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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들』은 채프먼 대학교 영화학과 교수이자 영화 평론가 이남이 영화감독 봉준호의 영화 세계에 대한 학술적인 모노그래프*이자 평론이다. * 모노그래프 (monograph) : 한 명의 저자나 예술가가 학술 주제를 통해 주제의 한 측면을 상세히 기술한 전문적인 기록. ![]() '학술적 분석과 저널리즘적 시의성을 결합하는 방식 (p.18)'으로 현실의 정치성을 영화 속 오락으로 변환, 감독의 메시지가 관객에서 어떤 식으로 전해지는지 봉준호 감독의 탁월한 상상력과 영화 장치를 분석한다. ![]()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으로, 주류 상업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지만 기존 장르의 관습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줄곧 자신이 뜻한 대로 영화를 만들어 온 봉준호 감독- 책 『봉준호 영화들』에서는 그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며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 봉 감독의 사회학적 통찰력을 조명한다. 주류 상업 영화 특성상 흥행을 목적으로 하기에 상업성 추구가 최우선이고 오락성이 강조되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그 틀을 자유롭게 비틀고 변주하고 때론 완전히 뒤엎어 버리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좋은 충격으로 메시지를 선사한다.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모노그래프, 논문 같은 영화 평론으로 영화 그 자체의 즐거움과 더불어 곱씹을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러 모습, 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깊은 감상을 전한다. ![]() ![]() 인상깊게 봤던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 <설국열차>에서 계급을 수평으로 그려냈다면 <기생충>에서는 수직으로 그려내면서 부자는 악인이라는 전형성을 깨뜨리고, 상층과 하층 계급이란 대립 구도에서 다시 층을 나눠 '사회적 약자끼리 경쟁하고 싸워야 하는 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 (p.331)'이라는 글에 상류층과 하류층의 대립만을 그려낸 것이 아니었구나 싶고 그간 몰랐던 영화 속 메시지들에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진다. 이래서 N차 관람에 빠지는 듯! 너무 뻔하지 않고 영화의 오락성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우리들이 꼭 알아야 할, 생각해야 할 사회의 모습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야기로 영화와 사회를 톺아보며 알면 알수록 더 깊어지는 영화 감상을 즐겨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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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 『봉준호 영화들』은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쓸었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준다. 이 책이 〈기생충〉이란 영화를 평론하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카데미상의 권위를 다루고 있진 않지만 독자 개인에겐 그야말로 충격적이었기에 다른 어느 기억보다 독자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기에 하는 말이다. 한국 영화는 이제 막 100년이 넘어서고 있는데 세계가 놀랄 만한 업적을 이룬 것은 절대적으로 탁월한 봉준호 감독의 재능이 바탕이 되었겠지만 그동안 영화계 안팎에서 노력했던 많은 영화인들도 생각나게 한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님을 이 책은 분석하고 있다. 책의 저자 이남은 풍자, 유머, 순수한 오락의 관점에서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봉준호의 재능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모두 성공을 거둔 그의 30여 년에 걸친 경력에 먼저 존중을 표한다. 불안한 현재의 한국을 영화로 표현하는 봉준호 감독, 그리고 그를 사회학적으로 비평하는 영화학자이자 평론가 이남의 세계가 매우 조화롭다. 영화 평론가인 저자가 봉준호의 모든 영화를 파헤치고 뜯어보고 해석하여 우리 앞에 내놓은 이 책 『봉준호 영화들』은 '사회학적 상상력'을 실현하는 봉준호의 영화 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채프먼 대학교 영화학과 교수이기도 한 저자가 수년간 봉준호를 추적하여 글로 풀어낸 이 책은 첫 장편 영화 〈플란다스의 개〉부터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키 17〉까지 봉준호가 자기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드러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세밀히 분석해 밝히고 있다. "좁게는 한국 사회, 그리고 넓게는 자본주의 체제라는 구체적 사회 현실에 뿌리내리는 봉준호의 영화들은 개인의 삶, 특히 사회 주변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개개인의 삶은 늘 더 큰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 안에서 그려진다. 봉준호는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이 겪는 어려움뿐 아니라 그들이 직면하는 사적인 문제들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곤경의 근본 원인을 이루는 사회 시스템과 공적인 문제들도 함께 드러낸다."는 게 저자 이남의 집필 취지이다. 저자가 살펴본 봉준호의 영화들을 둘러보면, 우선 〈살인의 추억〉은 연쇄 살인범을 잡지 못하는 형사들의 무능을 1980년대 군사 독재 정권이라는 더 큰 맥락 안에 위치 지어 바라보면서 당대 미결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회학적 해석을 내놓는 작품이다. 〈괴물〉은 박씨 가족이 겪는 비극의 근본 원인이 한국의 식민지 시대 이후의 상황들, 즉 미국에 관한 종속적인 관계뿐 아니라 부패하고 무능한 당국에 뿌리 둔다고 평한다. 〈플란다스의 개〉와 〈마더〉에서 주인공들의 도덕적 타락은 개개인의 괴물 같은 본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약자들에게 강요된 가혹한 사회 경제적 조건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묘사된다. 