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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촌>에서 주인공은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성동리 마을의 농민들 모두이다. 작가는 이 여러 사람들에게로 자유롭게 시점을 이동시켜 가면서 식민지 한국 농촌의 붕괴와 농민적 각성의 과정을, 서사시적 위엄 속에 형상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바로 농민들 자신의 편에 굳게 섬으로써 일체의 순응주의와 허무주의를 타파하고, 모순의 극복을 위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품의 마지막 대목에 성동리 소작농들이 차압 취소와 소작료 면제를 탄원하기 위해 행렬을 지어 마을을 떠나는 장면은, 농민적 자각의 감동적인 객관화로써 사회적ㆍ민족적 해방을 위해 일어선, 이 시대 농민들의 우렁찬 발걸음을 장엄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