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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그냥 좋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창넓은 찻집에서 음악은 흘러나오고, 커피향 솔솔 풍기면 더할 수 없이 낭만적인 마음이 될 것임을 상상하게 되더라.
<이책은> 드림모노로그 님의 리뷰를 읽고서 확 다가오길래 주저없이 구매. 이 책의 총 리뷰2건일때 드림 님꺼를 애드온 클릭. 그러고는 시간흘러 지인에게 한 권, 깽이, 내사랑주연 님에게 시기는 달라도 각기 선물했다. 지금 총리뷰는 5건이다 ㅋㅋㅋ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산은 좋아하는데 물은 무섭다. 고로 바다는 무섭다. 그렇기에 바라보는 그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해수욕장을 간다던가 ...는 피하게 된다. 겨울바다를 어린젊은날에 직원들과 갔었다. 새파랗게 질린 표정이기보다는 회색빛바다는 왠지 침묵하면서 침잠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쓸쓸한 고독이 좋았고 인적 드문 그런 한적함이 좋았더랬다. 그 차가운 바람이 차게 다가와도 젊어서인지 그 자체가 차다는 느낌은 받으면서도 그런 시간을 즐기는 마음이 더 행복했었다. 실연당한 사람의 겨울바다가 아니었기에 그랬는가 보다.
커피. 난 수프리모 커피가 참 좋다. 어쩌다 맛본 수프리모 원두커피도 좋고 일상에선 인스턴트 믹스커피를 늘 애용한다. 하루에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는 한 잔. 커피 마실때의 그 행복한 마음은 경험해본 자 만이 느끼는 여유로움이자 행복함이다. 늘 같은 시간이다시피 늘 같은 커피인데도 몸컨디션이나 맘컨디션따라 커피맛은 다르다. 자신이 원하는 최상의 그 맛이 '늘'이 아닌 '어쩌다' 라는 아이러니함이여. 그렇기에 그다지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그 맛을 찾기 위해, 그 맛을 느끼려 매번 마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원하는 그 맛의 커피를 마실때의 행복감은 느낌이다.
어린젊은날 직원들과 젤 먼저 가본 장소는 '프라미스'라는 음악다방이었다. 쪽지에 노래를 적어서 내면 DJ가 신청사연과 신청곡을 틀어주는 곳. 넓기도 퍽 넓은 장소였건만 그게 휑덩그러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던건 사람이 빼곡해서가 아닌 음악이 꽝꽝 울리며 꽉 채운 그 느낌이 좋아서더랬다. 그때 뭘 신청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아마도 너무 떨리고 흥분되어 못 적었던 것 같은데...그 장소가 아련히 기억 속에서 떠오른다. 그리운 시간이자 또 정겨운 시간들을 그려보는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그땐 세상을 참 많이도 몰랐고 세상이 다 내마음만 같았던 풋풋한 시절이었는데...후후훗.
'마로니에' 사람들이 말하는 첫사랑을 처음 대면한 장소. 실은 거절하기 위해 나간 장소. 칸막이가 되어 있는 그 장소. 오래도록 남아 있던 장소. 지금은 없는 오래전 그 장소. 그 날의 떨림이 아직도 감지된다 ㅍㅎㅎㅎ. 어느 하늘 아래 잘 살고 있겠지 라고 생각되는건 우리 둘다 그땐 참 많이도 어렸다는 것. 우리 둘다 마음은 누구 못지않게 좋아했는데 서툴렀다는 것. 우리 둘다 A형에 동갑이었고 생일도 같은 달(음력1월로 1주일 차이라는 것)...
'캔커피' 어느날 퇴근하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나를 배웅하면서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하나 뽑아줬다. 그때까지 캔커피를 자판기에서 뽑는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던 나였기에 뭘 받았다는 기쁨도 컸지만, 그 의외의 선물이 주는 감동. 추운 겨울날 캔커피가 주는 온기가 그애 마음 같아서 집에 가는 내내 얼마나 따듯하던지...핫캔커피는 그때 이후로도 단 한번도 자판기에서 뽑아본 기억이 없네.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는 아닌데.
'초원의집' 그애와 내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장소.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건넸는데...그렇게 나와서 때아닌 함박눈을 우산을 쓰고 걸었는데...난 초록색 코트를 입었었고...헤어지는 느낌이 슬펐지 누가봐도 다정한 연인...버스에 오르며 이젠 헤어진건가...시간이 흘러갈수록 실감해가는 시간들이 괴로웠던건, 자꾸만 생각나서...남자답던 그앤 또 무척 섬세하고 ... 1주일동안 한 통씩 매일 편지를 보내줬었고...답장을 쓰는 시간들의 설레임과 같은 공감을 가지는 시간들...만나면 좋아서 떨려서 음식을 안먹어도 배부르고...분홍색을 좋아하던 아이(난 별로인 색이었는데)...그런 그애가 편지도 안하고 답장도 안보내주고 전화도 안하고, 시큰둥하니 받고...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시간들 속에서 난 지쳐갔고...