〈설국열차〉와 〈옥자〉에서는 봉준호의 영화 사회학이 더욱 노골적으로 정치화되어 기업의 탐욕으로 지구 온난화와 공장형 축산에 의한 동물 학대라는 심각한 문제들이 무시되어 버리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세계화 현상을 고발한다. 〈기생충〉은 신자유주의하에서 더욱 심화하는 계급 양극화 현상과 더불어 경쟁의 사다리에서 추락해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신분 상승의 가망이 없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봉준호의 여덟 번째 장편 영화이자 세 번째 영어 영화, 그리고 첫 본격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미키 17〉은 원작 소설이 천착하는 '인간 프린팅의 윤리와 정체성' 문제를 넘어 파시즘적 독재 체제, 식민주의, 자본주의의 노동 착취와 인명 경시에 대한 사회 비판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미키 17〉은 그가 기존 SF 블록버스터 장르를 재구성하는 창의적 실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사회 정치적 변혁과 21세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세계적 확장이라는 맥락 안에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함으로써 그 영화들이 어떻게 한국인들 사이에서 커지는 불공정의 감정과 실패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같은 감정 혹은 의식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오늘날의 시대적 추세에 의해 해외 관객들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감정 혹은 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는 그들을 발생시킨 그 문화적 체계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영화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확신을 저자가 갖고 있는 것으로 독자에게는 이해된다. 저자는 봉준호의 영화를 군사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한국 역사의 전환과 동시에 전개된 한국 영화 산업의 변화라는 이중적 맥락으로 바라보는 분석과 풍부한 한국 하위 텍스트의 문맥들이 그의 영화를 더욱 심도 있게 이해하고 즐기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봉준호 감독과 처음 그의 작품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2011년 11월 몸담고 채프먼 대학교 닷지 영화 및 미디어 예술 대학에서 두 번째 부산웨스트 아시아 영화제를 조직하고 개최했을 때였다"고 말한다. 이 두 번째 영화제의 메인 게스트이자 〈부산웨스트 아이콘상〉 수상자로 초청돼 2박3일 동안 캠퍼스에 머물면서 영화 상영과 함께 마스터 클래스 등 학생들과 다양한 만남을 통해 영화와 영화만들기에 관한 자기 생각을 나누었다고 되새겨낸다. 이 영화제에서는 봉준호의 〈괴물〉 3D버전이 개막작으로 상영됨과 동시에 봉준호 작품의 미니 회고전이 개최됐다. 2009년 작품인 〈마더〉는 첫 부산웨스트 영화제에서 이미 상영됐던 터라 이 해에는 장편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과 함께 그의 한국 영화 아카데미 졸업 작품인 단편 〈지리멸렬〉과 감시 카메라로 포착된 영상들로 구성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단편 〈인플루엔자〉가 상영됐다고 저자는 전한다. 책에 따르면 당시 봉준호 감독은 〈괴물〉과 〈마더〉가 미국에서 개봉하고 비평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이후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쌓은 세계적인 명성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떠오르는 한국 감독 중 한 사람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저자가 한국에서 영화에서 영화 기자를 하다 뒤늦게 영화학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인 2000년에 데뷔했으므로, 그의 영화들을 DVD로, 혹은 영화제나 시사회 등을 통해 미국에서 챙겨 보았다. 또 대학원 졸업 후 채프먼 대학교에서 아시아 영화와 한국 영화 수업을 개설하면서 한국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플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 그리고 〈괴물〉 등을 소개하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머리말〉에서 밝힌 이 같은 사실은 저자 이남이 오래 전부터 봉준호 감독을 주목해 왔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독자에게는 읽힌다. 이어 저자는 "내가 봉준호 영화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서 한국의 1980년대를 다룬 방식에 있었다"고 강조한다. 1980년대는 한국에서 군사 독재 체제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 운동이 가장 격렬히 이루어지던 연대였고, 마침내 1987년 군사 독재를 끝내고 민주화를 쟁취한 역사적인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 저자는 한국 영화에서 1980년대 만들어진 영화들(특히 군사 독재 체제의 혹독한 검열하에 만들어졌던 이장호 감독의 1980년대 초 영화들과 1980년대 후반 등장한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들)과 함께 현대 한국 영화에서 1980년대가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는 이야기다. 2000년대에 부상한 뉴 코리안 시네마에서 1980년대가 어떻게 기억되고 묘사되느냐는 관점에서 볼 때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과 〈괴물〉은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고 지적한다. 〈살인의 추억〉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건의 연쇄 강간 살인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서울 근교의 한 시골 마을은 물론 한국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다룬 범죄/연쇄 살인범 영화지만 기존의 영화들처럼 살인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시대적인 맥락을 짚어냈다는 점이 독특한 영화였다고 말한다. 