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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프랜시스의 처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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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프랜시스의 처녀작이다. 평생을 한 가지 소재만 가지고 추리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딕 프랜시스는 경마를 소재로 한 작품만을 쓰면서 나름대로 식상하지 않을 만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경마장에서 일어나는 비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경마 선수였다가 사고를 당한 뒤 탐정이 된 주인공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경마장과는 별 관련이 없는 사람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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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프랜시스의 처녀작이다. 평생을 한 가지 소재만 가지고 추리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딕 프랜시스는 경마를 소재로 한 작품만을 쓰면서 나름대로 식상하지 않을 만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경마장에서 일어나는 비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경마 선수였다가 사고를 당한 뒤 탐정이 된 주인공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경마장과는 별 관련이 없는 사람을 내세워 사건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처녀작으로 경마, 경마장의 비리, 경마 기수를 모두 등장시키면서도 한 지역의 고질적인 악행과 그에 맞서는 사람들을 내세워 단지 경마만으로 식상할 수 있는 독자들을 달래 준다. 제목이 참 마음에 안 든다. 원제목을 그대로서 우승 후보라거나 그런 경마 용어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경마를 하고 있느니 말이다. 딕 프랜시스의 작품들이야 모두 경마장 살인 사건이지 경마가 소재인데 다른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날 리가 있나 참... 이 제목 하나만으로 딕 프랜시스의 작품은 더 이상 출판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역자가 후기에 작가가 2000년 이후 아내와의 사별로 충격을 받고 책을 안 쓰는데 빨리 새로운 책을 내기를 바란다고 쓴 것은 아이러니하다. 작가가 책을 쓴 들 번역도 안할 거면서 독자 약올리긴가... 아무튼 독특한 소재의 추리 소설, 그러면서 그다지 잔인하지 않은 추리 소설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경마에 대해 너무 많이 등장하지 않으므로 낯설지 않고 추리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흥분>과 <표적>을 합쳐 놓은 듯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g 2005.03.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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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살인사건] 안개 낀 경마장에서 생긴 일
"[경마장 살인사건] 안개 낀 경마장에서 생긴 일" 내용보기
딕 프랜시스의 오랜 팬으로서 꼭 보고 싶었던 작품 [경마장 살인사건]을 드디어 손에 넣었다. 희귀도서로 분류되는 바람에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는데다 그나마도 찾기가 어려워 아쉬운 마음 가득했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너무 기쁜 마음에 얼마간 아껴 두었다 읽기로 했다. 처녀작임에도 탄탄한 플롯이 순식간에 마음을 잡아끈다. 첫눈에 반해도 너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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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프랜시스의 오랜 팬으로서 꼭 보고 싶었던 작품 [경마장 살인사건]을 드디어 손에 넣었다. 희귀도서로 분류되는 바람에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는데다 그나마도 찾기가 어려워 아쉬운 마음 가득했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너무 기쁜 마음에 얼마간 아껴 두었다 읽기로 했다. 처녀작임에도 탄탄한 플롯이 순식간에 마음을 잡아끈다. 첫눈에 반해도 너무 간 것 같은 러브 라인이 좀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심리와 그에 따른 원만한 결말로 가기 위한 장치라고 받아들인다면 이해하고 넘어갈 만하다.

 

점점 짙어지는 2월의 안개 속 장애물 경주, 선두를 달리던 명마 애드미럴이 마지막 장애물을 넘으려 뛰어오르던 순간 넘어지고 낙마한 기수 빌 데이비슨은 목숨을 잃는다. 확실한 우승 후보였던 이들의 사고를 바로 뒤에서 목격한 빌의 친구 앨런 요크는 뭔가 음모가 있음을 직감하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부유한 아버지 덕분에 취미로 아마추어 기수 활동을 하는 앨런은 남다른 직감을 가진 인물로,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거친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받으면서도 점차 진상에 다가가게 되나 그 역시 의문의 낙마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다. 누가 무엇 때문에 사고를 일으키는 것일까.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프로 기수들과의 뜨거운 우정, 아름다운 마주와의 사랑,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마의 세계. 스릴 넘치는 추격전과 함께 종장을 향해 달린다.

