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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어보며 시인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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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나는 책을 좀 많이 읽기는 해도 시는 잘 읽지 못한다. 그것은 왜 그런지 나도 모른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시에 대해 좀 알고자 했다. 시란 것이 천천히 소리를 내서 읽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그냥 눈으로만 읽어서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는 월북한 시인들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일제의 주구가 다시 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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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나는 책을 좀 많이 읽기는 해도 시는 잘 읽지 못한다. 그것은 왜 그런지 나도 모른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시에 대해 좀 알고자 했다. 시란 것이 천천히 소리를 내서 읽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다. 그냥 눈으로만 읽어서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는 월북한 시인들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일제의 주구가 다시 판을 잡고 악덕 지주와 자본가들이 설치는 것을 보고 이 땅에 아름답고 깨끗한 나라가 서기는 틀렸다고 절망한 나머지, 최소한 친일파를 숙청하고 토지개혁을 단행한 다른 쪽을 찾아갔으니 양심의 선택이었던 셈이다.”(555쪽) 얼마 전 같으면 어떤 기관에 불려갈 정도의 말이다. 세상이 좋아지긴 한 모양이다. 조선일보가 최장집의 논문을 보고 중대한 결단에 대해서 어떤 가치관을 부여하고 북한의 중대한 결단이라고 한 말은 북한을 옹호한다고 사상재판을 언론에서 한 일이 있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밤일하는 도둑들도 도둑질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조사를 하고 중대한 결단을 해야 그 일을 실행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술을 잘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미인박명이라고는 할까. 저자는 시인이면서도 많은 시인을 찾아다니면서 대화를 하고 이런 책도 쓰고 있다. 나름대로 시인들을 알리고자 하는 그런 시인들이 있다는 것이 좋다. 몇 개의 시만을 여기에 옮기지만 나름대로 좋은 시가 많은 것 같다. 시인이 45명 정도 소개되고 있다. 저자가 초판 여는 글에서처럼 시가 감동을 주는 것은 그것이 삶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으로서, 삶과 동떨어진 시는 결코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시에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삶에 뿌리박은 데서 비로소 오는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랜만에 시를 한 번 음미해보는 것도 각박한 신자유주의 사회에 살면서 마음의 평온을 가져올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꽃덤불 신석정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내갔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 새벽의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내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하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 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7*****0 2005.09.03.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