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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오천원에 키스해주는 놈' 같은 느낌의 책일까 싶지만 오비디우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등 고전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고전 속에 살아숨쉬는 퀴어 이야기랄까...영어 원제는 Three hundred thousand kisses: tales of queer love in ancient world 삼십만번의 키스라니(맞나?) 낭만치사량인데 자칫 웹소설 느낌날 수 있는 제목이지만 번역판 제목을 잘 뽑은 것같다. 이 책은 고전 속 고대 사회속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모아 담았다. '아니 이 고전에도 퀴어이야기가 있었다고?'하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흥미롭기도하고 새롭기도 했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구성한 군부대이야기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남성간의 사랑을 최고로 여겼다는 등의 이야기는 알고 있던 배경지식이었다. 그런데 그 중 굉장히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실려있어 나의 흥미를 자극했다. ![]() 레즈비언, 게이 등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던 사람들인데, 왜 나는 트렌스젠더도 있었을 거란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생물학 적인 성은 여성이지만 정신은 남성이라고 하는 메길라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꽤 야한 이야기라 더 이상 블로그에 쓰지는 못한다. 직접 읽어보시길...) ![]() 퀴어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르모디오스를 호모라고 부르는 것이 수치심을 줄 수 있는 행위라니...뭔가 헷갈린다. 단편 단편 고전 속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퀴어 로맨스'라는 면이 부각되어 있어 얼핏보면 자극적인 소재로 고전 속 동성애 모음집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성애, 동성애, 레즈비언 등 어떤 단어만으로 모든것을 판가름하고 규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연스러운 감정, 사랑은 천 년 전, 몇 백년 전에도 있었으며 이것이 현재에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느 순간 갑자기 팝하고 튀어나온 것이 아닌 문화 속에 숨쉬고 있었다는 것말이다.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숀휴잇 #을유문화사 #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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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도서제공 *고대에도 퀴어 사랑이 존재했음! 고대 세계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현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오래된 문화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존재했다는 사실이 참 당연하지만, 사랑의 형태가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 변함없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다. 편견을 깨고,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랑과 인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건네준 책이다. 내가 잘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를 문학과 예술을 넘어 역사와 신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과거의 연인들이 남긴 흔적 속에서, 사랑은 꼭 거창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들이 아니라 함께 웃고, 그리워했던 모든 순간들로 이루어졌음을 깨닫게 된다. 낭만적이고도 짜릿한, 그리고 또 날것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고대에도 퀴어 사랑은 반짝였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지금 우리의 사랑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랑은 시대와 환경을 초월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사랑에 대한 감정이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신화 속에서 신과 인간이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 동성애와 양성애, 다양한 젠더 정체성을 접할 수 있다. 근대 이후 유럽 사회에서 종교적, 사회적 이유로 퀴어 서사가 왜곡되고, 삭제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은 단순한 퀴어 사랑 이야기 묶음집이 아니라 잃어버린 역사를 헤집고 다시 재고해보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사랑은 언제나 존재했고,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었으며, 또 누군가에 의해 지워졌다. 하지만 [키스를 멈추지 않을거야]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다시 찾아 끄집어 내주었고, 현재의 우리들과 연결시켜 준다는 것에서 그 자체로 매우 의미가 있다.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한 가지 깨달음에 도달한다. 사랑은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존재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p. 137 너를 바라보는 내 얼굴은 풀처럼 누렇고, 창백해져 곧 죽어 버릴 것 같지만 난 언제까지나 이런 느낌 속에서 여길 떠날 수 없단 걸 알아... -사포, [31] p. 250 한 시간이라도 좋아요. 그리고 다시 태어난 나를 지혜로운 일상으로 돌려보내 줘요. 그대의 얼굴이 내 앞에 있는 한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키스가 죽음을 의미한다 해도 나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에요 . . . 그대는 머리에 제비꽃을 단 소녀 앞에서 사랑을 갈구하겠죠. 그리고 소년이 사랑을 주면 행복할 거에요. 아름다운 그대여, 행복하게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행복하지요. 그들은 집으로 돌아와 아름다운 소년 곁에서 온종일 뒹군답니다. -테오그니스, [애가] #을유문화사 #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