 

경마 기수 출신의 딕 프랜시스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경마’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만을 쓰는 독특한 작가로 영국 왕실도 사랑하는 인물이다. 40여권의 꽤 많은 작품을 썼지만 국내 번역서는 몇 권 되지도 않고 거의 절판 상태인 것이 아쉽다. 오래 전 소설임에도 시대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데다 짜임새도 있고 스릴도 적당하며 인간미 또한 느껴지는 복합적인 장르라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혀지는데 말이다. ‘딕 프랜시스의 책은 재미없는 책이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지금까지 국내 출간된 작품은 다음과 같다.

 

· Dead Cert (1962) 경마장 살인사건 ; Alan York, 기수
· For Kicks (1965) 흥분 ; Daniel Roke, 종마 목장주
· Whip Hand (1979) 채찍을 쥔 오른손 ; Sid Halley, 전 기수/사설탐정
· Twice Shy (1982) 컴퓨터를 추적하라, 컴퓨터 살인 ; Jonathan Derry, 물리학자
· Banker (1982) 고독한 은행가 ; Tim Ekaterin, 은행가
· Longshot (1990) 표적, 끗발 ; John Kendall, 여행가이드 작가
· Comeback (1991) 귀향, 경마, 낌새 ; Peter Darwin, 외교관
· Decider (1993) 경마장의 비밀 ; Lee Morris, 건축가


 

y*****p 2017.12.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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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치곤 괜찮지만 아직은...
"데뷔작치곤 괜찮지만 아직은..." 내용보기
우선, 책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주변 이야기 먼저. 첫째, 400페이지에 2.7cm의 두께의 이 책을 분책하지 않고 (황금가지의 이 시리즈 참 마음에 든다) 가볍게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즐겁게 이동하며 즐길 수 있었다. 둘째, 원제는 Dead Cert로 '죽은 경주마'란 뜻이긴해도 이제는 무슨 무슨 살인사건...이란 머리 안 쓴, 비아트적인 제목짓기는 좀 지양해야 하지 않
"데뷔작치곤 괜찮지만 아직은..." 내용보기
우선, 책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주변 이야기 먼저. 첫째, 400페이지에 2.7cm의 두께의 이 책을 분책하지 않고 (황금가지의 이 시리즈 참 마음에 든다) 가볍게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즐겁게 이동하며 즐길 수 있었다. 둘째, 원제는 Dead Cert로 '죽은 경주마'란 뜻이긴해도 이제는 무슨 무슨 살인사건...이란 머리 안 쓴, 비아트적인 제목짓기는 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속도감있는 사건의 진행을 보여주는 바 같아 넘어간다. 경마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경마장 구경은 갔어도 그다지 권장할 만한 취미활동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 작품도 다소 멀리하다 우연히 읽게 되었다. 흥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 경마용어 때문에 번역가 수고 많았겠다 - 중간에서 부터 범인을 지목하는 단서들이 너무 뚜렷해 조금 흥미를 잃긴 했지만, 데뷔작으로서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앨런 요크는 아마추어 기수이면서 부자 아버지를 둔 매너좋은 청년. 그는 친한 동료인 빌이 의문의 사고로 낙마해 죽자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그의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셜록홈즈의 피'가 흐른다는 앨런은, 경마장 주변에서 일어난 택시운전기사 간의 폭력사태, 다른 동료의 경주 조작 등을 조사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한편, 그는 경주마를 아저씨에게 소개받았다는 아름다운 아가씨 케이트를 두고 동료와 경쟁을 벌이는데....과연 친구의 죽음에 관련된 미스테리를 풀고 아름다운 그녀를 차지할 것인가! 위에서 말했듯이 미스테리 초보자라도 무난히 파악해 낼 수 있는 실마리가 널려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장미전쟁- 요크와 튜더간 - 을 기억하는 분은 혼동될 수 있다. 모르는게 약이다), 자연 포커스는 앨런이 과연 사랑의 트라이앵글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는냐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경마를 소재로 한 작품이기는 해도 베팅을 걸 수 있는 스포츠 경기라고 배경을 바꿔도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도 같다. 좀 더 딕 프랜시스만의 향기를 느끼려면 다음 작품을 읽어야 할 듯 싶다. p.s: 케이트의 정열을 이끌어내려는 앨런, 하지만 난 그에게서도 정열의 흔적을 느낄 수 없었다. 심지어 분노의 흔적마저도.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k 2005.08.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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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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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한데에는 그많은 이유가 있다.   엄청난 전개과정이 없는 듯 한데도 희한하게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서둘러 책을 읽게 하면서 그럼에도 결말을 먼저 알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장으로 향하는 손을 참게 한다. 워낙 읽는 내내 너무 재밌어서 결말을 미리 알면 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게 너무 아쉽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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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많은 사람들이 명작이라고 한데에는 그많은 이유가 있다.

