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을 통해 접하게 된 '체 게바라' 라는 이름. 아니 그가 누군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숭배하고 열광을 하는거지?! 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그래서 그를 뒷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쿠바의 유명한 혁명가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2000년 3월, <체 게바라 평전>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체에 대한 나의 의문을 충분히 해소해주었다. 이후 체 게바라 열풍이 불면서 젊은이들은 너나 나나 그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다녔고, 평전은 베스트셀러에 안착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런 열풍이 부는거지? 솔직히 이해가 안됐다. 그를 알게 되고 그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이와 같은 과잉 숭배 현상은 당황스러웠다. 나 같은 이들이 많아진건가? 그 뒤로 그에 관한 책이 물밀듯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 왜냐면 흥행코드였으므로. 내면 왠만큼 수익은 보장된다. 그러니 일단 내고보자. <먼 저편>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카스트로의 쿠바> <체 게바라, 인간의 존엄을 묻다> <체 게바라와 쿠바혁명> <체의 마지막 일기> <체 게바라 핸드북> <체 게바라가 살아 한국에 온다면> <체 - 한 혁명가의 초상> 심지어 <소설 체 게바라>까지. 엄청나다. 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나 많은 책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건, 마르크스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지금 소개하는 <체 게바라 자서전>은 체 게바라 흥행시기에 맞춰 나온 기획상품은 아니다. 출판일이 2005년 겨울이니 적어도 시기에 맞춰 팔아먹기 위해 나온 책은 아니다. 내가 그에 관한 책을 접하는 건 2000년에 읽은 <체 게바라 평전> 과 더불어 이 책이 두번째다. 앞서 읽은 책은 평전이었고, 이 책은 자서전이란 이름으로 나왔다. 평전과 자서전은 어떻게 다른가? '평전'이라는 것은 비평을 겸한 전기를 말한다. '자서전'은 자기가 쓴 자기의 전기를 말한다. 어떤 한 인물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이야기의 화자가 다른 것이다. 평전은 남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자서전은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 게바라는 살아생전 자서전을 남기지 않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편지글과 칼럼, 시는 존재하지만 자서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데 어떻게 자서전이 출간될 수가 있는가. 말이 자서전이지 후대의 사람들이 그가 남긴 이런저런 글들을 모아 만들어 짜깁기해 낸 책이 자서전이다. 비폭력 불복종 운동으로 유명한 간디의 경우도 자서전을 쓰지 않았지만 <간디 자서전>이라는 책이 있듯이 말이다.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체 게바라의 자서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1928년 6월 14일에 태어나 1967년 10월 9일의 날짜로 생을 마감한 이 젊은 혁명가 체 게바라. 그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그의 나이는 39살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다. 돈 좀 모아 인생을 즐길 나이다. 하지만 그 나이에 그는 일찌감치 생을 마감했다. 아르헨티나 인이면서 쿠바 혁명가로 이름을 날린 체 게바라. 그는 아르헨티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의대를 다니던 대학생이었다.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 삶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본래 계획은 쿠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를 거쳐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행길에 보게 된 부조리한 사건들. 그는 과테말라 혁명에 참가했다 멕시코로 망명, 그곳에서 현재의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게 된다. 그를 만난 뒤, 그의 제안으로 쿠바의 혁명 선두주자로 나선다. 