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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내용보기
"'즐거움'이라는 말이 들어간 책 중에 진짜 읽으면서 즐거운 책이 몇 권이나 되겠냐?" 지금까지 책을 읽어오면서 나름대로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 중 하나다. 사실 그렇다. '~한 것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은 때로는 자신의 즐거움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강압적인 느낌마저 들게하곤 하니까, 그만큼 반감도 크고 책을 읽기 전 '뭐야, 이건?'하고 삐딱한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내용보기

 

 

 

"'즐거움'이라는 말이 들어간 책 중에 진짜 읽으면서 즐거운 책이 몇 권이나 되겠냐?" 지금까지 책을 읽어오면서 나름대로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 중 하나다. 사실 그렇다. '~한 것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은 때로는 자신의 즐거움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강압적인 느낌마저 들게하곤 하니까, 그만큼 반감도 크고 책을 읽기 전 '뭐야, 이건?'하고 삐딱한 눈으로 훑어보게 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내 눈으로 훑고 직접 선택했다. 하지만 '즐겁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영화,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 "보도비평,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을 포함한 백선기 교수가 쓴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영화'부분은 기호학적으로 해석하려 하는 다양한 이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영역이라 쉽게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제외했다. 그리고 보도비평은 아무래도 '저널리즘'의 공부를 새롭게 해야할 것 같아 제하고 나니 이 책이 남았다. 이 책을 선택하고 나서 어쩌다보니 또 공부할 책을 골랐구나, 하는 생각에 자책아닌 자책도 잠깐 했으나,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진 않았다. 꽤 좋은 선택이었다. 때때로 사전처럼 꺼내보고 싶을 만큼 말이다.

 

 

 

 

항상 서평을 써내려가다보면 지금껏 지식 전달 위주의 책에 관해 쓰다보니, 내용이나 감정보다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가시적으로 보이는 정보의 요체에 대해 말하게 된다. 그 외에 지식전달을 위한 효율성의 부분. 편집이라던지, 페이지나 목차 구성 등을 눈여겨보게 된다. '공부'를 목적으로 이 책을 집어드는 일이 다수일테니, 기회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 싶어서다. 그래서 내가 깨달은 '감상'보다는, '기능'의 관점에서 책을 조명하고자 한다.

 

 

 

 

책의 내용은 문화학, 문화사회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콘텐츠와 한국 실 사례들을 분석하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기호학적 해석'이라 하였음에도 생각 외로, 기호학에 대한 논의보다 문화학 및 사회학의 흐름을 짚는 데 생각보다 지면 할애가 많았다. 그래서 굉장히 쉽게, 천천히 풀어가보려는 의도가 보였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여러번 설명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 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기호학'이라는 게 공부할 수록 더욱 모르겠고, 머리로는 알겠는데 풀어내려면 어려운 학문 분야라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편집 부문이나 페이지 구성을 눈여겨보면 저자의 의도를 따라 친근감 있게 다가가려는 페이지 구성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이 책의 분위기와 맞지 않고 붕 뜬 느낌을 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기호학'의 난해함을 풀어줄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책의 이론과 주제에 굉장히 적합한 예시들이 선정되어 있는데, 초판이 2004년 쯤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사례로 가져와 기호학적 해석을 시도한다. 예를 들면 개그우먼 이영자에 관해 일어났던 다이어트 논쟁 (아마 현 중, 고생들은 기억조차 못할 것이다. 그 때 세상에 태어나긴 했었을까;?) 과 같은 아주 오래전 얘기들을 끄집어내니,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만큼 기호학적으로 해석하기 좋은 예시가 최근에 들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재판'을 찍어낸 상황에서 사례들을 좀 리뉴얼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이영자의 다이어트 논쟁에서 작동하는 기호들이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여전한지, 그렇다면 어떻게 발휘되고 있는지도 짚었으면 하는 것이다. 문화 및 미디어 부문은 IT 계열 만큼이나 변화 속도가 빠르고 새로운 것들이 시시 때때로 시도되는 역동적인 분야다. 따라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선정한 과거의 사례들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비판의 영역에 들어있을 수도 있으며, 오히려 명확한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다. 과거의 예보다 더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오늘날의 문화 흐름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 분야 서적이 끊임없이 리뉴얼되어 재판되고, 또 신간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 분명 좋은 책이고, 내용의 측면에서 쉽게 풀어가고자 애쓴 듯한 저자의 의도가 있음은 분명하다. 읽는 과정에서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깊게 볼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꽤 유익한 책이라고 자신한다. 다만, 이 책의 가치를 많은 이들이 알아봐 줄 수 있도록 '새로움'을 추가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읽는 이의 입장에서도, 편집 부분이나 최근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통해 책 제목에서 언급한 '즐거움'을 여실히 공감할 수 있을테니까.

 

 

m*******l 2011.09.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