형사들이 범인을 끝내 잡지 못했던 주된 이유로 시민 보호보다는 정권 유지에 공권력을 동원한 1980년대 군사 독재 체제에 눈을 돌린 점, 즉 상업적인 장르 영화 안에 1980년대에 대한 감독의 사회적 해설/논평을 담고 있다는 점이 1980년대를 다룬 기존 영화들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다. 이와 함께 〈괴물〉은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학생 운동가 출신인 박남일 캐릭터를 통해 1980년대 학생 운동의 유산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1980년 5·18 민주화 운동뿐 아니라 1980년대 민중 운동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많아 1980년대가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되는 영화였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새로운 문화 세대의 등장」 2장 「영화적 '변태': 전조(轉調), 시각적 개그, 낯설게하기의 기법」 3장 「사회 부조리와 실패의 내러티브: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서의 글로벌 장르와 지역 정치」 4장 「내면의 괴물들: 〈플란다스의 개〉와 〈마더〉에서의 도덕적 모호성과 아노미 215」 5장 「지역을 넘어서: 〈설국열차〉와 〈옥자〉에 나타나는 글로벌 정치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6장 「〈기생충〉의 파국적 상상력」 7장 「〈미키 17〉: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SF 장르의 봉준호식 변조」 등이다. 1장에서는 영화감독 봉준호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다양하고 혼종적인 문화적 영향들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또 장편 영화로 데뷔하기 전 만들었던 단편들과 시나리오 작가로서 작업한 작품들을 분석한다. 이러한 개인적인 배경과 함께 봉준호와 그의 영화들을 '뉴 코리안 시네마'의 맥락 속에 배치한다. 2장은 봉준호 영화의 형식적 기법과 시각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봉준호의 관심이 어떻게 시각적인 형식을 통해 전달되는지 자세히 살핀다. 구체적으로, 봉준호의 장르 꺾기와 혼합, 그리고 서로 다른 톤을 뒤섞는 전조(轉調)와 같은 영화 기법, 한국화의 진경산수에 비견할 만한 할리우드 장르의 한국적인 변용과 리얼리즘 미학, 그리고 일상적 공간을 낯설게하기 기법에 대해 논한다. 봉준호는 〈플란다스의 개〉의 평범한 아파트 지하실, 〈괴물〉 속의 한강 하수도 등 종종 사람들이 간과하는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영화는 이러한 일상적인 공간들을 공포나 재난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3장에서 저자는 범죄 영화(〈살인의 추억〉)와 괴물 영화(〈괴물〉)의 내러티브에서 봉준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국의 지역 정치를 중심으로 할리우드식 장르를 전복하고 재발명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봉준호는 '실패의 내러티브'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이 실패의 이야기들이야말로 특별히 한국적인 내러티브 형태를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특히 1980년대를 현대 한국 사회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중요한 전환기로 보고 있다. 4장에서는 〈플란다스의 개〉와 〈마더〉에서의 도덕적 모호성과 아노미를 다룬다. '압축된 근대성'이라는 전후 한국의 집단적 체험이 개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들이 이 두 영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는가를 탐구한다. 두 영화는 1990년대 후반 평범한 한국인들이 한국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채택으로 인해 야기된 도덕적 딜레마를 끌어안고 마주하면서 벌여야 했던 감정적인 혼란과 싸움을 묘사하고 있다. 이들 영화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에 한국이 겪은 주요한 정치, 산업, 경제적인 변화의 결과가 초래한 도덕적 혼란과 아노미가 개개인의 삶 속에서 심화하는 양상을 드러낸다. 저자는 5장에서 〈설국열차〉와 〈옥자〉에 나타나는 글로벌 정치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를 다룬다. 저자는 두 영화를 세계 영화의 맥락 속에 두고 그 급진적인 정치성을 서술한다. 먼저 〈설국열차〉의 열차와 〈옥자〉의 미란도 그룹이 어떻게 현재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축소판인가를 살펴보고, 이어 영화를 둘러싼 초국적 공감대 형성이 신자유주의의 세계적 확장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두 영화는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부정과 불평등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사회 철학자 낸시 프레이저가 새롭게 상상하고 제안한 초국적인 '정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이어 6장에서 저자는 〈기생충〉을 봉준호의 이전 영화들의 연장선상에 놓고 봉준호 영화의 특징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한편 이전 영화들과 대비되는 새로운 점들을 부각한다. 〈기생충〉은 그의 이전 작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환기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흔히 개별적이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어 온 감정의 사회학적인 측면을 천착하는 새로운 면모로 전작들에서 벗어나고 있다. 영화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모멸감이 형성되는지 보여 주고, 이 감정들의 폭발이 어떻게,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총체적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드러낸다. 또 7장은 가장 최근 개봉한 영화 〈미키 17〉이 대상이다. 