 

엄청난 전개과정이 없는 듯 한데도 희한하게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서둘러 책을 읽게 하면서 그럼에도 결말을 먼저 알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장으로 향하는 손을 참게 한다. 워낙 읽는 내내 너무 재밌어서 결말을 미리 알면 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게 너무 아쉽게 느껴지는 책.그러면서도 정말 결말이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정말 이상했다.

처음 읽는 동안에 사건들이 담담하게 쓰여진 듯했다. 보통 범죄스릴러 등에서 보여지는 액션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 피들, 오버하는 듯한 상황들. 하지만 이책에서 그런 오버액션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빌 데이비슨의 세 아이들의 재기발랄한 캐릭터들, 빌의 부인의 슬픔 등을 소외시키지 않고 적당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조이아저씨 부인인 데브아주머니의 캐릭터 역시 세세하게 설명하면서 조이아저씨의 범죄의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빌의 부인인 실라가 안정제에 취해 주인공 앨런의 방을 찾았을 때에도 그 상황을 따뜻한 손길로 쓰다듬는 듯해서 좋았다. 실라의 행동을 "슬픔과 약이 실라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을 쳤던 것이다."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좋다.

 

 

 

앨런이 자신을 데리러 온 경찰이 실은 악당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부분도 기가 막힌다. 첨에 앨런은 경찰을 치고 도망치려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그 때서 설명한다. 자신이 악당들에게 폭행을 당할 때 잃어버린 타이를 하고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독자가 책을 읽는 속도에 맞춰 설명을 하고 긴장을 주는 것 같다. 그 타이밍이 절묘하다.

 

다 읽을 때까지 한번도 손에서 놓지 않게 한 재밌고 풍부한 소설

v********e 2008.02.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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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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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원제는 "Dead Cert"입니다. 앞의 dead는 다른 말로 바꾸자면 damn과도 통하겠는데, 다소 상스러운 뉘앙스를 담아 "절대로"란 뜻이겠습니다. cert 역시 certain이란 본말이 있는데도 저리 줄여 쓰면 점잖은 뉘앙스는 못 되겠죠. 책날개에는 작가 딕 프랜시스를 가리켜 "경마 주제 하나로만 소설을 썼"다고 소개합니다. 물론 그 창작물 대부분은 미스테리 장르에 속해 있기도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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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원제는 "Dead Cert"입니다. 앞의 dead는 다른 말로 바꾸자면 damn과도 통하겠는데, 다소 상스러운 뉘앙스를 담아 "절대로"란 뜻이겠습니다. cert 역시 certain이란 본말이 있는데도 저리 줄여 쓰면 점잖은 뉘앙스는 못 되겠죠.

