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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라니.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온 주파수는, 풋풋한 두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하나로 엮어 준다.
한 명은 '정물맹키로 앉아 있었'던 아이를 그려 주고, 한 명은 자신에게 그림자를 되찾아준 '웬디' 모델이 되어 주면서.
아마 그 다음부터, 두 소녀는 내내 '사과와 사과의 그림자'처럼 붙어다니게 되지 않았을까?
가장 재밌던 부분은,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주희가 도무지 골목골목을 헤매면서 자신만의 '마음의 지도'를 그린 부분이다. (주희는 그림을 잘 그린다.)
그런데 그 지도라는 것이, 어디 옆에 무슨 찻집이 있고, 어디 옆에 주차장이 있고, 이런 식이 아니라,
이모 옆집 감나무, 넉넉한 엄마 오동나무, 길 건너 언니 오동나무,
애기 오동나무(자기 키보다 더 큰 이파리), 공사장 옆 견디는 향나무,
반지하 창문 옆 과꽃,,,,,
이런 식으로 꽃과 나무를 중심으로 그린 동네 약도다.
나도 우리 집을 중심으로 동네 약도를 그려보고 싶다. 그런데,,,,, 동네에 약도로
그릴 만한 나무들이 있던가.... (씁쓸...)
마치 주희의 성격처럼 무던하게, 우리의 문제점들을 무던히 짚어주고 있다.
주파수를 맞출 줄 모르는 우리와, 또, 동네에 약도로 그릴 만한 꽃과 나무가 없는
실태의 심각성과, 자신의 그림자를 찾아낼 줄 모르는 삭막함을.
원래 주인공들이 학생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두 사춘기 소녀 사이의
관계의 핵심인, 빛과 그림자의 관련성의 해답을
'인자해 보이는 선생님'이 가지고 있었던 설정에는 나는 사실 마음이 조금 답답했다.
모든 해답이 선생님에게 있는 게 좀 싫었다. 그것도 '인자해 보이는.'
인자한 표정으로 우리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듯 싶다가도
자신이 해답을 말해버리는.
어쨌든, 이 만화책은 생각을 하게 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정도는 아니고,
약간 기분이 좋아질 만큼?
'웬디' 주희의 눈빛을 참 따뜻하게 그렸다.
[인상깊은구절] 해바라기 무지 좋아하는구나? 네 그림이 그렇게 말해. 너가 네 마음을 그림에 담은 거겠지. 사람의 마음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