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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통령📚#신간도서#추천도서#협찬도서#서평 [실존의 무경계] 🔖본문중에 ㅡ 부검 "마약 중독으로 보이는 징후가 일부 있습니다.동공 축소와 손끝의 색 변화를 확인했습니다." 정윤은 테이프 녹음기에 단호히 말했다. 그는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았다.이 시체는 고위 정치인이었다.그가 생전에 무엇을 숨겼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정윤의 메스 앞에서는 모든 비밀이 무너질 터였다."폐 표면에 약한 출혈 흔적과 부종 이 관찰됩니다.급성 마약 과다복용으로 인한 폐부종 가능성."그는 정확히 기록하며 메스를 내려놓았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것은 과학적 흥미 이상의 것이었다.그는 매 순간 죽음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 이 권력자는 무엇을 숨기려 했던가?그가 중독에 빠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그의 시선은 마지막으로 심장 부위에 멈췄다.심장은 이미 기능을 멈춘 채 조용히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 주변 혈관들,특히 대동맥의 흔적들은 정윤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마약의 급성 독성 반응으로 인해 심장이 멈췄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검대 위의 정치인은 이제 더 이상 권력을 쥔 자도,부와 명성을 탐했던 자도 아니었다.그는 단순히 내부를 열어보면 모든 것이 드러나는 구조물에 불과했다.그러나 그 내부가 증언하는 진실은 정윤에게 깊은 생각을 남겼다.정민은 환짝 웃으며 농담처럼 대답했다."알았어,형이 항상 말하듯이 청렴하 게! 청렴하게 살자!"그 말을 듣자,정윤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동생의 천진난만한 모습이,어쩌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이유 같았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과 단둘이 남았을 때,그는 동생만큼은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게 키우 겠다고 결심했다."그래,청렴하게 살자. 🔖저자의 생각 ㅡ 모든 인간은 낯섦 앞에서 머뭇거린다.실제와의 대면을 두려워하는 것이다.대부분의 인간은 구조의 안온한 포옹 속에서 영원토록 살아가기를 꿈꾸는 것이 당연하다. 트리거가 필요하다.구조의 벽을 허물고 잠시나마 피토스 안을 들여다 보게 해줄 도구. 실재의 무한함을 체험시켜줄 도구. 🔖한 줄평 ㅡ 주인공들의 심리적 갈등의 은유를 뛰어나게 해석한 단편집 🔖사색평 ㅡ "사건 번호 2028ㅡ00137.피해자:김민재,남성,28세.신원 확인 완료 .사망 현장은 도심 골목으로 추정되며,발견 시각은 00시 45분.사망 원인 및 경위 분석을 위해 부검을 시작한다."모든 것은 살갗 아래에 진실이 있다.주인공 정윤은 법의학자다.고위 정치인의 죽음의 진실 을 파헤치기 위해 메스를 들고 부검을 하며 시신속의 진실을 밝혀낸 다.매 순간 죽음의 무게를 느끼는 직업,자신의 소명을 다하기 위한 직업의식,시신속에서 그날의 진실들을 파헤치며 고군분투한다. 마약의 급성 독성으로 인한 심장정지,부검대 위의 정치인은 이제 더 이상 권력을 쥔 자도,부와 명성을 탐했던 자도 아니었다.그는 단순히 내부를 열어 보면 모든 것이 드러나는 구조물에 불과했다."살갗 아래에는 거짓말이 없다.그러나 진실을 보는 자는,그 진실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법의학자 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동생 정민 청렴한 형을 부모처럼 따르며 의지하는 유일한 가족 이자 형 그런 동생에게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게 하려는 형 정윤.법의학자로서 그의 손끝에서 밝혀진 진실들이 종종 권력과 부패에 이용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환멸감. 동창회에서 친구들에게 느끼는 소외감 모멸감 정치계 활동 중인 친구 민재의 조롱이 정윤의 주먹을 불끈 쥐게 하며 분노가 폭력으로 이어진다.맞고 쓰러진 친구를 두온 온 그 날 아침 친구인 민재가 싸늘한 주검으로 부검대에 올라있다.부검을 하며 동생 생각과 청렴 사이의 갈등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뒤섞는다.그의 마음은 무너지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청렴함을 되묻는 동생의 질문에 이내 무너지고 마는 정윤, 그는 화장실로 들어가 메스를 안구에 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모든 것은 살갗 아래에 진실이 있다.' 정윤은 세상의 권력과 부조리함,진실에 맞서다 결국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된다. 