당신 곁에 존재하는 사랑들-사람들주변 세상에 자기 모습이 반영되지 않을 때 다른 세상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외로움을 느낄 때 연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우리 모두가 과거를 찾는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퀴어 없는 세상이란 거짓 개념이며, 그 역사에 군데군데 구멍이 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는 과거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가 쓰인 방식일 뿐이다.11쪽, 프롤로그 역사 속에서 많은 퀴어는 ‘지워진 존재‘였다. 또한 켜켜이 쌓인 차별 밑에서 퀴어들은 ‘잘못된 존재’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였음에도 ‘더러운 동성애자‘로 몰려 소송에 휘말리고 쓸쓸하게 말년을 맞이한 오스카 와일드처럼. 그러나 그림자 밑, 이야기를 비워 둔 구멍 밑에서도 퀴어들은 분명 존재해 왔으며, 그것도 꽤나 ‘잘‘ 존재했다. 고전 속의 퀴어들은 정체성 때문에 고통받았던 것만은 아니다. 많은 연인들이 그렇듯이 사랑하는 이와 마음을 나누고 즐거운 순간을 보내다가, 전쟁 속에서 죽은 연인을 애도하고, 짝사랑에 괴로워하고, 실연에 슬퍼한다. 아름다운 소년에게 구애하는 시인의 문장들은 첨탑 밑에서 공주를 향해 부르는 왕자의 세레나데와 다를 것이 없으며, 질투에 휩싸여 저주를 퍼붓는 말들조차 수신인과 발신인의 성별을 모른다면 특별할 것이 없이 평범하다. 매끄럽게 번역된 고전 속의 문장들도 좋았고, 홍은영 작가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로 만났던 (사랑했던) 신들과 신화 속 인물들의 ‘퀴어함‘을 발견하는 것도 즐거웠다. 작가의 친절한 코멘트 덕분에 많은 작품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루크 에드워드 홀의 아름다운 그림이 책을 읽는 재미를 키웠음은 당연하다. 크세노폰의 『향연』 속 소크라테스의 ’중매‘가 정말 재밌었다. 원래도 재밌는 양반이긴 했지만, 외모보다 마음을 바라보는 사랑이 아름답다며 너네의 사랑을 응원한단다~ 하며 주책맞게 술잔을 들어보이는 불콰한 철학자의 모습이 떠올라 낄낄 웃으며 읽었다. 책에서 특별히 좋았던 부분 플라톤의 『향연』 - 「파우사니아스가 말하는 사랑」에서 남성과 소년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를 여성이 하등한 존재여서 그렇다고 설명하는 파우사니아스를 비판하는 작가의 말이 정말 놀라웠다. 퀴어의 사랑도 차별 위에서 행해질 수 있음을 알고 경계해야 한다고, 숀 휴잇은 설명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고전‘ 작품 속에 나타난 여성혐오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는 일과 그 안의 혐오와 차별을 감지하는 일은 당연히 함께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음에 창작될 작품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다. 덧붙여 여성애-레즈비언의 사랑에 대해서도 제법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복숭아를 따 먹는 소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도 여성은 2등 시민으로 취급했던 시대이니 여성의 주체적인 목소리로 만들어진 작품들도 적었을 것임은 자명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욕망을 서로를 향해 분출하던 여자들의 모습이 반가웠다. 퀴어들의 투쟁은 결국엔 인정 투쟁이다. 나도 당신들과, 내 옆의 사람과 다를 것 없는, 침해받지 않을 인권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 나를 타자화하고 혐오하는 당신 곁에서 동료 시민으로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퀴어들이 원하는 인정은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고전을 들여다보며 ’퀴어함‘을 발견하는 일은 퀴어들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무려 기원 전에서부터 당신들 곁에 존재해온 어떤 평범한 사람들의 존재를 발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숀휴잇 #루크에드워드홀 #을유문학사 #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 #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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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고전속퀴어로맨스 #숀휴잇 #루크에드워드홀 #김하현 #을유문화사 #서평단 #서평 #책추천 퀴어 로맨스를 고전에서 접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퀴어라는 인식은 최근에 나타난 것이라는 근거없는 생각을 어렴풋이 갖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혹은 고전 속 이야기는 일정 부분 고전이라는 명성에 기대어 오늘날 퀴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보호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고전 속의 이야기는 신적이고 영웅적인 면이 더 부각되며 오히려 퀴어의 인식보다는 다른 면을 더 강조해 의미를 부여하도록, 우리의 생각을 한정하고 제단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물론 모두,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만큼 지금까지 고전과 퀴어의 연관성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그래서 이 책이 무척 충격적이면서도 새로운 생각으로 확장해 나아가도록 만들어 준, 고마운 