저자는 이 영화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SF 장르의 봉준호식 변조'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흔히 스펙터클을 전면에 내세워 서사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과 달리, 주인공 미키 17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관객을 몰입시킨 후,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 특수 효과 스펙터클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구성을 택함으로써 장르적 쾌감과 이야기의 완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연출 방식을 보여 준다. 〈미키 17〉은 봉준호의 영화적 확장을 보여 주는 동시에 향후 그의 영화적 실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늠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키 17〉은 한국적 로컬리티에서 구축해 온 장르적 감각과 비판적 시선을 세계적 블록버스터라는 산업적 조건 안에서 재구성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조율해 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p.383) 저자 : 이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언론 대학원 영상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일보』 영화 담당 기자로 활동하다 2000년 유학을 떠나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영화 대학에서 아녜스 바르다를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교 영화 및 미디어 대학에서 영화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영화와 동아시아 영화, 여성 영화 등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가 기획한 [비주얼 히스토리]의 하나로 이창동 감독에 관한 연구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2023년 권위 있는 학술 참고 자료 시리즈인 웹 사이트 Oxford Bibliographies의 [봉준호] 항목을 맡아 주요 연구 문헌을 선별하고 해설을 작성했다. 2024년에는 비디오 에세이 「Aging, Empathy, and Cinematic Metamorphosis: Through the Lens of Agnes Varda」를 학술 비디오 에세이 저널 『[in]Transition』에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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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봉준호의 영화들에 대해 분석하고 리뷰한 영화평론. <기생충>이나 <괴물>같은 영화를 일회성으로 리뷰한 평론이 아니라, 봉준호가 처음으로 연출한 <플란다스의 개>부터 <미키17>까지 총 8편의 작품을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세밀하게 분석해내고 있는 작품이다. 약 25년에 걸친 그의 필모그래피를 따라 봉준호 영화의 특징성을 구체적으로 잡아낸다. 한국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든, 상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든, 봉준호 영화들은 구체적인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항상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실제로 봉준호의 영화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p.26 봉준호의 영화에서 표출되는 한국다움은,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부조리>다. 그의 영화에서, 부조리는 현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부패, 사회 불평등, 또 그에 따른 아노미의 결과이며, 등장인물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사회 부조리는 봉준호의 영화를 이해하는 열쇠다. p.33 봉준호는 자기의 작품 철학을 상업성과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례로 주인공이 모두 해피 엔딩을 맞는 할리우드식 결말이 아니라 어딘가 찝찝한 해피도 새드도 아닌 결말로 영화가 끝나는 것이 있다. 일반적인 상업영화라면 다소 단순한 선악 구분과 정해진 해피 엔딩으로 관객들은 몰입하다가도 영화가 끝나면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봉준호의 영화 속에서 구축된 인물은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보다 복합적이기에, 현실에 훨씬 가까운 인물들이 탄생하게 된다. 관객은 결말이 끝나면 그의 영화가 현실 사회에서 어떤 점을 지적하고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상업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인 <부조리>의 고발성을 지켜내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영화, 수많은 리뷰와 평론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설국열차」가 비슷하게 불평등과 혁명을 다룬 「헝거게임」, 「엘리시움」등 할리우드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블록버스터와 차별화되는 점은 개인의 영웅적 싸움이 아닌 집단행동에 의한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p.318 「설국열차」가 초국가적 자본주의 제도와 혁명에 대한 보편적인 알레고리라면, 「기생충」은 한국이라는 구체성에 기반한 우화다. p.318 <설국열차>를 권력과 사회 기반에 따른 질서가 감각적 경험을 통해 분배된다는 해석은, 설국열차를 재미있게 본 입장으로서 매우 타당하고 의미있는 해석으로 느껴졌다. 꼬리 칸 사람들은 기차 내 사회 속에서 가장 아래이자 잉여(剩餘)의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각마저 통제당하고 있다. 성냥은 굉장히 귀한 재화이고, 음식도 벌레 양갱 말고는 먹을 수 없으며, 열차 칸에는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도 없다. 혁명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수록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게 된다. 여러 챕터가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그 경계선이 모호하며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것도 특징이다. 봉준호라는 감독이 영화를 통해 사회 고발의 시선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전문적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이다. 