작품성이 뛰어난 단편소설로 추천합니다. 🔖오블리크 출판사 좋아지고 있다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대단히 감사드립니다. ㆍ ㆍ ㆍ #실존의무경계#박정현_지음#단편선#오블리크 #무경계#단편소설#단편에세이#신간소개 #독서스타그램#북스타그램 #베스트셀러#책의힘#책은밥이다#책과떠나는여행 #양서소개하는여자#양서고르는알고리즘 #book#bookstagram #사람은책을만들고책은사람을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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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작가는 평생을 구조와 체제에 저항해 온 인물입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구조와 체제의 한계를 절감하죠.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문학, 글쓰기입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표현 방식인 '이야기'를 통해 박정현 작가는 자기 생각을 드러냅니다. 『실존의 무경계』는 박정현 작가가 끊임없이 자기 한계를 벗어나고, 경계를 뛰어넘기 위한 내면의 탐구가 느껴지는 문학집입니다. 이 책 안에는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잘라서 버린 머리카락이 움직이고, 그 안에서 내가 자라나는 이야기(「머리카락」), 사형수에게 마지막 식사로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자 간수의 고기를 먹고 싶다고 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마지막 식사」)까지... 기존 출판 시장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날것 그대로의 표현방식과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또 책 제목처럼 무경계, 즉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이 뛰어난 책이기도 하죠. 소설과 희곡, 시를 넘나들며 저자는 '선을 넘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책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박정현 작가의 『실존의 무경계』를 통해 독립출판물의 매력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이 우리의 굳은 생각의 근육을 스트레칭시켜줄 테니까요. * 협찬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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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 세상은 최선을 다하라 말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살라 한다. 또 정해진 규범을 지키라 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대세를 따르는 것이 좋다고 믿게 한다. 믿으라 한다. 왜 그래야 하지? 그와 반대로 살면, 잘못 살고 있는거야? 저자는 온몸으로 그 마음과 부딪히며 살았다. 어린 나이에 자퇴했고, 검정고시를 거쳐 원하는 대학을 갔지만, 바라던 공부는 아니었다고 한다. 구조의 획일화된 모습에 실망했다고. 우연히 시작된 글쓰기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투쟁"이란 단어가 가진 뜻에 가깝게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ㅡ 어떤 대상을 이기거나 극복하기 위한 싸움. 저자는 세상이 정해놓은 틀 밖에서 살기를 원했고, 남들이 정해둔 관념과 홀로 싸웠다. 저자는 세상 밖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면, 산다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주 어린 나이일 때부터 지금까지. 그 고민들의 집합체가 바로 <<실존의 무경계>>이다. 은둔형 외톨이, 자발적인 고립, 자살, 나 자신을 버리고 사는 삶, 나쁜 생각으로 가득한 마음, 바람 등 세상 사람들이 색안경을 쓰고 보는 행동의 시작을 소설로 표현했다. 세상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쪽을 선택하는 등장인물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뜨끔했다. 숨기고 있던 나쁜 감정을 들킨 것만 같아서일까. 필자는 그들이 끝으로 내달린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오히려 그때부터 그들은 원하는 삶을 살기 시작한 게 아닐까란 상상을 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호기심. 그것은 진정으로 사람을 살아있게 하고, 생각지도 못한 성취감은 무조건적인 순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운다.