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이야기들을 진짜 순수하게 '로맨스'로만 볼 수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간혹 작품 속 로맨스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정상의 사랑의 로맨스만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고전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고전 작품에서도 '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 종종 있고, 그럴 때는 주로 '임'이 임금을 뜻하게 되며 이때의 사랑은 곧 '충'을 의미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볼 때는 사랑이지만 그 사랑 안에 담겨 있는 또 다른 의미가 작품 안팎에 깔려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였고, 이 책 속 고전 작품들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이나 혹은 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은, 있는 그대로 감정상의 사랑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오히려 오늘의 퀴어 사랑보다 더 인정받고 있는 그대로 사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졌다. 솔직히, 현재 '퀴어'를 말하려고 하면 많은 사회적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쉽게 공론화하기 어렵고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고 거쳐야 할 난관이 참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퀴어에 대한 낙인, 차별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 속 이야기를 그저 고전 속 이야기로만 보고 넘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고전에서도 아무렇지않게 다루어지고 있다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관통해서 자주 나오는 단어, 그래서 신경쓰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소년'이라는 단어다. 제우스를 비롯해 우리에게 꽤 익숙한 인물들 사이에서도 이 '소년'에 대한 관심과 애정, 사랑은 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해보아야할까 싶긴 했다. 만약 이 이야기가 오늘날의 이야기였다면, 이분들을 우리는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 만나보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신화의 성격이 분명한 작품 속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단순히 어린 소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폭넓게 접근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접근의 가장 근간에는 결국, 이런 류의 사랑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감정인가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신도 인간도, 사랑의 감정은 그 대상을 누구로 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감정이어야 하느냐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고전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현재의 언어와 지식을 과거에 적용하려고 애쓸지도 모른다. 우리가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용어들을 과거에 대입하기란 쉽지 않은데, 각 용어에 고유한 역사적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대인에게 오늘날과 같은 겸(게이, 바이셀슈얼, 퀴어, 트랜스)이 없었을지는 몰라도, 인간성의 본질로 말미암아 우리는 연관성을 찾게 되고, 당연히 신중하게 연결고리를 이을 수 있다.(14쪽) 왜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했는지, 이 책을 다 읽고 알았다. 결국, 오늘날의 용어로 과거를 제단해 잘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용어만으로 모두 규정할 수 없는 맥락이 존재하며, 그 맥락 안에 분명 이어져오는 이들의 사랑이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 사랑은 어느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감정이었다는 것. 다른 시선이 끼어들지 않아도 되는, 각 부분에 충분히 내재되어 있던 감각이었다. 그걸 알아챌 수 있기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가 고전에서 답을 찾으려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더 알았다. 고전을 통해 지금의 우리를 다시 엿볼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이래서 고전이구나 싶기도. 그리고 이렇게 '퀴어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고전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큰 행운이었다. 나의 생각이 한뼘 더 자랐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 고전에서 퀴어 로맨스를 읽는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이 책은 고대 세계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모아 담았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플라톤 <향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등등.. 고대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고대 퀴어 영웅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삽화를 담은 루크 에드워드 홀과 저자 숀 휴잇 또한 퀴어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퀴어함을 솔직하게 생생하게 잘 담지 않았나 싶다.