해당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이벤트를 통해, <미메시스>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서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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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적 상상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을 영화학 교수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며 추적하며 해석해서 감독이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가 무엇인며 그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읽는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지만 이 일을 해야하는 입장에서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며 책장을 넘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분명 단순하지 않다. 한국 사회의 문제와 상황에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영역에서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하며, 개인의 삶을 깊이 조명하기도 하며,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기도 하며, 그들의 삶의 고충과 애환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안에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사회와 구조적 모순들을 보여준다. 자신의 영화 파이널 컷 결정권은 감독이 가져야 한다는 봉준호의 강한 의지는 <설국열차> 개봉 과정에서 벌어진 거물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과의 1년여에 걸친 갈등은 감독의 비전과 스타일을 온전히 인정받기 위한 그만의 고집이었고 자존심이었다. 대부분 헐리웃 영화들은 최종 컷의 결정권이 감독이 아닌 제작자나 스튜디오에 있음을 감안하면 그의 그런 결정은 더 큰 상업적 성공 가능성 보다는 작가적인 진정성을 지키기 위한 분투였다. 영화는 선이 분명하다. 철저하게 오락성으로 가든 철저하게 작품성으로 가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에 반해 봉준호 감독은 그 둘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상업 장르의 틀 안에서 '정치적 블록버스터'라는 과감한 형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대중적 성취까지 이루어 낸 점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영화가 지니는 정치성은 전혀 노골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으며, 영화가 지닌 오락성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관객들이 반응하고 호응하는 것은 곤경에 처한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이 가져다주는 공감대 때문이다. 최근 감독의 작품인 <미키17>을 보면서 봉준호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의 영화 속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고 사회적 문제의식과 영화적 감각들이 온전히 담겨 있어 '누가봐도 봉준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그의 차기작이자 아홉번째 작품은 에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여덟편의 작품으로 영화계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봉준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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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미메시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 많은 영화 감독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영화 감독들 가운데 혁신적인 선구자로의 감독은 아마도 그가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한다. 더구나 한국인으로서 세계를 매료시키는 영화 감독으로서의 봉준호에 대한 믿음은 꽤나 두텁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영화 '기생충'으로 인해 그는 기네스북 등재와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과연 왜 봉준호인가? 하는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가 제작한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그가 세상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고민하며 실천하는 삶으로의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봉준호의 영화들에 대해 소개하며 사회 정치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톺아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봉준호 영화들" 은 그간의 대한민국의 영화 산업이 빚은 아주 작은 쾌거라 할 수 있지만 이 후로는 더욱 더 빛날 영화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는 선봉장으로의 봉준호의 영화에 대한 평가와 봉준호라는 인물에 대해 이해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봉준호 감독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이자 한국 영화산업의 탄생과정에 대한 보고서라 지칭한다. 그만큼 한국 영화사에 있어 획을 긋고 있는 인물이라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보면 틀리지 않을것 같다. 같은 한국인이면서도 봉준호 그가 어떤 의미로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어떤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지를 쉽게 알 수는 없었던 시간이었다. 