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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탱고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가볍게 읽히는 좋은 책이다.
우리는 가장 멋진 모습이 언제일까? 외모적으로 말이다. 한 껏 꾸미는 적이 일년에 얼마나 될까? 그런데 영화제 시상식 참여 옷차림 정도로 꾸미는 일은 일년이 아니라 평생중 얼마나 될까? 탱고는 가볍게 셔츠를 입고 출 수도 있지만 영화제 시상식에 참여하는 사람의 모습으로도 탱고를 춘다. 그래서 자신을 꾸미고 입고 싶었던 옷을 입는 것이 자연스럽다. 탱고는 자신을 가장 멋지게 꾸밀 기회를 준다. 그것도 아주 자주 준다. 일주일에 몇번이고 말이다. 그리고 난 탱고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공편한 곳이라는 것이다. 탱고에서는 사회적인 배경에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오직 그 사람의 인간적인 매력과 춤 실력이 전부다. 그가 재벌이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건 탱고 안에서는 그저 그냥 똑같은 사람이다. 춤은 공평해서 그가 사회적으로 잘났다고 해도 그 지위가 춤에 녹아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분 풀러 파티에 간다는 느낌보다 좀 더 명상적이다. 탱고는 분명 파티이긴 한데, 일반적 파티보다 건전하고 몰입도가 있다. 물론 춤이라서 놀이 같은면이 있지만 정신없이 노는 느낌이 아니라 온전히 집중하고 또 몸을 움직인다. 그렇게 2~3시간이 흐르고 나면 명상을 한 듯 요가를 한 듯 마음도 몸도 풀어져서 괜찮아진다.
탱고는 두 사람이 아주 가까이에서 추기도 해서 위생을 좀 더 신경쓰는 편이다. 그래서 깨끗한 옷에 향수도 적당히 뿌린다. 또 파티의 개념으로 영화제 시상식 같은 수준의 옷도 종종 챙겨입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결혼에 골인해서 상대를 유혹할 동기가 다소 사라진 후에도 배우자의 외모의 최고의 모습을 탱고를 하면 자주 볼 수 있다. 탱고는 겉보기 보다도 건전하다 그래서 결혼한 부부뿐 아니라 결혼 전의 연인들도 탱고바에 간다. 탱고를 하는 연인, 부부는 시상식에 참석하는 듯한 파트너의 멋진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몰입이란 책을 읽어보면 그것이 무엇이건 몰입을 하게 되면 사람은 그것에 큰 만족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것이 적성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말이다. 물론 적성이어야 몰입이 쉽긴 하겠지만. 탱고는 정해진 스탭이 없다. 밟아야 하는 박자도 없다. 그렇다 보니 순전히 탱고가 어떻게 흐를지는 상대와 나와의 맞장구로 이뤄진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좀처럼 할 수 없다. 다른 생각이 가능한 경우는 상대가 너무 너무 뻔하게 움직일 때 정도다. 머릿속을 비우고 상대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것, 명상과 닮았다. 탱고를 추면 강제 명상이 되기도 하고, 즐겁고 쉽게 명상의 효과를 얻기도 하는 것이다 .
탱고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도통 자신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게 한다. 춤에서는 숨기는 방법도 없고 숨길 이유도 없는 듯 하다. 그래서 탱고는 추고 나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산책을 하면 좋다. 막연하게 걷다보면 괜찮아진다. 탱고는 많은 사람들 음악 속에서 춤을 추지만 산책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춤을 추고 나면 마음과 생각, 머릿속이 고요해진다. 탱고는 명상같다.
이 글은 뒤쪽에 2016년 챔피언 크리스티안, 사치의 인터뷰 내용이다. 나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탱고가 가진 고급스러운 때문일까? 탱고를 다소 너무 진지하거나 무겁게 생각하는 것 같다. 카페에서 그냥 노는 것 처럼. 탱고가 고급스러운 복장으로 다수의 노래 주제가 이별을 담고 있다고 해도 결국은 춤이고, 우리는 춤 추는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우리는 춤을 즐거워 하면서 춘다. 설사 그 춤의 주제가 슬픔이라고 해도 내적으로는 어느정도 춤을 춘다는 기쁨이 있다. 정숙한 체조를 열심히 하고 있는게 아닌데 나 역시 더 가볍고 즐겁게 편안하게 탱고를 즐기면 더 좋을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다. 내 인생은 정말 탱고를 추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나에게 탱고는 35살 2월에 찾아왔다. 1월에 유럽 여행을 1달을 갔다 온 뒤로 탱고를 해봐야겠다 결심했다. 탱고를 찾은 것은 아니었고, 그 때 회사 동료와 사장님이 탱고를 했었거나 하고 있었다. 회사 동료가 나에게 탱고를 종종 추천했었고 그냥 그 추천이 기억이 나서 탱고를 배우기 시작했었다. 탱고를 배우며 즐거웠던 점은 직업의 세계보다 배움과 성장이 빠르다는 것이 재밌었다. 그리고 나는 어릴적부터 춤을 추고 싶어서 댄스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았었다. 탱고를 춰보니 나에게 춤에 재능이 있었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춤을 출 때면 마치 온전한 내가 된것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