과거에는 인간의 성별이 두 개가 아닌 세 개였음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설명부터 흥미진진. 성의 종류가 세 가지였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다. 그게 뭐냐면... 태양은 남성의 부모이고, 땅은 여성의 부모 그리고 달은 태양과 땅이 결합된 제3의 성의 부모였다고 하는데... 오오... 연이어 들려주는 배꼽이 생겨난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는 모두 인간의 절반일 뿐이라는 말도 그렇고 이야기들을 쭈욱 만나다 보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노골적이기도 했고, 거침없기도 했다. 혹은 자연스럽기도 했고 꽤나 솔직한 고대 그리스 로마 영웅들의 이야기들. 흥미로우면서도 많이 놀라면서 읽었다는... 음, 편견이라기보다 시대적으로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오픈 마인드, 활짝 열린 사회였던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라는 문장은 그리스 시인 테오그니스의 서정시에 나오는 구절이라 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로맨스와 기쁨, 비극, 슬픔, 욕망을 발견하고 퀴어함의 원형 신화와 다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p.17)고.... 솔직하고 간절함에 그 또한 그대로의 사랑이겠지.. :D 다채로운 고대인의 퀴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 ^^ 아! 대담함에 눈 반짝이는 이야기 속 저자의 유머러스함도 놓치지 마시길... :D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숀휴잇 #을유문화사 #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 겉표지를 보았을 때 정말 예쁘게 잘 디자인 되어있는 탓에 참으로 인스타그래머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표지 하단의 글귀로 인해 인스타보다는 트위터의 비주류 감성과 더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인스타 감성의, 그러니까 소위 갓반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퀴어는 혐오하며 고전엔 무관심하다. 당장 릴스 댓글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어쩌면 그들에게) 퀴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들이 약자를 혐오하듯 나도 그들을 혐오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퀴어의 사랑을 들려주고 싶은 거였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넓은 의미의 인류애고 사랑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보따리다. 읽는 내내 행복했고 이야기 한 편이 가슴에 쌓일 때마다 뿌듯했다. 사실 기원전 고대의 이야기가 많다보니 여성 퀴어의 이야기 분량이 적고 일부 혐오적인 표현이 있긴 했지만, 각종 릴스와 쇼츠를 보며 도파민을 분출하고 눈살 찌푸려지는 댓글을 다는 게 현대인의 모습 아니던가? 불편함보다 아름다움을 더 많이 느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독서 경험이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엮고 책을 만든 사람들이 경이롭게 보이는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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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도서 소개를 보았을 때부터 마음이 동했다. 소설만 읽지 이런 평론글은 읽지 않는 편인데 관심이 가던 것이다. '고전 속 퀴어'라는 주제도 그렇고 예쁜 일러스트 때문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책 읽다보면 퀴어 요소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일일이 열거할 것도 없어보인다. 이 책에서는 그 중에서도 찐 고전, 그리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 예컨대 여러 그리스 신화 속의 '가니메데스와 제우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 '하이킨토스와 아폴론' '헤라클로스와 힐라스'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 등을 쓴 대목이 특히나 재미있었다. 그 외에 내가 알지 못했던 여러 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그림이 정말 예쁜데다가 컷이 참 많아서 좋았다. 문장은 간결하고 술술 넘어간다. 그림 자체의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글이 그렇게 많지 않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다. 내가 그리스 신화 말고도 작가가 다룬 다른 이야기도 알고 있었더라면 더 흥미롭게 읽었을 텐데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좀더 범위를 확장해서 그리스 뿐만 아니라 현대에까지 이르는 고전 속 퀴어를 수록했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현대 문학 속 퀴어 로맨스'를 주제로 두 번째 권이 나온다면 어떨까.ㅋㅋ |
