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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감성으로 이어진 관계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는
"다양한 감성으로 이어진 관계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는" 내용보기
개강 후, 출판 편집을 하시는 강창래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께서 책 읽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하시면서 하신 한 마디가 내 가슴에 박혔다. “특정 작가나 특정 책을 좋아한다면 누군가 왜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 그냥 재미있어서. 라고 대답하면 안 된다. 자신이 왜 좋아하는지를 글로 쓸 줄 알아야하며 다른 사람을 설득할 줄 알아야한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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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후, 출판 편집을 하시는 강창래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께서 책 읽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하시면서 하신 한 마디가 내 가슴에 박혔다.

“특정 작가나 특정 책을 좋아한다면 누군가 왜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

그냥 재미있어서. 라고 대답하면 안 된다.

자신이 왜 좋아하는지를 글로 쓸 줄 알아야하며 다른 사람을 설득할 줄 알아야한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한다.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생 때.

나는 순간 ‘내가 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하고 모으기 시작했을까?’ 생각해보았다.

처음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느낌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글로 써보거나 누구와 그 이유에 대해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내 포스팅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사실 에쿠니 가오리 씨는 일본에서는 당연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여성 작가다.

예스 24에서는 에쿠니 가오리 씨의 소설 몇 권을 세트로 기획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나도 많은 책을 읽고 그 중 다수의 책은 소장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에쿠니 가오리 씨의 책들의 주인공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8년 간 연애한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그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 살게 된 리카(낙하하는 저녁). 게이인 남편과 함께 살고 남편의 남자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알코올 중독자 쇼코(반짝반짝 빛나는).

따랐던 오빠의 자살, 엄마의 가출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소꿉친구와 멀리 떨어져서 살지만

아주 비슷한 일들을 겪어 나가는 마리(좌안).

결혼 3년 차,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며

비밀을 키워나가는 루리코(달콤한 작은 거짓말).

결혼한 지 10년이지만 아이가 없어서인지 달콤한 대화는 없지만

부부생활을 이어나가는 히와코와 쇼조(빨간 장화).

이렇게만 보면 책으로 옮긴 사랑과 전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무섭도록 담담하고 어쩔 때는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내가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소설의 주인공들은 여자이고 그녀들은 자신에게 처한 상황을 매우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울고불고 화내고 짜증내고 싸우고 할 법한 상황에서도

녀들은 냉정을 잃지 않고 일상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인연이 찾아온다.

그 인연은 우리가 보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더 멋지고 잘생긴 연하의 새로운 남자가 아닌

남편의 남자친구, 나를 찬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다.

그런 관계 속에서도 그녀들은 그들에게서 치유를 받고 매력을 느끼며 또 그렇게 살아간다.

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솔직하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친다. 라는 느낌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녀들은 그 사람을 사랑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다가오는 이별을 그냥 덤덤히 맞이한다.

새로운 사람이 왔을 때도 재거나 따지거나 밀거나 당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평범하게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에서 친구가 되고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다.

현실에서 우리는 살다보면 상처에 빠져들어 자신을 낮추거나 상대를 낮추어 좌절하고 절망한다.

감정이나 상황을 미워하고 탓하는 것이 아닌 적을 만들어서 그 적을 탓한다.

쉽게 비난하고 정죄하고 판단해서 나의 약점, 상처를 일시적으로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상처는 일시적으로 잊혀졌을 뿐

시간이 지나면 내가 했던 근본 없는 모든 비난까지 함께 불러와서 우리를 괴롭힌다.

연애, 결혼을 소재로 한 다른 소설들에서 상처받은 주인공들이 하는 행동, 가지는 감정은 위와 같다.

내 남자를 뺏어간 여자를 미워하고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다가 찾아오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한다. 하지만 그 인연의 끝은 결코 보여주지 않는다.

이렇듯 연애소설이 보통 오직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진 관계만 보여주는 것과 달리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는 사랑 말고도 많은 감정으로 이어진 관계들을 보여준다.

쉽게 선을 긋고 쉽게 적을 만드는 우리들에게

모든 관계는 열려있으며 내가 생각지도 못한 관계에서

즐거움과 새로움, 깨달음들이 올 수 있음을 알려준다는 것이

바로 내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d****l 2013.03.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