그의 영화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 후에라도 그가 제작할 영화들의 방향성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봉준호 감독이 제작 발표한 8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평론을 펼치고 있다. 영화를 보았다면 상기해 보며 평론적 사실과 호응해 본다면 그 또한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영화 '미키 17'을 보고 왔다. 미래 사회는 어쩌면 영화 처럼 인간이 하기 힘든 일들을 마치 프린트 하듯 복제인간을 만들어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사회는 어쩌면 독재적인 사회가 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미키 17이 보여주는 색다른 의미는 오늘 우리가 미래라 지칭하는 사회에 대한 단편적인 부분들이 녹아 있다 판단할 수 있다. 과연 그러한 시대가 도래 했을 때의 나, 우리는 그러한 상황을 맞이 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선택적 결정에 대한 고민을 갖게 한다. 이러한 영화는 시대의 변화하는 측면을 품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 사는 세상에서의 그러한 상황을 기득권층이 가진 독재 시대가 된다면 SF적 시공간에서의 인간의 삶은 달라지겠지만 삶의 행태는 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 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그러한 사회에서 나, 우리는 여전히 꿈과 희망을 말하며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사치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봉준호의 영화 제작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들을 즐겁게 맛볼 수 있는 기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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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봉준호를 이해하는 최적의 안내서 봉준호 감독은 요즘 가장 잘나가는 한국의 영화감독이라 해야할까? 재미있지만 뭔가 불편한 봉준호의 영화, 봉준호 감독을 이해하는 최적의 안내서라니 꼭 읽고 싶었다. 책은 수년간 연구한 영화평론가 이남씨가 봉준호 영화를 해석한 책이다. 저자는 봉준호 감독을 상업장르의 틀 안에서 <정치적 블록버스터>라는 과감한 형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대중적 성취까지 이뤄낸 감독으로 평가하며 그의 영화가 지니는 정치성은 전혀 노골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으며 관객들에게 중요하고 시급한 사회문제를 소환하고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봉준호 감독처럼 오락성과 사회 논평을 알맞게 맞추는 감독은 찾아보기 힘든데 그 균형을 성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오인>이라는 네러티브 장치이다. 영화속 인믈들이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거나 다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잘못된 기대를 하게 되는 등 오인이나 오해의 소지를 교묘하게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다. 또, 할리우드식 해피앤딩의 부재는 봉준호 영화의 특징을 이루는 장르 전복의 두드러진 요소라 설명하며 이것이 나타나는 이유를 봉준호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 한국다움에서 찾았다. 봉준호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 한국다움은 ‘부조리‘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봉준호 영화의 특징인 <해피 엔딩의 부재>로 결론이 귀결되는 바탕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 내용에서 왠지 씁쓸한 웃음이 났다. 이 책은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오인의 모티브가 드러내고자 한 사회 병폐/부패의 이슈들을 한국적인 혹은 세계적인 맥락에 따라 주제별로 나누어 장이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봉준호 감독을 영화로 사회학을 하는 <영화적 사회학자>라 말한다. 그는 좁게는 한국사회, 넓게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라는 구체적인 사회현실에 뿌리 내리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아... 그래서 봉준호의 영화에는 그렇게 현실감이 있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뭔가 불편했구나... 봉준호 영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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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봉준호의 영화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렇게 얻은 지식과 관점은 봉준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봉준호의 영화 기법, 봉준호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 등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감독한 영화 8편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 표지에 제목 대신 봉준호 감독의 사진만 박아놓은 디자인은 신선하면서도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냐는 출판사와 봉준호 감독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자신감이 더해진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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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건 아마 '괴물'부터였던 것 같다. '괴물'을 재미있게 봐서 전작인 '살인의 추억'을 찾아 보는데 뭔가 후련치 못하고 찝찝하게 끝나는 결말에 다소 당황했었는지 그 뒤론 관심이 좀 없어졌다가 '설국열차'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시 보게 되었고 다음으로 '기생충'과 '미키 17'까지 봤으니 그의 영화를 반 이상은 본 셈이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그의 나머지 작품들인 '플란다스의 개'와 '마더' '옥자'까지 찾아서 볼 생각이다. 