쿠바혁명은 성공했고, 그는 그곳에서 젊은 나이에 중앙은행 총재와 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고생한 만큼 명예도 누렸다. 하지만 그에게 그것은 명예가 아니었다. 혁명을 완성시키기 위한 뒷작업일 뿐. 그는 혁명이 자리잡았다고 생각할 즈음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혁명길에 오른다. 쿠바의 혁명이 목표가 아니라, 그는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 나아가 세계의 혁명을 꿈꾸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그는 가슴 속에 불가능한 세계 혁명의 꿈을 지닌 채, 리얼리스트가 되어 혁명길에 오른다. 세계혁명의 꿈은 정말 꿈에 불과했다. 볼리비아에서 그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사살당한다. 포로는 사살할 수 없다는 제네바 협정을 깨면서 그는 볼리비아 정부에 의해 죽었다. 그의 유해는 불과 10년도 안된 시기, 1997년에 비로소 쿠바로 오게 된다. <체 게바라 자서전>은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글들을 정리해서 묶어놓은 책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편지글과 칼럼과 인터뷰와 시들을 짜깁기해 낸 자료집에 불과하지만 이렇게라도 그를 접할 수 있는건 다행인지도 모른다. 자서전은 애초 없었다. 그가 남긴 글 묶음이 자서전을 대신할 뿐이다. 친구에게 쓴 편지, 어머니에게 쓴 편지, 이모에게, 죽어간 동료에게 쓴 편지, 그리고 혁명을 역설한 글, 기자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생생한 그의 친필 편지 사진도 실려있다. 사진도 있다. 그는 혁명가이기 전에 사진작가이기도 했다. 사진작가로 먹고 살았고, 사진찍기를 좋아했다. 자서전의 제 역할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그의 수많은 자료를 한데 묶어놨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책이다. 어쩌면 체 게바라는 실제에 비해 지나치게 숭배받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 미국의 젊은이들 조차도 체 게바라에 열광하는가. 그것은 마르크스가 죽은지 오래된 지금에서도 마르크스가 주목받는 이유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맑시즘을 토대로한 舊 소련의 혁명은 실패했다. 그리고 체 게바라의 쿠바의 혁명은 성공했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 세계의 혁명은 실패했다. 혁명은 모두 실패했지만 마르크스와 체 게바라, 두 사람은 현실에서 직접 행동하며 자신이 꿈꾸는 혁명을 이뤄보려 노력했다.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보여주었다. 혁명의 성공여부를 떠나, 그들이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은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열정과 이상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그들이 주목받는 이유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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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분노로 떨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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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4.9. 다듬읽기 195 《체 게바라 자서전》 체 게바라 박지민 옮김 황매 2004.12.31. 《체 게바라 자서전》(체 게바라/박지민 옮김, 황매, 2004)이라고 하는 이름이 붙은 꾸러미는 ‘자서전’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74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체 게바라 님이 쓴 글”이 나오고, 한 줌쯤 되는 줄거리를 마친 뒤에는 “체 게베라 만남글(인터뷰)”을 줄줄이 붙입니다. 기림글(추천글)을 왜 이다지도 길게 붙여야 하는지 알쏭할 뿐 아니라, 옮김말도 영 사납습니다. 글님은 일본 한자말도 일본말씨도 옮김말씨도 안 썼을 텐데, 왜 우리는 우리말과 우리말씨를 다 잊어버린 채 뒤죽박죽으로 옮겨야 할는지 궁금합니다. ‘옮긴다’고 할 적에는 ‘글님 마음’을 ‘글님이 살아가는 터전에서 어떤 눈높이와 살림결로 폈는가’를 읽어서 이어야 어울립니다. 이웃말만 외울 적에는 우리말로 못 옮기겠지요. 우리말은 우리 삶과 살림과 사랑을 담습니다. 