책날개에는 작가 딕 프랜시스를 가리켜 "경마 주제 하나로만 소설을 썼"다고 소개합니다. 물론 그 창작물 대부분은 미스테리 장르에 속해 있기도 합니다. 스릴러나 미스테리를 아무리 좋아하는 팬이라도, 경마에 딱히 관심이 없다면,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경마 주제 하나에만 몰입하고 있다면, 그의 책을 열심히 찾아 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딕 프랜시스는 우리 나라에서조차 꽤 이름이 알려지고 널리 읽히는 작가에 속하죠. 이 말은, 비록 "경마"를 소재 삼아 (거의 언제나) 스토리를 열고는 있어도, 작품이 경마로 시작해서 경마로 끝나는 단색 구조는 아니라는 걸 암시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경마에 대해 대중의 관심도가 높은 영국이라 해도, 그의 작품이 경마에만 홀딱 빠진 수준이라면 이 딕 프랜시스가 기사 훈위까지 받을 만큼 성공한 작가가 되지 못했겠습니다.

우리 나라에 소개된 그의 다른 작품 중 하나인 <흥분>을 보면 중반쯤을 넘기고선 무대가 경마장을 멀리 벗어나서, 일종의 첩보 소설로 방향을 틀며, 젊고 영민하며 부유한 주인공이 귀족 가문 출신 처녀와 될듯 안될듯 로맨스에 빠지는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은 전개를 펴 나갑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1/3 정도를 넘기면 의문의 사고, 주인공이 겪는 폭행 사건 등이 택시 회사를 가장한 조직 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그러니 그의 소설은 경마를 단초 삼아 진행이 이뤄질망정, 경마를 모르면 이해가 안 된다든가 경마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성을 띠었다든가 하는 수준이 아님이 분명하죠.

영국 문학은 장르에 따라 독자의 어휘 수준을 넓혀 주는 부가 기능을 잘 수행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경마를 잘 몰라도 이해와 감상에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식 수준에서 경마 관련 어휘, 표현 지식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물론 무시하고 넘어가도 무관하죠). 딕 프랜시스의 작품들은 미스테리의 발생과 발전, 해결 구조를 치밀하게 짜는 편이며, 소재로서의 "경마"는 이때 대단히 유용하게 쓰입니다. 그가 장르 작가로서 높은 평가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일단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개인적으로 높은 관심을 가졌던 경마 소재를 작품 창작에 동원하는 편의가 있었겠지만, 이때쯤만 해도 미스테리의 새로운 개성을 찾아내는 게 거의 한계 상황에 도달했겠기에, 그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을 것입니다.

<흥분>에서 1인칭 주인공이었던 대니얼 로크는 호주 출신의 부유한 농장주였고, 이 작품에서 1인칭 주인공으로 내세워지는 앨런 요크 역시 아버지가 로디지아(아직 짐바브웨가 독립하기 전이 배경)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사업가로 설정됩니다. 이처럼 사연에서 중추적 활약을 보일 인물들이 대개는 흔치 않은 배경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리 독자들 생각에 구태여 이런 모험에 빠져들 필요가 있을까 싶은 여러 선택을 합니다. 특이한 건 실제 베팅이 이뤄지는 경마 경기에, 아마추어 기수인 주인공 요크가 실제로 출전까지 하며, 그와는 출신 배경과 계급이 무척 다를 여러 경마 기수들과 친분까지 쌓는 모습입니다. 이 과정이 잘 납득이 안 되기도 하는데, 작가는 주인공들이 천성적으로 정의감이 강하거나 모험심이 남다른 덕에, 그에 부수하여 이뤄지는 여러 인간 관계나 위험한 선택들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당연한 결과쯤으로 독자들 앞에 밀어붙이는 것도 같습니다.

대신 소설 속에 베풀어진 다른 상황과 설정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꼼꼼하게 납득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짜여짐으로써 이를 어느 정도는 보상하려 드는 듯도 합니다. 사실 딕 프랜시스의 작품들은 이 점이 가장 큰 매력이겠는데요. 예를 들어 주인공 앨런 요크와 그 절친이 함께 연모하는 미녀 케이트의 경우, 그를 키운 아저씨, 아주머니 등의 개성과 다른 인물들을 대하는 분위기가 매우 자세히 제시되는데, 그저 자세하기만 할 뿐 아니라 작가의 인물 연구가 남달랐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그 성과들이 플롯의 곳곳에 드러납니다.