이 책엔 커피와 연관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에게 각기 다른 커피는 그 사연대로 각기 다른 맛이요 삶이었다. 커피를 매개체로 그려지는 그 사연들은 아련하고도 정겹다. 진솔하고 다정하다. 그 사연들이 그 커피를 닮았다. 저마다의 사연따라 커피가 거론되는데 들어본 커피이기도 전혀 생소하기도 하다. 커피의 속성따라 그 사연의 주인공들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커피는 인생이었다. 나쁘게 살려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아픔인지라 더 진하게 아프다. 그들이 간직한 사연들이 저리다. 누리가 못내 밉기도 하다. 다빈이 그저 바보같기만 하다. 기다림이 처절한 고통이라면 그 시간은 너무나 괴로움이다. 내사람이라 여겼던 사람의 변심은 상처가 깊다. 같은 세월을 같은 시간속에서 살아낸 순간들이 속절없어진다. 그러다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환희로 빛나지만 그게 또 이별을 위한 전주곡이라면 어찌 더 찬란하지 않으리. 마지막 불꽃을 위한 몸부림은 여한이 없으리라.
추신/아쉬운건 오래전 책으로 오탈자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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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요일에 다른 교실에서 바리스타 수업이 있다. 커피를 볶고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바리스타 수업이 있는 그날엔 그 층 전체가 커피 향기로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어떤 이들은 가난한 나라의 노동력을 거대 자본주의가 빼앗았다 말하고 어떤 이들은 "차"를 좋아하는 영국인들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대용품으로 세상에 널리 알린게 커피하고도 한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피란 참 묘한 여운을 주는 "차"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나는 커피의 진정한(?) 맛은 잘 모른다. 다만 처녀때는 원두커피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커피믹스가 최고다 라고 생각할뿐...
이 책을 읽으면서 커피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커피를 소개하는 설명문은 아니다. 커피를 주제로한 소설이다. 하지만 한 꼭지마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연관된 사랑이야기... 커피는...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사랑보다는 왠지 슬프고 안타까운 사랑이 먼저 떠오른다. 달콤하고 달달한 맛이라기 보다는 왠지 씁쓸하고 뒷 여운이 있어서 그런걸까? 아님 커피의 색깔이 행복한 생각이 아니어서 일까? 주인공 여자와 남자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 모두 행복하기보다는 뭔가 상처를 안고 그 섬에 들어온다. 그 섬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여자와 남자는 성인이 되고 성인이 된 그들은 지상에서 단 한 사람을 위한, 지상에서 단 한잔뿐인 커피가 되고 싶었다. 그들에게 사랑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세상 흔하디 흔한게 사랑일수도 있지만, 세상 제일 힘든게 역시 사랑일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어리석은게 사랑이라 말하고 어떤 이들은 사랑에 이익을 덤으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꾼다. 이 책을 다 읽고 쉽게 책을 덮지 못했다. 어떤 이에게는 몇번의 사랑이 왔다가지만 어떤 이들에겐 단 하나의 사랑이 왔다 상처를 남기고 떠난다. 사랑으로 채워주길 바랬던 사람에게 그 사랑은 가까운듯 잡힐듯 그렇게 주위를 맴돌았지만 잡지 못했다. 이 책은 커피를 가지고 사랑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잘 비유를 했다. 이젠 커피를 마시면서 그냥 후루루 국물 마시듯 하진 못할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며 사랑에 대해 인생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야만 할 것 같다.
커피는 사람이 만나는 장소입니다.
커피의 색깔이 짙은 것은 그 장소가 깊고 은밀하기 때문입니다. 설령 당신의 앞자리에 아무도 없다고 할지라도 당신 앞에 커피가 있다면 누군가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같은 연인같은 부모같은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해야 할 존재입니다...
이 작가를 처음 만났다. 이웃님의 말씀처럼 남자 작가이지만 아기자기하고 필이 충만하다. 이런 느낌의 작가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오랫만에 사랑에 대해 그리고 커피와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나이를 먹고 얼굴에 주름살이 늘어가도... 사랑은... 내 입으로 "사랑.."이렇게 발음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 사랑해 라고 말하는 그런 날이 되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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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내가 성인이 되면서 부터 내 인생의 동반자처럼 내 곁을 따라다녔다. 걸어다니는 정훈이 멈춰선 곳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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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커피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난 하루에 커피만 두 잔 이상은 마시는 것 같다. 식사를 하고 나면 당연하게 커피 한잔을 타서 자리에 앉는다.