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위한 선택은 과연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들. 초단편, 희곡, 그리고 단편의 형태를 띈 글들 또한 구조의 벽을 허물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눈을 의식해, 진짜 원하는 것을 감추고 살고 있다면, 소설 속에서 당신이 원하는 삶을 대변하는 이야기를 찾아보시길 바란다. >> >밑줄_p22 변기 속에서 올라온 그 존재는 내가 외면했던 나였다. 내가 잘라내고 버렸다고 믿었던 나였다. 그것은 곧 나를 삼키듯 나와 하나가 되었다. 변기 안에서 흘러넘친 검은 머리칼은 천천히 바닥으로 스며들어갔다.(...) 나는 밤새 자라난 머리카락을 다시 잘라냈다. >밑줄_p61 내 안에 쌓였던 모든 억압과 후회, 분노와 무기력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 같았다. 이 모든 순간이, 나의 삶이, 우리 결혼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웃음이 잦아들 때쯤, 나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웃음으로 일그러진 얼굴은 무섭도록 공허했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나는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끝이 찾아오기를, 파멸이 내 앞에 서기를. >> 이 서평은 오블리크출판사(@oblipue_2025)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실존의무경계 #박정현 #오블리크 #단편모음집 #국내소설 #관념 #판도라의상자 #신간도서 #신간소개 #책추천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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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에 읽을 때는 편견을 지우고 읽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고 그런 소설이겠거니, 방구석 현학자의 게으른 사유이겠거니, 뭐 그런 편견을 잠시 치우고 글 자체로 읽어보려 애썼다. 일단 가독성이 좋다. 소설들은 모두 재밌고 잘읽힌다. 그러나 참신하지는 않다. 어디선가 본 듯한 소재와 구성, 결말까지. 지금은 소설의 시대가 아니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나간 장르로서 예우해서 읽게 된다. 그런 독자들 앞에 소설이라는 장르를 전복시키는 것 처럼 뭔가 새롭다고 들고오는 것은 굉장히 치기 어리고 위험할 수 있다. 만화나 영화, 그림, 소설이나 시에서 비슷한 것들이 이미 예전에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나왔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도 더이상 인간의 유일함을 대변하지 못한다. AI가 더 나은 글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을 왜 쓸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작가는 치열하게 해야할 것이다. 소설가는 소설로 말하면 된다. 소설에 대한 부연 설명은 안하는 게 좋겠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사족 같이 느껴졌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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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읽어보았습니다. 13개의 단편으로 심심 할 때 읽기 좋으나 글씨가 작아 읽다보면 눈이 좀 불편합니다 그로테스함 까지는 모르겠으나 읽다보면 이게 뭐지? 하는 의문감과 약간에 불쾌감이 있습니다 #리뷰어클럽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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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의무경계 > 13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로 말하는 실존에 관한 내용이다... 아 그런데 불편하다....
‘달팽이’는 폐쇄된 공간에 정체된 자신의 세계.. 다른 책 ‘익사연습’ 과 연결되는 듯한 죽었다살았다 하는 그 아슬한 경계, 뭔가 섬뜩했었던 ‘숙주’, 제목 그대로 존재의 부재와 놀이 탐구에 관한 ‘숨바꼭질’, ‘폭소’에서는 역설과 모순이,.... 마지막 ‘이호와 이호’는 동명이인을 통한 존재성과 허구의 경계 어느 지점.... 등...
마치 소설이 아니라 산문시처럼 쓰여져 있었다.
인간의 실존을 다루며 파헤쳐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맛본 것 같은 책의 끝에서는 입 안에서 피 맛이 났다... 룰을 깨고 나오기를 부추기는 이 책은 그래서 읽어볼 만 하다.