![]() 고전 속 퀴어 로맨스라니~~ 하긴 성경책에도 동성애가 등장하니깐.. 어쩌면 그냥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싶은데 대체 뭐 때문에 혐오대상이 된 건지 진심 모르겠는 1인..에휴~~ 책 받자마자 표지가 너무 예뻐서 행복해졌다^^ 고전에 담겨있는 퀴어 이야기들이짧게 소개되어 있고 그와 관련된 일러스트가 담겨 있어서 읽는 맛도 보는 맛도 있는 책이었다는~~^^ 너무도 유명한 그리스 신화의 한 주인공인 헤라클레스~~ 그의 친구인줄 알았던 힐라스가 사실은 사랑하는 애인이었다는거... 연인이 너무 많아서 그 이름을 다 읊기 힘들 정도라는게~~놀라울따름.. 소피아의 주문은 너~~무 무서웠다. 고르고니아의 간을 불태워 소피아 자신을 사랑하게 하기 위한 마법 주문들..그녀를 파괴하고 고통스럽게 해서라도 자신의 것이 되길 바라는 욕망이 어쩜 저렇게도 무서운지.. 카툴루스 16번 시는 또 얼마나 살벌하던지~~ 너무 야해서 영어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마르티알리스의 풍자시. 이렇게까지 노골적이고 거침이 없다고? 저렇게 오래전인 기원전 80~50년대에도 다들 사랑에 진심이었구나.. 가니메데스 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제우스의 눈을 멀게 한건지 궁금하다. 이렇듯 고전 속에 기록으로 확실히 담겨있는 퀴어 로맨스 이야기들을 보면.. 오히려 저 시절에는 동성이 동성을 사랑하는게 전혀 숨겨야할 일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졌던거 분명하고..신이라 불리는 존재들도 퀴어임을 당당히 내보이고 그를 섬기는 인간들도 그런 신의 모습을 아름답다 칭했던시절이 있었다는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그저 놀라울수밖에 없다. 이렇듯 나무가 존재하고 동물이 존재하듯 사람이 존재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이 생기는건 그냥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일일건데..누가!왜!뭐땜에! 그런 사랑을 욕하기 시작한건지~~ 이 책을 읽고서 더 궁금해져서 좀 알아봐야겠다! 혐오니 비판이니..이런거 다 떠나서 고전 속에 기록된 퀴어 사랑이야기들은 거침없고 과감하고 정열적인 평범한 로맨스였다!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숀휴잇 #루크에드워드홀 #을유문화사 #고전문학#퀴어문학 #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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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라는 시간대는 묘한 향수를 불러온다. 고도로 치밀하게 뒤얽힌 정치경제 시스템에 깎이고 갈리기 전 인간 본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오래된 거울.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 튕겨져 나오기 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깊은 우물. 현대가 앓는 정신적 질곡의 적지 않은 부분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를 간직한 무의식의 시원.
퀴어는 또 어떤가. 퀴어는 젠더의 경계를 묻고, 경계를 지우고, 그것을 넘고 교란시키는 물음이자 실천이다. 그런 만큼 퀴어는 관습적 젠더 규정이나 규범으로부터 달아나며 정체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재정의 해볼 것을 재차 요구한다. 퀴어는 인간 안에 있는 성적 지향의 다채로운 틈을 벌려 활짝 개화시킨다.
아일랜드 시인이자 문학 비평가 숀 휴잇은 고대와 퀴어라는 이 매혹적인 세계를 로맨스라는 주제로 엮어 하나의 작품집을 완성했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가 그 결과물이다. 고대와 퀴어와 로맨스라니.기다리던 그 책이 아닌가. 여러 장르의 예술을 통해 산발적으로, 늘 아쉽게 접했던 고대 퀴어 로맨스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니. 반가울 수밖에.
“모든 퀴어에게는 동일한 과거가 있고, 모두가 그 과거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 숀 휴잇의 문장이다. 울림이 크다. 작가는 고대 세계의 퀴어 이야기를 읽고 세계 속에 자신의 자리와 소속감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생득권을 확인한 순간이었고, 계시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첨언한다. 그런 만큼 작가는 고대의 이야기가 온전히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원했다. 그래서 숀은 결심한다. “고대인의 눈부신 퀴어 에너지를 이미지와 이야기에 담아” 독자들에게 건네겠다고.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다.
숀의 바람처럼 모든 이야기는 그림과 함께 완성됐다. 영국의 주목받는 현대 화가 루크 에드워드 홀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받은 영감을 붓 끝에 옮겨 책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선명한 핑크 배경에 초록색 화관을 쓰고, 정면을 응시하는 청년을 그린 표지를 보라. 청춘과 사랑이 달콤하게 밀려온다. 화가의 드로잉은 자유 분방하고 색채는 순수하다. 모던하고 경쾌한 루크의 그림은 퀴어 로맨스에 부당하게 드리운 무겁고 어두운 구름들을 말끔히 걷어낸다. 고전과 현대 예술의 발칙한 만남이 창조해낸 이렇게 퀴어한 책이라니. 독자는 두 배로 즐겁다.
