시 한 번 더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글 중에 ‘정조 임금은 보는 사람이 깔깔 웃을 수 있는 풍속화를 그리라고 화원들에게 명령했다’는 것을 읽으며 속으로 ‘오, 정조 임금님, 멋진데~’ 라는 생각을 했다. 서민들을 주로 그렸다는 김홍도의 그림을 보면 정말 사람들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림 중에 ‘겨울 풍경’을 통해 조선 시대에도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녀가 술 시중을 들기도 했다는 것은 드라마 등을 통해서 알고 있지만 그림으로 보기는 또 처음이며, 미술 분야에 대한 저로서는 ‘씨름’이나 ‘서당’ 같은 눈에 익은 그림들을 발견할 때가 가장 즐겁다. 개인적으로 그림에서 양반가의 점잖은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신윤복보다는 김홍도의 그림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김홍도를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라고 꼽는데 이의 없음! 그의 그림을 보면 신필, 국화, 화선 등의 칭호를 받을만한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림을 먼저 보고 글을 읽는 편인데 그림을 보면서 느낀 점을 저자가 글 속에 지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거나, 전문가의 시선으로 그림의 구도나 미묘한 붓질의 변화 등을 짚어내어 주는 덕분에 책을 보는 재미가 더 했다. 가령 p.69의 ‘단옷날 그네뛰기’라는 그림을 볼 때 사람들의 얼굴이 몸에 비해 좀 큰 것 같다거나 의복의 색을 참 다양하게 표현했구나 하는 느꼈는데 저자의 설명 글에도 이런 점이 지적되어 있어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풍속화가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텬로력뎡’이라는 책의 삽화도 그렸다는 김준근이라는 화가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보림 미술관’ 시리즈 덕분에 우리 나라의 다양한 그림들을 주제별로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다음에 나올 책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