경마 기수 중 한 사람인 조의 경우, 조금 코너에 몰린다 싶으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체면도 못 지키고 자기 연민에 빠지며 무너지지만,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의기양양해지며 주위를 깔보기까지 합니다. 이런 그를 두고 앨런은 "탁월한 회복력을 가진 자"라고 평가하지만, 바로 앞에 작가가 세밀히 묘사한 것처럼 배운 것 없고 단순한 기질을 가진 자들 사이에서 흔히 목격되는 개성이기도 하죠. 독자는 이처럼 작가의 다른 트랙 설명으로부터 정보를 따로 얻어 상황의 이해에 이르지만, 1인칭 주인공은 그런 이해를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야로 세계를 바라봅니다(대개는 주인공의 관점에 독자가 비판 없이 따라가게 되는 것과 대조적이죠). 이런 입체적 상황의 구현이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아주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장르적 재미 외에도 천차만별의 개성을 드러내는 "사람 구경하는 맛"이 물씬 느껴집니다.

대체로 그의 주인공들은 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신사도를 지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흥분>에서 로크는 이미 상대방이 계약을 어겼기에 더 이상 이런저런 의무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데도 굳이 어려움을 무릅써가며 사건의 해결에 성의를 쏟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앨런은 절친과 한 여인을 두고 연적 관계인데도(여자가 걸렸는데 절친이 어디 있겠습니까), 친구와는 비교가 안 되는 좋은 배경을 대뜸 내세우는 게 공정한 승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철저히 가문을 숨기고 자신의 인물됨됨이와 전망만으로 어필하려 듭니다. 뿐만아니라, 한때의 친분 외에는 특별한 연이 없었던(물론, 그 부인, 그 자녀들과 깊은 교류를 하며 정이 많이 들긴 했겠으나) 빌의 죽음에 대해 자신의 신상 위해까지 감수해 가며 진실을 추적하는 모습은 특별한 신사도와 정의감이 아니고선 보기 힘든 미덕이죠. 그런데 이런 면모를 두고 평면적 캐릭터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쳐도, 소설 속의 다른 모든 인물들이 특유의 생동감과 실감을 풍기기에, 지루한 전형성 따위는 노출하지 않는 것도 분명합니다.


본문 중에 "..영리한 헨리는 천사도 속일 수 있는 아이였다..." 같은 구절이 있는데, 우리 생각엔 천사라면 착하니까 당연히 잘 속을 테고, 천사 같은 존재를 속이려 든다면 나쁜 아이라는 뜻일까 착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angel은 많은 경우 "현명한 이"를 의미하며, 알렉산더 포프의 유명한 말 "where angels fear to tread, ... (천사가 신중할 때 바보들은 돌진한다)"에서도 이런 의미로 쓰였습니다.

v*****7 2016.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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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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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원제가 Dead cert, 우승후보마이다. 뻔히 추리소설인 거 알고들 사는데 굳이 전혀 상관없는 '경마장 가는 길'이 떠오르기도 하고 사건1, 사건2 하는 것과 별 다른 느낌 없는 경마장 살인사건이라고 제목을 붙였어야 했을까 싶다.   우승후보마에서 이미 느낌이 오지 않는가? 우승후보마가 있었고, 우승후보마에게 시련이 닥쳤고, (다른) 우승후보마( 혹은 우승후보마를 타는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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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원제가 Dead cert, 우승후보마이다. 뻔히 추리소설인 거 알고들 사는데 굳이 전혀 상관없는 '경마장 가는 길'이 떠오르기도 하고 사건1, 사건2 하는 것과 별 다른 느낌 없는 경마장 살인사건이라고 제목을 붙였어야 했을까 싶다.

 

우승후보마에서 이미 느낌이 오지 않는가? 우승후보마가 있었고, 우승후보마에게 시련이 닥쳤고, (다른) 우승후보마( 혹은 우승후보마를 타는 기수는 우승후보마와 우승후보마의 기수답게) 시련을 극복한다. 전반적인 줄거리가 대충 이렇다.