이 책은 봉준호의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재미있었고 없었다 정도의 단편적인 감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봉준호감독 영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들까지도 조금 더 의미있게 감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봉준호와 그의 영화를 주제로 쓴 논문 몇 편을 본 느낌을 주는 이 책은 봉준호의 삶, 가족, 그의 영화 데뷔부터 실패(?)에서 성장 그리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그의 영화를 통해 분석하며 써내려가고 있다. 386세대로 태어나 한국의 민주화과정을 겪고, 사회학 전공을 통해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보다 깊이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덕분에 그가 영화에서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자본주의의 비판등을 담아 낼 수있었다고 하는데 그 속에 담겨진 유머코드는 아마 타고난 게 아닐까 싶다. 봉준호가 영화감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가족이지닌 예술가적 감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래픽 디자인교수인 아버지와 전직 초등교사인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가 소설가 박태원씨의 딸이라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역시 성공한 이들에게는 좋은 유전자가 흐르는 것인가? 엘리트라면 엘리트인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 않을까... 영화감독이 아니면 만화가가 되었을 거라고 말했다는 봉준호 감독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를 보면 정말 만화적인 요소들도 많이 들어 있는 듯하다.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있는 유머와 코미디로 가득찬 영화라는 '괴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어느 시상식에서 했었던가? 봉준호를 다룬 어느 프로그램에서 세계적인 영화상의 수상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홍보와 로비를 통해서 이뤄낸 것이라는 방송을 본기억이 있다. 그마저도 그의 영화를 보다 잘 이해시키기위한 노력이라면 그 과정을 통해서 어쩌면 한국을 세계인들에게 이해시키는 시간도 되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를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들게 해 준 작품인 설국열차에 얽힌 뒷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설국열차에 개봉판과 감독판 버전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도, 두 버전이 존재하게 된 이유가 영화가 어려우니 편집과 해설판을 추가하라는 요구 때문이라는 점과 그로 인해 설국열차를 석방하라는 청원운동까지 벌어졌다는 사실도 재밌었다. 이 영화에 그렇게 많은 사연이 있었단 말인가... 그래서 이번에 개봉한 '미키17'은 아주 친절(?)하게 해설적인 어조를 담은 걸까? 봉준호의 영화야 그냥 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좀 더 현학적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될 듯하다. 봉준호가 영화속에 담으려고 한 내용들을 좀 더 알 수있는 기회가 된달까.. 봉준호라는 인물이 정말 대단한 이유는 세계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작품을 연출한다는 점도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잃지 않고 가장 한국적인 것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점인 듯하다. 그가 부디 헐리우드의 자본과 요구에 굴하지 않고 그만이 지닌 고집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기를 응원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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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영화 필모그래피,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낱낱히 분석한 <봉준호 영화들>. 첫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일단 앞표지에 책 제목이 없다. 오롯히 봉 감독님의 얼굴뿐.(서명은 책등에) 헤드폰을 쓰고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강렬한 무채색인 그의 얼굴에 초점, 그리고 1~8이라는 숫자. 보라색이라는 오묘하고 환상적인 색으로 표현한 것이 잘 어울렸다. 자기색이 분명하지만 조화로우면서도 신비한 느낌이랄까. 최근에 <미키17>을 보고 난 소감은, 오롯하게 봉준호스러운 영화 한편을 보았다는 것. 무언가 쉬운듯 어려운듯, 우스꽝스러운듯 진지한듯, 막 단순해보이면서도 복잡한 그런 느낌. 아 나에게 분명 관람 이상의 해석과 설명이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봉감독님의 영화가 이제까지 단 8편뿐이었다니. 단 8편만으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가 있구나. 심지어 필모그래피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어쩜 하나하나 너무 다르면서도 알차고 담백할까 싶은 필모. 영화감독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봉준호는 영화 현장에서도 스텝들을 존중하는 감독으로 알고 있다. 자기만의 고집이 강하고 완벽주의 감독일수록 배우나 스텝들을 쥐어짜내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던데, 봉 감독님은 인품으로서도 삶으로서도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존경심이 들었다.
