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책 읽는 행위’ 자체가 몹시 힘든 상황이 되고 자꾸만 미뤄지고 있을 때. 그냥 그 두꺼운 책을 베고 자기만 하면 다 읽은 것 처럼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내 베개는 재미있는 책들이 돌아가며 자리 잡겠지. 잠자면서 이야기가 머릿속에 쏙 들어와 꿈에 책이야기가 나오겠지. 그럼 얼마나 편하게 책 한 권을 읽을까. 이번 책은 이런 나의 상상을 다른 방식이지만 직접 보여준다. 도서관이 모두 사라지고 대신 자판기 한 대가 놓여있다. 하얀 음료를 마시기만 하면 책 한 권을 뚝딱 읽은 것처럼 알게된다. 반납 날짜 확인하고 반납하는 귀찮음도 없고. 읽는다는 행위에 필요한 집중력과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 세상이 편리해도 너무 편리해질 때 그때. 물론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그 기억이 그리 오래는 안 가서 화장실 다녀오면 사라질 수 있고. 흡수력도 좀 떨어지고 너무 여러 병 마시면 이야기가 뒤죽박죽 섞이고. 오래 두면 이야기가 변해버리지만 자판기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결국 세상사람들은 도서관에 가지 않게되고. 도서관은 더더욱 철거 대상이 된다.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고 멀리서 보면 비극인 이번 이야기는 상상의 영역에서 확장 또 확장. 연상하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다. 읽자마자 생각난 건 쉽게 지식과정보가 넘쳐나는 유튜브 세상, 인터넷 세상이었고. 거기에 더 확장된 ai 세상이 눈앞에 다가오니 이거 아직도 종이책 읽는 행위가 구시대의 오래된 전통문화가 되는 건 아닌지 의심해 볼 법도 하다. 하지만 모든 작용엔 반작용이 있는 법. 넘쳐나는 지식정보들 사이에 거짓정보 지식 또한 넘쳐나서 혼란이 있듯 쉽게 얻는 것 또한 쉽게 잊히고 변질된다. 인터넷이 나온 지 수십 년이 되어도 아직도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고. 아니 오히려 더 발전하고 확장되고 있는 걸 보면 나는 읽는 행위가 힘든만큼 그만큼 내것이 되는 과정의 힘을 믿게 된다. 이번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나누기 하기 너무 좋은 책이다. 뒷부분에 또 깜짝 등장하는 인물이 있는데 굵직한 화두에다 유머가 더해졌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말랑말랑 할때 더 많은 상상과 생각을 함께 나눠야 한다. +덧붙이기 그림을 자세히 보아도 재미있다. 빨간모자와 아기돼지 삼형제와 라푼젤을 같이 마시면 어떻게 될까. 빨간모자가 꼭대기에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면 아기돼지가 타고 성으로 올라와 지붕을 날려버릴까?? |
|
그림책 『이상한 도서관』은 일상적인 공간인 도서관을 낯설고 신비로운 장소로 변모시키며 독자에게 상상력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책 속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기묘한 기계와 알 수 없는 규칙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계로 그려진다. 특히 자판기처럼 보이는 기계와 그 안에 담긴 ‘지식’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온 배움의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식이 이렇게 손쉽게 소비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혹은 그 속에 감춰진 의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화려하거나 복잡한 서사 대신, 간결한 장면과 상징적인 이미지로 독자의 해석을 이끌어낸다.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색감은 현대 사회의 모습과 맞닿아 있으며, 인간과 지식, 그리고 소통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다가가고, 어른들에게는 익숙함 속에 숨겨진 질문을 되짚게 하는 깊이를 제공한다. 『이상한 도서관』은 짧지만 오래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책을 읽는다는 행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