 

정의감에 불타는 어디 하나 남부러울 것 없는 남자주인공에, 여인과의 숙명적인 사랑과 시련, 그리고 뜻밖의 악당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고전추리소설인데 의외로 지루하진 않았다. 경마에서의 속도감이 느껴져서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작가가 평생 경마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만 쓰신 기수 출신의 작가시란다. 거장 혹은 대가라는 이름은 이럴 때 써야 마땅한 게 아닌가 싶다. 직접 말을 타셨던 분이라 그저 잘 따라 그린 그림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데 경주 장면들과 마지막 도망 장면은 머릿속에서 멋진 영상으로 살아나며 섬세한 긴장감을 준다. 

 

자극적인 범죄소설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다소 지루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 잡아보시길. 이래서 고전추리소설은 지루해, 라고 만은 못할 거다.  

d*******2 2009.03.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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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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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미스터리의 대가 딕 프랜시스의 처녀작. 실제로 기수 생활을 했고 부상으로 은퇴한 후 경마라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멋진 인물과 흥미로운 사건들을 창조해낸 작가다.원제는 Dead cert(우승이 확실한 경주마)란다. 늘 느끼는 거지만 밀리언셀러클럽 책들은 제목이 참.... 이런 식으로 제목을 짓는다면 딕 프랜시스의 작품 가운데 '경마장 살인사건' 아닌 게 뭐가 있을까? 동서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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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미스터리의 대가 딕 프랜시스의 처녀작. 실제로 기수 생활을 했고 부상으로 은퇴한 후 경마라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멋진 인물과 흥미로운 사건들을 창조해낸 작가다.
원제는 Dead cert(우승이 확실한 경주마)란다. 늘 느끼는 거지만 밀리언셀러클럽 책들은 제목이 참.... 이런 식으로 제목을 짓는다면 딕 프랜시스의 작품 가운데 '경마장 살인사건' 아닌 게 뭐가 있을까? 동서미스테리의 <흥분For kicks>에 너무 비교된다..
<흥분>만큼 흥분되지는 않으나 역시 재미있었고,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고 똑똑하고 용감하고 정의감 넘치고 우직한, 한마디로 멋진 남자가 주인공이다~~ 이번 남자는 얼굴은 그리 잘생기지 않은 듯하나 부자에 스물네 살의 어리디어린 나이로군. 마지막 장면이 참 기분 좋았다.
z****1 2008.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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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이전에 읽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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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딕 프랜시스의 소설이다. 예전에 이 작가에 대해 잘 모를 때 경마를 배경으로 쓴 추리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작가 중심이기보다 출판사 시리즈 중심으로 책을 읽을 때였는데 아주 강한 인상을 준 작가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읽은 소설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이 소설은 처음 읽는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다행스럽게도 이전에 읽지 않은 책이다."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은 딕 프랜시스의 소설이다. 예전에 이 작가에 대해 잘 모를 때 경마를 배경으로 쓴 추리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작가 중심이기보다 출판사 시리즈 중심으로 책을 읽을 때였는데 아주 강한 인상을 준 작가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 읽은 소설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이 소설은 처음 읽는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딕 프랜시스의 처녀작이다. 뛰어난 기수였다 부상으로 은퇴한 그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쓴 경마시리즈는 우리나라에 많이 번역은 되지 않았는데 다행히 몇 권을 가지고 있다. 불행하게도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읽은 책들은 모두 만족감을 주었다. 이번 소설도 역시 만족스럽다. 거장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작가다. 그래서 사람 이름 외우는데 서툰 내가 기억한다.