나의 커피 취향도 처음엔 달달하게 프림, 설탕 모두 들어간 커피믹스에서, 지금은 연하게 물을 많이 탄 블랙커피가 좋다. 깔끔하면서 텁텁한 맛도 남지 않는 뒷끝이 좋아서 커피알만 넣어 물처럼 마신다. 휴일엔 집에 있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데, 최연소 바리스타인 아들이 요즘은 게으름을 피운다. 기분에 따라 내려주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더이상 흥미를 끌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 <바다와 커피>에는 커피얘기가 한가득이다. 커피와 찐~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랑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소설이다. 작은 섬에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그 섬에는 유난히 상처를 가진 사람이 많이 산다. 아이를 잃고 세상과, 사람과 단절하며 현관문 처럼 마음의 문도 꽁꽁 걸어놓고 사는 송곡아저씨. 의료사고 이후 정신적인 내상을 입고 도망치듯 섬에 들어와 사는 다빈이네 가족.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등대지기 아저씨. 그리고 해군장교로 발령 받아 섬에 근무중인 누리네 가족. 다빈이와 누리는 그렇게 섬에서 만났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만난 그들은 중학교에 입학하며 헤어진다. 섬에는 중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10년후에 커피나 한잔 하자며 헤어진 그들! 그들은 편지로 조금씩 조금씩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가 아니어서 아쉬움과 안타깝다. 다빈과 누리의 사랑은 에스프레소를 닮았다. 에스프레소 처럼 강렬하지만 작은 잔에 적은 양을 홀짝 마셔 버리는 찐~한 커피 말이다.
누리와 다빈의 사랑이야기 면서, 주변 인물들이 상처를 치료해 가는 얘기가 들어있다. 미련스럽게 자신의 일생을 기다리는 삶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질투와 분노, 그리움으로 자신을 학대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다빈이와 누리도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함께 있을 운명은 아닌지 계속 어긋난다.
커피에는 단맛, 신맛, 쓴맛 등 여러가지 맛이 난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 인생을 모두 맛 보는 것과 같다고 그러던데... 우리네 인생도 소설속 인물들의 일생도 여러 맛이 들어있다. 유난히 쓴맛 나는 인생이 있고, 처음은 신맛과 씁쓸함에서 시작했다가 인생후반부에 달콤한 인생도 있다. 단맛도 보고 쓴맛도 있고, 달콤 쌉싸름한 인생이다.
커피 나무는 흰색의 꽃이 피고 빨간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가 짙은 갈색이나 검정에 가까운 걸 보면 겉과 속이 다른 열매라 하겠다. 또 겉은 비슷하게 생겼더래도 향기나 맛은 모두 다르다. 원산지와 자라난 환경에 따라 무척 다양하다. 겉과 속이 다른게 어디 커피 뿐일까 마는, 소설속에 계속 등장하는 커피인 만큼 커피에 인생을 견주어 보게된다. 종류와 맛이 모두 다른 다양함을 가진 커피처럼 우리의 인생도, 사랑도 여러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맛있는 커피를 한잔 마시기 위해서는 여러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생두를 구해오고, 타지않게 덜 익지도 않게 알맞게 볶는 과정을 거쳐, 92도의 온도와 정성으로 한잔을 내린다. 고유의 향을 먼저 후각으로 마시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으로 우리 몸에 흡수된다.