이웃말은 이웃나라 삶과 살림과 사랑을 담습니다. “무늬만 한글”이 아닌, “알맹이가 우리 삶과 살림과 사랑인 말”로 옮기기를 빕니다. ㅅㄴㄹ #CheGuevara #SelfPortraitCheguevara 이것은 내가 첫 여행을 하던 때의 이야기다 → 내가 처음 길을 떠나던 이야기다 → 내 처음 마실을 나선 이야기다 74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으며 → 우리는 얘기를 했으며 → 우리는 말꼬를 텄으며 77 그리고는 곧장 산 프란시스코 델차나르로 가는 마지막 여정을 출발했다 → 그러고는 곧장 산 프란시스코 델차나르로 떠났다 → 그러고서 마지막인 산 프란시스코 델차나르로 나섰다 82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 그다지 대단하지 않게 여길 만하다 →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90 그 장엄한 아름다움은 푸른 숲으로 뒤덮인 언덕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푸르게 뒤덮인 언덕은 놀랍도록 아름답다 → 언덕은 푸른숲인데 무척 아름답다 → 푸른숲 언덕은 아름답고 어마어마하다 91 이웃한 숲들로 이루어진 산속 오솔길들이 차례로 이어져 있다 → 숲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이 잇달아 나온다 → 숲을 지나는 오솔길로 이어갔다 91 한 병동에서 푹 쉴 수 있었으나, 그 전에 나의 의학 지식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 돌봄칸에서 푹 쉴 수 있으나, 먼저 돌봄길을 선보여야 했다 → 돌봄칸에서 푹 쉴 수 있으나, 아픈이를 먼저 돌보아야 했다 92 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 이 모두를 얘기하자면 오래 걸린다 → 이 모두를 말하자면 한참 걸린다 99 연두 빛이 나는 경사면에 위치해 있었는데 → 옅푸른 비탈에 있는데 → 옅푸른 고갯길에 있는데 → 옅푸른 언덕에 있는데 105 거구의 뚱뚱한 이 사람은 손톱처럼 단단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뚱뚱한 이 사람은 손톱처럼 단단해 보이는 얼굴이다 → 크고 뚱뚱한 이 사람은 손톱처럼 단단해 보이는 얼굴이다 105 우리의 코를 애무하는 듯한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태고의 숲이 에워싸고 있는 → 우리 코를 쓰다듬는 듯한 풀내음을 맡으며 오래숲이 에워싸는 → 우리 코를 매만지는 듯한 푸른내를 맡으며 오래숲이 에워싸는 → 우리 코를 간질이는 듯한 푸른냄새를 맡으며 옛숲이 에워싸는 111 길 위의 먼지를 온통 뒤집어쓴 우리의 행색에서 이전의 귀족적 풍모를 찾아내줄 사람은 없었다 → 길바닥 먼지를 뒤집어쓴 우리 꼴에서 벼슬아치 같은 빛을 찾아낼 사람은 없다 → 길에서 먼지를 온통 쓴 우리 꼬라지에서 멋스런 모습을 찾아낼 사람은 없다 114 새로운 땅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던 잉카인들은 자신들의 강력한 제국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 새땅을 애타게 바라던 잉카사람은 나라가 높이 솟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 새터를 뜨겁게 꿈꾸던 잉카사람은 나라가 힘차게 뻗는 길을 지켜보았고 129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몇 마디의 의미 없는 말들이 오가는 대화는 주춤거리기 시작해 서로 각자의 길로 떠나려던 참이었다 → 안쪽을 건드리지 않는 몇 마디 덧없는 말이 오가다가 주춤거리며 서로 헤어지려던 참이다 → 울타리를 넘보지 않는 몇 마디 뜻없는 말이 오가다가 주춤거리며 다들 갈라서려던 참이다 142 민중은 자신의 실수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데 → 사람들은 넘어져 보아야만 배울 수 있는데 → 들꽃은 거꾸라져 보아야만 배울 수 있는데 142쪽 오늘은 훌륭한 조언을 해주는 좋은 할아버지가 된 기분이다 → 오늘은 훌륭히 귀띔하는 상냥한 할아버지가 된 듯하다 → 오늘은 훌륭히 말씀하는 착한 할아버지가 된 듯하다 211쪽 단식투쟁에 관해서는 어머니가 완전히 틀리셨어요 → 굶기싸움은 어머니가 아주 틀리셨어요 → 어머니는 밥굶기싸움을 잘못 보셨어요 213쪽 박애주의 단체의 회원들은 농부들의 죽음이 미국정부 내에 있는 자기 동포들이 지원한 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 이웃사랑 모임 사람들은 미국에 있는 제 겨레가 돈을 댄 총칼에 논밭지기가 죽은 줄 알까 224쪽 누가 그의 육체적 존재를 없앴는가 → 누가 그를 죽였는가 → 누가 그이 몸을 박살냈는가 29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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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인가 낮선 외국인의 얼굴이 외딴 곳 한국 땅에서 티셔츠에 찍혀서 불티나게 팔렸던 적이 있다. 긴 흑발에 콧수염 베레모와 시가를 문 모습으로 이미지화 되었던 인물이었다. 그의 이름은 에르네스토였다. 흔히 세계인들이 체 게바라라고 부르는 쿠바 혁명을 이야기할 때 항상 이야기되는 인물 영원한 혁명가였다. 유행처럼 번지던 체의 유령이 사라지고나서야 그의 자서전이란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책을 읽었다.