사건은 간단하게 시작한다. 장애물 경주대회가 열리는 도중에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 빌 데이비슨이 말에서 떨어져 죽는다. 그 뒤에서 달리던 주인공 앨런 요크가 이상한 흔적을 본다. 장애물 근처에서 철사를 본 것이다.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게 말하지만 다음 날 도착하니 이미 증거는 사라졌다. 이 사건에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의문을 말한다. 이것을 불편하게 생각한 범인으로부터 협박을 당한다. 여기서 협박에 굴하지 않는 고집과 의문이 확신으로 변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전개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구성과 전개인데 덕분에 편하게 읽힌다.


현대 스릴러에서 자극적인 사건들이 워낙 많이 벌어지다보니 강도가 약한 사건을 접하면 약간 밋밋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소설의 사건도 약간 밋밋하다. 사고로 위장한 사건을 다루는데 그 발단과 전개와 마무리가 큰 긴장감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지는 않지만 편안하게 읽히면서 상황이나 앞으로 펼쳐질 사건들이 즐거움을 준다. 특히 이 소설을 백미로 꼽고 싶은 마지막의 말 타고 도망 다니는 장면은 머릿속에 멋진 영상을 떠올려준다. 몇 편의 영화에서 장애물을 넘는 멋진 말들을 본 기억이 있기에 이 장면들과 연결되면서 상상에 빠져들게 한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고전추리소설의 한 형태를 보게 된다. 사건과 여인과의 사랑과 예상하지 못한 악당과 해피엔딩. 가끔 자극에 지친 상태에서 이런 소설은 기분 전환을 도와준다. 물론 자극적이지 않다보니 초반은 약간 느슨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곧 빠져들게 되고, 경마라는 스포츠와 도박 속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긴장은 속도감을 높여준다. 이 소설을 보면서 지금까지 본 경마 영화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즐거움을 주었다. 아직 한 번도 경마장에 가지 않았다. 다음에 혹시 경마장에 놀러가게 되면 두리번거리면서 이 소설 속 장면들과 비교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달의 사락 f***2 2008.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경마장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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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데이비슨은 우수한 기수였고, 그 경주에서 우승할 터였다. 하지만 그는 경주 중 사고로 낙마하고 결국에는 목숨을 잃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사람은 바로 뒤에서 빌과 함께 경주를 하고 있던 앨런 요크였다. 빌이 장애물을 넘다 낙마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그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조작의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알리지만 이미 증거는 회수된 상태였다.  빌의 죽음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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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데이비슨은 우수한 기수였고, 그 경주에서 우승할 터였다. 하지만 그는 경주 중 사고로 낙마하고 결국에는 목숨을 잃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사람은 바로 뒤에서 빌과 함께 경주를 하고 있던 앨런 요크였다. 빌이 장애물을 넘다 낙마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그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조작의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알리지만 이미 증거는 회수된 상태였다. 


빌의 죽음은 사고사로 마무리되려고 하지만 앨런은 친한동료이자 친구이자 목격자였기에 타살임을 가정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를 시작하고 얼마 후, 앨런은 괴한으로부터 사건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게되고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는 것을 확신. 대면한 적 있었던 경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나름대로의 조사를 하고 있었던 경감도 조사결과를 토대로 타살로 인지. 앨런과 경감은 서로 도와가며 빌의 죽음에 가려져 있던 진실을 파헤쳐간다. 


단순한 사고사로 뭍혀질 수도 있었던 빌의 죽음은 한 사람의 우정으로 진실에 다가간다. 경마장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여느 미스테리 소설에서 혜성처럼 등장하는 탐정이나 경찰이 없다. 경찰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로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뿐.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죽은이의 친구인 앨런이다. 좋은 친구의 죽음을 헛되어 할 수 없었던 앨런은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을 감수하며 끈질긴 조사 끝에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 마치 큰 나무 같았다. 뻗어나온 가지 하나하나를 파고 들다보면 몸통이 나오고, 몸통에서 또 다른 가지로 사건이 얽히고 얽힌다. 찾았다 싶으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고 끝까지 내 용의선상에 오른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마침내 드러난 진범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으로 그 반전이 즐겁다. 평범한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고 반전으로 범인을 알 수 없게 하고 사람들로 복잡하게 얽히는 소재가 좋다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m********r 2014.04.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