보통은 쉽게 커피 한잔을 말 한마디로 시켜 마시지만, 그런 복잡하고 더딘 과정을 통해 나에게 오는 게 커피다. 인생도, 사랑도 그 커피 한잔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로스팅하고, 분쇄하고, 추출하고, 최적의 온도로 내리고... 공정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정성을 기울이고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원하는 커피가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쉽고, 짧은 사랑을 할 수도 있겠다. 짧게 짧게. 쉽게 쉽게. 하지만 인스턴트 같은 사랑 말고, 좋은 향과 맛이 나는 하우스커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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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한 잔의 커피가 되고 싶은 사람 습관처럼 찾게 되는 기호품에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미를 부요 한다는 것은 별의별 사연이 다 담겨있을 그 기호품으로 결국 담아내는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과의 지난 시간 함께 만들었던 추억일 것이다. 현대인에게 기호품의 일 순위는 커피일 것이다. 커피 잔에 커피를 채워가듯 좋아서 찾고 습관적으로 마시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시간을 채워가는 훌륭한 동반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 바로 커피다. 커피에 빠진 사람이 커피와 인간의 궁극적 본능인 사랑을 엮어냈다. 커피와 사랑사이에 바다가 존재한다. 이 절묘한 조합을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격상시킨 사람이 ‘바다와 커피’의 소설가 원재훈이다. 원재훈은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와 전설처럼 떠도는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냈다. 원재훈의 ‘바다와 커피’는 두 가지 이야기가 공존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선 커피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인생을 한 잔의 커피로 규정할 만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커피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 커피나무의 시원, 커피의 향과 맛, 대륙별 커피 생산지를 비롯하여 생두에서 원두로 원두에서 한 잔의 커피로 잔에 담겨 사람과 만나는 과정에 대한 총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커피향이 스미듯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애잔한 사랑의 이야기가 조용하게 흘러간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다빈과 누리는 섬마을에서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다. 그 섬에는 조그마한 병원과 등대 그리고 등대지기가 지은 통나무집이 있다. 병원의사인 다빈의 아버지와 해군기지에 부임한 누리의 아버지, 등대지기가 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다. 그 속에 누리의 어머니가 바다와 함께 이들 사이를 떠돈다. 다빈과 누리는 섬마을에서의 추억을 간직하며 성장과정에서 서로의 사랑을 키워간다. 젊은 사랑이 그렇듯 이 둘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다빈과 누리로 인해 섬마을의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과 세상을 향해 닫힌 마음을 열었던 커피전문점 운영자 아저씨다. 다빈은 그 아저씨로부터 커피의 모든 것을 전수 받는다. 누리의 불치병으로 인해 다빈과 누리의 사랑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게 된다. 죽음을 앞둔 누리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커피를 만들어 누리에게 주는 것에 누리를 향한 사랑을 담아낸다. 기호품일 뿐일지도 모를 커피에 자신의 모든 마음을 담아 누리에게 바치는 마음, 어쩌면 이런 다빈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때 사랑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작가 원재훈은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단 한사람을 향해 매일 매일 만드는 커피한잔. 다빈은 그렇게 누리에게 한 잔의 카피이고 싶었다. 일상적인 무엇에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것은 곧 신앙일지도 모른다. 의미가 부여된 커피는 이미 기호품을 넘어선 그 무엇이 된다. 흔해빠진 커피 그것도 인스턴트커피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삶이 기호품의 범위를 넘어 사람관계로까지 넓혀져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는 이 마음을 한 잔의 커피에 담아 타인에게 전하고 싶은 지고지순함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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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 다시 은행나무 아래의 빗방울로 돌아올 때까지 그 풍경에 나도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될 때까지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리다 보면 내 삶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그대 그대 안의 더 작은 그대 빗방울처럼 뚝뚝 떨어져 내 어깨에 기대는 따스한 습기 내 가슴을 적시는 그대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자꾸자꾸 작아지는 은행나무 잎을 따라 나도 작아져 저 나뭇가지의 끝 매달린 한 장의 남은 나뭇잎이 된다 거기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넌 누굴 기다리니 넌 누굴 기다리니 나뭇잎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이건 빗방울들의 소리인 줄도 몰라하면서 빗방울보다 아니 그 속의 더 작은 물방울보다 작아지는 내가, 내 삶의 그대가 오는 이렇게 아름다운 한 순간을 기다려온 것인 줄 몰라한다 ---------------------------------------------------------
<그리운 102>에서,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한'으로서의 타자에 대한 놀라운 감수성을 가지고 사랑해 본 원재훈 시인의 시,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 시가 좋았고, 커피가 좋아서, '시인이 쓴 소설'이라는 못내 찜찜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쳤다.
결론을 말하자면, 각 장을 열 때마다 등장한 '다빈의 커피 생각'이 아니었으면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커피에 대한 다빈의 철학적 사유들은 결국 커피와 바다와 비를 사랑하는, 원재훈 시인의 생각이었을테니 그 사유들을 시로 풀어냈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맘이 든다.
송곡선생이나 누리, 다빈...기다림이 필수인 사랑에서도 기다릴 줄 모르는 우리와는 달리 한없이 기다리는 이들은 모두 물론 눈부시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인물들이지만, 역시 시와 산문은 다른 영역임을 재확인했다.
커피와 삶에 대한 좋은 문장 몇 개를 얻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를테면, "견디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맛이 없는 사람이 된단다...생두가 원두가 되는 것처럼 말이야"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은 것 같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커피 향과 맛이 그렇고,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커피가 사람보다 좋아지려 한다. 큰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