체 게바라 (이하 체씨 아저씨)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단다. 아르헨티나라고 축구 잘하는 나라가 아니었던가? 방 한 쪽 벽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를 찾아봤다. 의도적으로 가려둔 아메리카 대륙 아래 라틴 아메리카에 속한 나라여서 가려둔 것을 잠시 치웠다. 멕시코 쿠바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까지 체씨 아저씨 책 전반부를 차지하고 있는 젊은 체씨 아저씨의 기록에서 등장한 나라들이 모여있다. 라틴아메리카 연합을 꿈꾸던 체씨 아저씨의 대륙이었다.
26살에 과테말라에서 무장봉기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28세에 카스트로와 쿠바 독립을 위한 무장 봉기에 참가해서 쿠바 혁명을 성공시켰다. 그는 그 곳에 머물렀다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혁명군의 총 사령관이라는 직책으로 쿠바 역사의 한 줄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체씨 아저씨는 다시 총을 들었다. 볼리비아로 볼리비아의 혁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볼리비아 밀림 속에서 서른 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침으므로서 살아낸 시간 보다 오랜 시간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자서전을 읽어보면 , 사실 이 책은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무엇인가 미흡하다. 연대기적 서술도 아니고 편지와 여행기 일기 등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들에서 그 때의 상황을 유추해 낼 수 는 없지만 다른 것들을 알 수는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 이 글을 읽으면서 체씨 아저씨의 시선은 과장되거나 감정적이지 않다는 것에 놀란다. 지극히 사실적인 문장을 구사한다. 사실을 기반으로 그 때의 모습이나 심리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실패한 시인이라고 말하는 체씨 아저씨의 문학적 글쓰기의 성과를 찾아볼 수 있다. 체씨 아저씨는 스스로 사회주의 리얼리스트가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언저리에 있다. 이제 한 발만 더 밟으면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기수가 될 것 같다.
음 이 책의 축복은 문학가 체씨 아저씨를 만나는 것 외에도 체씨 아저씨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사실 남자가 봐도 엄청난 미남자다. 이렇게 말해볼까? 어린 소년 체는 꽃미남이자 미소년이었고 장년의 체씨 아저씨는 카리스마 가득한 멋진 아저씨다.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정말 멋진 장형 (장동건) 다음으로 멋진 사람이다. 마치 사랑고백 같다. 나는 체를 보면서 갑자기 체코 프라하를 사랑하고 프라하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던 카프카가 생각났다. 카프카도 정말 꽃미남이다. 그러고 보니 카프카와 체씨 아저씨는 절명했구나 미남자 박명이구나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겪는가에 따라 변하는 모양이다. 의대를 마치고 의사의 길을 가려던 청년 체씨는 여행을 하면서 현실을 보고 스스로를 각성시키고 스스로 투사가 되었다. 나는 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친구를 생각했다. 내 친구는 학생 운동을 하는 친구였다. 그렇다고 겉멋만 들어서 투사입네 뭐내하던 친구가 아니었다. 나는 학생운동가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내 친구의 운동은 참 좋았다. 구호만이 가득한 운동이 아닌 생활에 베인 운동가였다. 낮은 목소리였으나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나의 친구가 나는 지금 그립다. 나에게 사실 체씨 아저씨는 체씨 아저씨가 아니라 내 친구 섭군이다. 이렇게 체씨 아저씨는 내 곁에 있다. |