_그러나 나는 아직도 묻고 싶다. 누가 누구를 낳았는가? 나는 그를 만들어냈는가, 아니면 그는 나를 삼켜버렸는가? 어쩌면 우리는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른다._p50 [‘숙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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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결국 '피토스 안에 무엇이 들었나'가 아니라, '피토스를 열지 말라는 명령을 의심했는가'의 여부이다(p.5). 박정현 저자는 1인 출판사 오블리크(Oblique)’의 대표로, 틀에 갇히지 않은 실험적인 사유를 추구한다. 그의 첫 번째 단편집인 『실존의 무경계』는 형식의 제약을 과감히 벗어난다. 소설과 시, 희곡, 동화의 탈장르적인 변주는 구조화된 해석을 막는다. 13편의 글은 우리가 익히 지켜온 규율과 질서의 판단을 배제한다. 어둠을 파고드는 행위가 해방이 되고, 도덕성의 붕괴가 진실한 고백처럼 느껴진다. 이때 구조가 무너지는 것에만 집중해서 안 된다. 우리가 의심해야 할 건 경계를 넘지 못한 개인의 '실존'이다. 구조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경계를 강요한다. 안과 밖, 나와 너, 선과 악을 나누고, 그 나눔 속에서 우리를 정의한다. 그러나 경계가 만들어지는 순간, 실존의 본질은 틀에 갇혀버린다.세상은 옳고 그름의 단순한 논리로 굴러가지 않는다. 이를 알면서도 우리는 종종 이분법의 질서에 모든 판단을 맡긴다. 그게 정답이라고 믿고 싶은 것처럼. 그러나, 확실한 경계가 안정적인 사회를 보장하진 않는다. 질서의 언어는 결국 개인의 본질과 자유를 억압한다. 그렇다면 질서 밖의 개인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 『실존의 무경계』는 '비스듬한 시선'으로 솔직한 내면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때로는 극단적인 그로테스크함이 찝찝하고 불편하게 읽히지만, 이는 동시에 '저항의 쾌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는 구조가 허물어진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 그 경계에서 숨을 쉬는 진실한 자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저 실존하는 감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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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판도라의 상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항아리'였다고 한다. 곡식을 저장하는 사람 키 정도의 항아리를 상상하면 된다. 상자든 항아리든 판도라가 열었다는 것이 포인트. 아마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항아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항아리의 이름이 '피토스'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가 건네는 본질적인 질문 하나. 피토스를 보고도 열지 않는 인간은 과연 인간인가? 오호~생각해 보니 그렇다. 인간의 본질은 반항에 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어쩜 이리도 결이 같은지. 결론은 '낯섦'과의 대면을 통해서야만 비로소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실존에 대한 은유라는 해석이 퍽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향점은 무 경계, GROTESQUE 구조와 형식, 때로는 주제 의식 속 실존을 전복시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한다. 불편함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면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단편선들은 시, 막간극, 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토리들은 온통 그로테스크하다. 달팽이의 껍질을 떼어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동진의 이야기부터, 어린 시절 과일 씨앗을 삼키고 진짜 나무가 자랄까 봐 두려워했던 기억에서 출발한 <완벽한 자두 나무>, 부모님을 임신한다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설정의 <숙주>는 충격 그 자체였다. 거의 초 단편이라 무수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제일 마지막 편인 <이호와 이호>는 제법 길이가 있어서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살고자 하는 '복제본'과 자살하려는 '원본'의 이야기다. 대체 육체상태로 복제된 이호는 원본인 이호의 기억까지 그대로 복제가 되어 태어난다. 삶의 의지가 있고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있는 자신이 왜 인간이 아닌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의심은 끊임없이 나를 덮쳤다. 어쩌면 나는 단지 원본이 버린 껍데기일 뿐일지도. 그러나 그 껍데기가 살아 숨 쉬며 걷고 있다면, 그것이 과연 가짜인가? 인간이란 결국 타인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구상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의 감정과 생각이 원본의 흔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p.122 복제본 이호는 결국 파쇄기에 들어가 고철이 되고 유정은 그를 찾아내 다시 복제를 한다. 그림자의 그림자, 불완전한 존재를 다시 고쳐서 붙여놓은 허상이라며 이호는 유정에게 이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작가의 전작인 <익사 연습>을 읽어서인지 실존에 대한 심오한 질문들이 읽는 내내 날아다녔다. 그리고 무경계란 말속에는 자유가 담겨 있음을 깨달았다. 서평기한을 넉넉히 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야겠다. 젊은 작가의 건승을 빌며 좋은 소설 많이 써주시길... 실존의 무경계는 결코 종착점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끝없이 열려 있는, 말하자면 '무경계'의 도서이며,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함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무한의 시작이다. p.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