<미키17>은 오롯이 헐리웃의 자본과 시스템, 그 배우들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니 뿌듯하고도 신기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점. 모든 유명 외국영화들은 감독판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감독판, 확장판 등의 여러가지 버전이 많았던 게 별로 이상하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가 헐리웃은 최종 컷의 결정권이 감독이 아닌 제작자나 스튜디오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봉 감독님은 감독의 자율성을 존중받길 원하셨고,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결론적으로 모든 것이 감독판이라는 사실.(하긴 우리나라는 특별히 감독판은 따로 없었던 듯은 하다) 작가로서 자신의 창작적 비전을 끝까지 지키려는 강한 의지, 결코 타협하지 않는 그의 고집과 뚝심이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 것이 아니었을까. 왜 그의 작품을 보고 나면 뭔지 모를 신선함과 독특함과 충격과 더 곱씹어보고 싶게 만들까 의문이었는데, 이 책은 그의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맞다. 그는 잡기 힘들다는 오락성과 예술성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천재 감독이다. 너무 예술적이거나 미장센이 강하거나 어렵기만 한 영화들은 대중이 접근하기 힘들다. 반대로 너무 대중에 호소하거나 틀에 박힌 오락물은 평론가들에게 냉대받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런데 봉준호의 영화는 절대 닿지 않을 평행선 같은 그 둘의 균형점을 잘 잡는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현실 배경과 문제를 바탕으로 한 SF영화 <괴물>이 세계적으로 호평과 공감을 받았을 때, 그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인류의 문제를 잘 짚어내고 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정말 영화감독으로서의 천재적인 균형 감각은 타고 태어난 것이 아닐까 싶다. 늘 의문이 들었다. 묘하게 그의 영화에는 사회의 가장 어둡고 깊숙한 곳이 배경이다. 인물들은 모두 얼간이다. 누구 하나 잘나거나 똘똘하지도 않다. 늘 약하고, 속임을 당하고, 짓밟힌 채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삶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칠흙 같은 어둠 속을 헤매는 리얼 현실 지옥. 보고 있으면 화가 나고, 답답하고, 절망적이다. 그리고 그 얼간이 가운데 내가 투영되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봉준호 영화가 이렇게나 사회적인 문제를 빼곡히 담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개별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더 큰 제도 안에서 그 문제를 파고든다. 아프고 외면하고 싶은 문제지만 회피하지 않는다. 어쩌면 사소하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법한 현실 문제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대부분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해피엔딩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희망을 말하는 것도 가끔은 있다. <설국열차>에서 소녀가 내렸을 때의 지구 환경이라든가, <미키17>에서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결론은 있었지만, <기생충>이나 <살인의 추억>이나 <마더> 등은 해피하지 않다. 그것이 바로 현실 공포라는, 현주소를 고발하는 느낌이랄까. 소름 돋는 차가운 현실을 결코 미화하지 않고, 숨기고 싶은 속살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책을 읽으면서 약자들을 외면하지 않는 감독,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작품이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도 스쳐지나간다. 게다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하 계급주의에 대해서는 2023년작 <슬픔의 삼각형>도 떠오른다. 영화가 단지 오락성만을 추구하지 않는 봉준호와 다른 여러 감독들의 생각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영화인으로서의 무게감을 오롯이 느꼈던 감독들. 나는 얼마나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가. 얼마나 이 현실의 부조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물론 그 부조리의 최대치를 겪어내고 있는 요즘이지만 말이다. <미키17>을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한 해석을 좀더 찾아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서 그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원작에서 가장 크게 변형된 부분으로, 봉감독님이 만들어낸 절대 권력자 마셜과 일파 부부의 희화화된 부부 권력관계를 보면 더없이 현실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은 씁쓸해지기도 했다. 현실이 더 영화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와우~ 그의 차기작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봉준호식 애니메이션은 또 어떤 신선함과 충격을 안겨줄까. 그의 앞으로의 필모그래피도 너무나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사실은 8편의 작품 중 아직 못본 작품이 2편 있기에. 그 영화 2편을 보고 난 뒤에 그 부분에 대한 내용도 다시금 읽어보리라 다짐해본다. 이 책은 이남 교수의 봉준호에 대한 연구 논문인 듯하다. 뒤에 참고문헌이 10페이지나 있을 정도로 학술적인 분석에 가깝다. 그리고 좀더 사회학적 관점에 집중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껏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얼마나 오락용으로만 보고 얄팍하게 소비했던가 반성하게 만든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깊숙이 숨겨진 그의 생각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도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을 봉 감독님을 응원하며,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며, 봉준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한번쯤은 읽어보시라 추천하고 싶어진다. 봉준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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