책은 선별된 고전에 대한 정보, 문학적 비평, 작가의 감상, 작품의 역사적, 현재적 가치를 작가의 안목으로 살펴보고, 작품의 원전을 읽도록 구성됐다. 이 책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가의 균형 잡힌 관점 덕분이다. 이 고전들이 자기 존재의 기원을 일깨웠다고 고백했다고, 숀이 지난 시대를 무조건 찬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고대 지중해 세계를 낭만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다. 고대 지중해 세계의 신분제, 젠더 불평등, 여성 혐오, 이 외에도 “현대의 진보적 사고”에 동화되지 않는 자유의 장애물들을 작가는 비평가로서 놓치지 않는다.
“고대 세계는 완벽한 거울도 아니고 단순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거울도 아니다.” 작가는 관점을 분명히 한다. 고전을 해석하고 그 영광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재창조할 책임은 후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상화된 사회의 불완전함과 다름을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열렬한 노래를 한껏 즐기라고 독자에게 권한다. 이처럼 작가는 현대인의 비평적 거리도, 풍요로운 감상 권리도 놓치지 않는다.
숀 선장이 운항하는 황금배를 타고 고대로의 물결을 따라가 보니, 일단,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고대 작가들의 문장들은 어쩌면 이리도 풍요롭고 다채로운지. 작가들의 시적인 묘사에 루크의 그림까지 더해지니, 책 안에 고대 지중해의 자연이 환한 빛처럼 펼쳐진다. 쏟아지는 햇빛, 무성한 수풀, 주렁주렁한 과일, 철썩이는 파도, 은은한 달, 호박색 밀밭. 여기에 더해지는 또 하나의 자연, 언제 어디에서든 감지되는 인간들의 성적인 기류. 대기 속을 윙윙대며 교차하는 퀴어한 전파들.
본격적으로 이 책에 담긴 인간의 이야기는 지중해의 풍광처럼 더없이 풍요롭다. 초원 목동의 순수한 짝사랑에서부터 네로의 광기어린 폐륜까지. 운문과 산문을 넘나들며 다종한 이야기가 전하는 감정의 스펙트럼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달콤함에 노곤하다, 쓸쓸함에 뒤척이고, 쾌락에 달아올랐다, 능청스러움에 킥킥대고, 분노로 타오르다, 적나라함에 움찔하고, 잔인함에 몸서리치다, 운명에 넘어진다. 그야말로 희로애락, 오욕칠정, 그 사이사이의 감정들까지 인간 감정의 마디마디를 살뜰하게 추체험한다. 새삼 이래서 고전이구나, 감탄하게 된다.
유구한 사랑의 기원을 밝힌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퀴어한 매력을 이미 알아봤던 키케로의 연설, 사포의 로맨틱한 시들, 헤라클레스의 숱한 사랑과 복수, 라틴어 금석문에 적힌 비가들, 남성 창부의 신세한탄, 티불루스의 고대판 연애 매뉴얼,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들,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향연 속 사랑에 관한 담론, 젠더를 희롱하는 시인들의 시... 신전과 거리, 천상과 지하, 성과 속을 분주히 오가는 이 책을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숀은 고대 지중해 세계가 기록한 퀴어와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을 검열 없이 풍요롭게 이 책에 담았다. 덕분에 독자는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의 축제에 참여하게 된다. 그 중 최고의 아름다움은 단연 시와 신화 속에서 불꽃처럼 터져 나오는 에로스의 향연이다. 섹스와 젠더를 뛰어넘어 주고받는 정신과 육체의 교감은 더없이 시적인 언어들로 화려하게 만개한다. 이에 못지않게 퀴어의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쓰여진 산문들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고대인들의 능수능란하고 능청스러운 입담과 필력에 허를 찔린다. 그들은 살아있다. 고대인들의 풍자와 해학을 현대들이 따라갈 수 있을까. 굉장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가슴 한구석에서 해동의 샘물이 퐁퐁하고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숀의 비평은 해박함과 균형감, 유머와 재치, 유려한 문장으로 빛을 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대륙들의 고대 퀴어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이 책이 뽑아 올린 퀴어 서사의 황금줄이 이렇게 나를 더 넓은 고대 퀴어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다. 퀴어 우주의 무한한 별자리 안에 큐빅처럼 박힌 책. 인간이라는 우주에 찬란하게 빛나는 퀴어의 웃음과 눈물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는 언제 우리 눈에 드리운 안개를 걷고 이 광활한 우주 속 별들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을까.