|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난 후 그의 인간미에 흠뻑 빠져 버렸다. 멋진 사람, 완벽에 가깝고자 노력했던 사람. 그런 사람 체 게바라의 내면은 어떠하였을까... 평전에도 그런면이 많이 드러났지만 제 3자의 시각이 짙었던게 사실이였다. 그래서 평전과 자서전은 한 인물을 이해하는데 실과 바늘처럼 늘 따라다니는 것 같다. 평전을 읽었으니 자서전을 읽어 보아야할터. 평전을 대했을때의 무지함보다는 설레임으로 책을 열었다. 그의 인생을 바꾼 남아메리카 여행의 일기부터 혁명의 순간까지 그가 남긴 기록이 들어있는 책이였다. 제 3자의 의견은 거의 없고 오로지 체 게바라의 말과 세계가 펼쳐지기에 그에 대해서 완전 무지하다면 조금은 벅찰수도 있다. 그러나 무지하더라도 그냥 인간 체 게바라에 따라가다 보면 그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순서는 체 게바라의 삶의 변화를 중점으로 실렸지만 역사적 사건이나 그의 일대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없는게 사실이다. 체 게바라가 자서전을 목적으로 쓴 글이라기 보단 흘러가는 삶처럼 써 내려간 글이기에 체 게바라의 모든 것을 알고자가 아닌 그의 내면을 여행한다고 생각하며 될 것 같다. 그런 그의 내면의 여행은 환희와 즐거움만이 아닌 끊임없이 노력하며 열정에 휩싸인 그를 보게 되며 어려운 길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3살때의 그의 삶을 바꾼 여행은 호기심과 모험이 그득한 내면이였다. 그가 혁명에 가담하고 성공시키면서 그의 내면은 광활해진다. 아메리카가 그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가 쿠바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거기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볼리비아로 떠나 혁명을 하다 숨을 거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그의 신념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그런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흔적은 그의 글 구석 구석에서 엿볼 수 있었다. 불나방이 불빛 속으로 뛰어 드는 것처럼 그에게 쉼은 없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해버린 내가 이상할 정도다. 그의 삶은 죽음으로 정지해 버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활활 불타오르는 느낌. 그의 기록의 시작과 끝은 있지만 그의 삶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소하게 마주한 그의 글과 사진은 이런 생각에 확신을 더해 주고 있었다. 그는 여지껏 살아있는 사람 같고 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이 내 마음에도 뚜렷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뚜렷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며 열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 또한 여러 분야의 광범위한 관심과 지식을 어떻게 품을 수 있었을까. 그는 너무나 바쁜, 삶의 최정점을 늘 걷고 있었는데... 지칠줄 모르는 독서광이라는 별명에서처럼 그는 삶에서 지치는 법이 없었다. 그런 힘의 원동력이 그의 내면에 늘 품고 있었다. 그가 여행하며 품었던 감성, 거대한 자연을 늘 기억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위대함을 전해주고 했다. 그건 혁명이였다. 그에게 혁명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 그는 늘 혁명을 갈구했고 그 안에서의 존재 여부를 가졌었다. 그의 글 한구절, 그의 사진 한장만 보아도 그의 열의가 묻어나는데 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뿌려놓은 많은 것들은 지금껏 숨쉬고 있다. 정치적인 면만이 아니더라도 사람 체 게바라는 그런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사람이였다. 그런 매력과 열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늘 자신을 최고의 절정에 던지며 살았다. 너무나 강렬했기에 그 열의는 지금도 식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덩어리의 불을 던져 주는 것이리라. 그런 체 게바라의 흔적에서 자신의 존재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의 죽음의 안타까움이 아닌 나의 삶에 그가 자연스레 들어올 것이므로.... |