초콜릿과 어울리는 로맨틱한 선물로도 제격인 이 사랑스러운 책은 지금 여기에 던지는 질문 또한 넓고도 깊다. 이성애 중심의 사회에서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는 규범화된다. 이는 정체성의 서열화로 이어지고 이성애 밖의 성적 지향과 성애의 실천은 극단적으로는 질병화, 범죄화 되기까지 한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는 누구의 사랑을 상상하는가? 누구에게 욕망을 부여하는가?” 상상과 욕망의 영역마저 관습과 제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이 고전이 증명하듯 법과 제도는 당대 인식의 산물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이성애가 사회의 규범이 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가?’, ‘퀴어에 대한 혐오로 이득을 보는 자들은 누구인가?’ 숀은 이 책으로 “퀴어함의 원형 신화와 다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다. 우리는 섹스와 젠더, 섹슈얼리티의 이분법 세계를 탈출해야 한다. 그 열린 문으로 항해하는 황금배를 타시라. 이 책에 승선해 보시라. “뻔뻔할 만큼 당당하게” 풍성하고 다채로운 삶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살아있다. 누구보다 선명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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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펼치고 나는 오랫동안 머물렀고 행복했다. 풀빛 봄기운으로 충만한 초원, 잘생긴 보랏빛 말 등에 앉은 남자의 육체. 그 또한 풀빛이다. 그들 아래로는 푸른 개울물이 유유히 흐른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의 그림을 그린 루크 에드워드 홀의 그림 속 인간들은 스스럼없이 자연이다.
이 세상이 봄으로 접어들며 꽃으로 타오를 때 에로스도 때맞춰 깨어난다.
(중략)
소년이여 너는 말과 같구나. 이미 씨앗을 물리도록 삼키고서 솜씨 좋은 기수와 탁 트인 초원, 수정처럼 맑은 개울, 그늘진 숲을 찾아 나의 마구간으로 돌아왔구나.
이 책의 작가 숀 휴잇이 처음으로 인용한 시는 테오그니스의 <애가>이다. 봄과 에로스, 봄기운에 깨어나는 초원과 개울물, 숲, 그리고 나에게로 돌아오는 소년. 시인 역시 인간이 자연임을 표현한다. 서로에게 스며든 시와 그림이 마음을 더없이 평온하게 해준다.
고대와 퀴어. 나를 늘 매혹하는 두 단어로 이 책은 나를 잃어버린 세계로 초대한다. 루크 에드워드 홀의 말마따나 “신화는 일종의 통로가 되어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그 다른 세상이란 이미 있었고, 지금도 현존하는 봉인된 세계 일 뿐이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는 그 봉인을 풀어헤친다. 고대 지중해의 숲과 절벽, 강과 바다에서 사랑하고, 질투하고, 상심했던 퀴어들의 생생한 신화는 현실 퀴어의 풍요로운 삶을 강렬하게 비추는 태양이 된다.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 플라톤, 호메로스, 플루타르코스, 크세노폰, 아리스토텔레스, 사포, 키케로... 우선 눈에 들어오는 작가 목록이 화려하다. 여기에 카룰루스, 테오그니스, 마르티알리스... 낯선 이름들이 이어진다. 먼저 미지의 작가들 시 몇 편을 읽어보니, 너무 좋다. 아름답고, 대범하고, 여리고, 익살스럽기 그지없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음에 향긋하고 따스한 소생의 강물을 흘려보내는 퀴어 로맨스의 시원에 느긋하게 발을 들여 놓는다. 단단한 껍질이 씻겨 내려간 내 발목도 지중해 퀴어 목동의 마음처럼 약동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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